기사 공유하기

아마존이 지난 1월 일반인에게 최초 공개한 ‘아마존 고’는 미래의 편의점이나 소매점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footnote]recode, “Amazon Go, a high-tech version of a 7-Eleven, will finally open on Monday – with no checkout lines and no cashiers,” Jan 21, 2018[/footnote] 원래 아마존이 계획한 것보다는 1년 정도 늦어졌지만, 내부에 설치된 각종 기기와 센서, 인공 지능 기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편리성은 우리에게 미래의 리테일(소매, 유통) 상점의 모습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아마존고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아마존 고의 모습 (출처: 아마존)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 퍼스트’ 전략을 통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인공 지능 기술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테일 업계와 이커머스 분야 역시 새로운 인공 지능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쇼핑하는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관심 있게 보게 만들 것인지, 어떤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만들기도 하고, 예측 기반 재고 관리, 제조와 공급 체인을 최적화하기, 직원 관리나 판촉 영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응용은 실제 상점에서 사용하기도 하고 디지털 영역에서 사용하거나 둘을 통합하는 서비스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많은 벤처 캐피털 역시 리테일 분야의 인공 지능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17년 이루어진 투자를 살펴보면 상점 내부에서 시각 지능을 이용한 모니터링 분야 기업인 트랙스 이미지 레코그니션은 인베스텍으로부터 1,950만 달러 (시리즈 D)를 투자 받았고, 위치 기반 마케팅 스타트업인 데이터베리스는 인덱스 벤처와 모자인 벤처스로부터 1,600만 달러를 시리즈 A 투자로 받았다.[footnote]CB Insights, “Beyond Chatbot: 40+ Commerce Startups Using AI To Style Shoppers, Adjust Pricing, Track Behavor, And More,” Jun 16, 2017[/footnote] 자연어 검색 스타트업 트위글은 한국 벤처 파트너스와 미즈마 벤처스로부터 1,500만 달러 시리즈 B 투자를 받기도 했다.

투자 정보 분석 전문 기업인 CB 인사이츠는 핵심 포커스가 리테일과 이커머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마켓 맵을 작성해서 제시하고 있다.

커머스 시장에서의 인공 지능 적용 기업
커머스 시장에서의 인공 지능 적용 기업 (출처: CB인사이츠)

리테일 주요 영역별 적용 사례들

1. 스마트 상점

아마존 고가 대표하는 스마트 상점은 전 세계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점점 더 확산될 전망이다. 아마존 역시 2018년에만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에 6개 이상을 열 계획이다.[footnote]recode, “Amazon plans to open as many as six more cashierless Amazon Go store this year,” Feb 22, 2018[/footnote]

월마트는 최근 제출한 특허 신청에서 ‘스마트 카트’ ‘드론 조수’ 등의 개념을 선보였다.[footnote]Gizmodo,”Walmart Considering Smart Carts, Drone Assistants,” Mar 22, 2018[/footnote]

흥미로운 것은 스마트 상점에 사용되는 기술은 이미 자율주행차나 드론 기술, 컴퓨터 비전,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 활용되는 기술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리테일 영역에 활용하는 것이다. QR코드 인식, 컴퓨터 비전과 머신 러닝, 센서 기술들이 리테일 환경에서 통합되어 활용되는 것이다.

중국 역시 무인 판매점이나 스마트 벤딩 머신을 이용한 새로운 스마트 상점 기술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빙고박스, 타오 카페, F5 퓨처 스토어, 샤오마이, JD 다오지아, 비안리펭(Bianlifeng) 등 여러 기업이 시범 운영 또는 새로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footnote]technode, “Top 10 Chinese unmanned stores in 2017,” Dec 27, 2017[/footnote] 비안리펭은 계산원 없는 상점 콘비니언스+를 8개 도시에서 테스트 중이며, 3개 도시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경쟁자 중 하나인 링와의 대주주가 되어 스마트 벤딩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무인 편의점인 빙고박스(BingoBox). 점원 한 명 없이 QR코드로 문을 열고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중국 무인 편의점인 빙고박스(BingoBox). 점원 한 명 없이 QR코드로 문을 열고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리테일넥스트는 상점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을 분석해 운영, 고객 움직임 측정, 매장 내 마케팅, 분실 방지 등의 종합 솔루션을 데이터 분석과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해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상점은 점점 더 스마트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고도의 기술 통합 공간이 되고 있다.

2. 개인화, 실시간 제품 추천, 가격 제공

뷰티 리테일러인 세포라(Sephora)는 고객이 사진을 올리면 화장 결과에 따라 특정한 제품을 찾아주는 기능을 선보였다.[footnote]Next Reality, “Sephora’s ModiFace-Powered AR App Gives Users Even More Makeup Combinations & Hands-on Tutorials,” Mar 15, 2017[/footnote]

이 플랫폼은 모디페이스(ModiFace)의 얼굴 분석과 비쥬얼라이제이션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고객이 제품을 이용했을 때 결과를 보여주면서 온라인 구매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버추얼 아티스트라는 앱은 사용자가 원하는 립스틱이나 아이섀도우를 사용한 결과를 증강 현실 기술을 활용해 보여주는 것이다.

머신 러닝 기술은 온라인 고객에게 개인화된 제품 추천을 제공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리플렉션(Reflektion)은 실시간으로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개인화된 웹사이트를 제공하도록 한다. 2012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인텔이나 나이키 등에서 2,700만 달러를 투자 받았으며, 디즈니, 컨버스, 고디바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footnote]nanalyze, “7 Examples of AI in Retail and e-Commerce,” Aug 25, 2017[/footnote]

리플렉션 http://reflektion.com/
리플렉션

매일 수백만 명을 모델링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개별 고객의 의도에 대응함으로써 대화와 매출을 20% 이상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캐나다 스타트업인 그래니파이(Granify)는 머신 러닝을 이용해 고객이 어떤 지점에서 마음에 저항을 갖고 구매를 포기하는지를 분석한다.

스크롤 속도, 제품이나 이미지 뷰잉, 마우스 움직임과 주저함 등을 매 초 수천 건 찾아내고, 이를 통해, 특정 고객이 구매 전환으로 가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결정해, 고객에게 구매를 유도하는 맞춤 메시지를 제시한다. 그래니파이는 자신의 기술을 활용하면, 90일 안에 3~5%의 고객과 매출 증가를 약속하고 있다.

https://www.granify.com/
그래니파이

3. 자연어 검색과 이미지 검색

일반적인 자연어 검색은 이미 검색 서비스에서 점점 사용성이 뛰어나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상거래 사이트에서는 사이트에 따라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가 다르고 대화형 챗봇의 경우 표현 방식이 달라야 한다. 애드스트럭처(AddStructure)는 화이트 레이블 자연어 플랫폼을 통해 인공 지능 기반 대화형 커머스를 구축하도록 도와준다.

리뷰 요약, 검색 엔진으로부터 들어온 질의에 가장 최적화된 랜딩 페이지로 유도하는 기능, 사용자 생성 콘텐트를 보다 구조화된 콘텐트로 만드는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애드스트럭처는 여기에 대화형 커머스를 위한 보이스 쇼핑 플랫폼을 추가했다.[footnote]Chicago Tribune, “AddStructure raises $1.4 million to bring voice search to more retailers,” Mar 1, 2017[/footnote]

이미지 검색은 오래 전부터 이커머스 분야에서 활용한 기술이다. 그록스타일(GrokStyle)은 어느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라도 이를 확인하고 어디서 비슷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넬 대학과 구글 출신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이 회사는 CB 인사이츠가 선정하는 ‘인공 지능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글록스타일 https://www.grokstyle.com/
글록스타일

4. 상점 내 로봇 활용 

상점에서 로봇은 고객 응대, 재고 관리, 보안 등을 위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중이다.[footnote]techemergence, “Robots in Retail – Examples of Real Industry Applications,” Oct 31, 2017[footnote]

가장 널리 알려진 소프트뱅크의 페퍼는 일본에서 140개의 소프트뱅크 모바일 스토어에서 활용되고 1,000개의 네스카페에 투입된 것 외에도 미국에서 여러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있는 b88ta 스토어에서는 고객 방문이 70% 증가했고, 산타 모니카에서는 네오-펜 판매가 50% 증가했다.[footnote]Techemergence, “Artificial Intelligence in Retail – 10 Present and Future Use Cases,” Feb 1, 2018[/footnote]

로우스의 로우봇(LoweBot)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내는 것을 도와주는 움직이는 키오스크 역할을 한다. 심비 로보틱스의 탤리(Tally)는 매장에 있는 재고 수준, 가격 오류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역할을 한다. 2016년에 샌프란시스코의 타깃 매장에서 테스트를 했다. 매장을 돌아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선반에서 물건을 꺼내주는 역할을 하는 로봇도 있는데, 베스트 바이의 클로이는 전자 제품이나 비디오 게임 등을 꺼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산업용 로봇을 응용한 사례이다.

심비 로보틱스의 탤리 로봇 (출처: 심비 로보틱스) 
심비 로보틱스의 탤리 로봇 (출처: 심비 로보틱스)

새롭게 등장하는 인공 지능 로봇 활용 서비스는 배달 로봇이다. 도미노가 2016년에 발표한 도미노 DRU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 스타트업인 스타십 테크놀로지가 만든 배달 로봇은 전 세계 100 여개 도시에서 활용 중에 있다.

이와 같이 리테일 상점에서 로봇의 사용은 고객 관심 증대, 창고 공간 개선, 정확한 재고 관리, 고객 안내, 제품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5. 새로운 쇼핑 경험 제공

랄프 로렌은 오크 랩스의 인터랙티브 거울을 도입해 매장 내에서 쇼핑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오크 랩스의 오크 미러는 인터랙티브 거울로 터치가 가능하며 의류 매장에서 착의를 한 것과 같은 느낌을 제공하거나 제품 추천, 디지털 보조 직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테스코는 가상 스크린을 통해 고객이 옷을 착용했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상 머천다이징으로 리테일러가 제품 구성을 다양하게 했을 때 구매 용이성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나 메르세디스 벤츠와 같은 자동차 매장 역시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차량 옵션을 선택하고 구성해 볼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스크린, 가상·증강 현실을 통한 매장의 스마트 화는 위치 기반으로 추천이나 할인을 제공하기도 하며, 입어보기 기능뿐만 아니라 제품의 리스팅이나 쿠폰의 제공 역시 매장 내에서 또는 근처에서 제공할 수 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새로운 쇼핑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면서도 방문 횟수나 구매 전환을 증가시킬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시사점

인공지능 기술이 실 생활에 도입되는 것은 아마존 에코와 같은 스마트 스피커뿐만 아니라 점점 더 많은 공간에서 기술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직접 고객과 상대하는 리테일러는 다양한 인공 지능 기술을 통해 상점을 스마트하게 만들거나, 관리의 최적화, 구매 전환율 증가, 고객 응대와 쇼핑 경험을 크게 발전시키고 있다.

이를 통한 매출 확대, 매장 방문 고객 증대, 이익 증가 등을 이루어내는 사례가 나올수록 작은 리테일러가 아마존과 같은 대형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런 솔루션이나 서비스가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 대비 이익에 대해 민감할 수 있으며, 이런 기술 솔루션 역시 대형 IT 기업이 클라우드를 통한 턴키 솔루션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금은 단지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신사나 보안 서비스 기업이 이런 분야에서 누구보다 접근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업이 인공 지능 기술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또 다른 영역에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다.

[divide style=”2″]

키사 KISA 리포트

관련 글

첫 댓글

댓글이 닫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