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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인구 증가에 대한 중국 육아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지도부[footnote]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 “인구 구조조정의 마지막 기회다. ‘전면 두 자녀 정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15년 10월 29일, 참조: 한국일보)[/footnote]는 ’80년 도입했던 1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15년 35년 만에 역사적인 두 자녀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중국 국가 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신생아 숫자는 1,867만 명으로 2015년에 비해 11% 증가했죠. 특히 올해(’17년)는 두 자녀 정책의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따라 육아 산업 역시 빠르게 발전할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중국 신생아 흔콰이

육아 1인 미디어의 기회와 도전 

‘육아’라는 카테고리의 수혜를 입은 영역 중 하나가 콘텐츠 산업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중국의 유료 콘텐츠 산업은 ‘수익 극대화’의 호황기를 맞이했죠.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뉴미디어 콘텐츠에 돈을 내지 않겠단 사람이 69.7%에 달했으나 2015년에는 50.6%로 줄었습니다. 약 49.4%의 이용자가 텍스트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의사를 보였죠. 2016년에는 더욱 숫자가 늘었습니다. 텐센트(Tencent: 중화인민공화국의 인터넷 서비스 및 게임 서비스 전문 기업) 산하 연구소인 치어즈쿠의 자료에 따르면 55.3%에 해당하는 중국인이 지식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육아 및 아동 교육 관련 1인 미디어(이하 육아 1인 미디어)들은 급성장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중국 부모 세대의 주역이 80허우(80년 이후 출생자, 이들을 특히 ‘바링하우'(八零后)라고 부름. ), 90허우(90년 이후 출생자)로 젊어지면서 전통 미디어 대신 웨이신, 웨이보, 즈후, 더따오, 찐르터우탸오와 같은 뉴미디어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부모세대들은 아동 교육에 대해 물질적, 시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기에 육아 1인 미디어들은 수익화의 측면에서 큰 이득을 보게 됩니다.

이제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의 막을 올렸다.
이제 중국은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의 막을 올렸습니다.

무엇보다 육아 콘텐츠의 시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18년까지 육아 산업은 3조 위안(약 498조 원)을 넘고, 육아 교육 시장은 2020년까지 1,000억 위안(약 16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즉, 교육(콘텐츠) 영역의 비중이 1%에도 못 미친다는 것인데요.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겠죠.

중국 육아 1인 미디어의 특징은 다음 세 가지 요소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이용자 경험 중시
  2. 유료화의 생활화
  3. 콘텐츠 기반 육아 이커머스로 연결 

카이수지앙구슬: 유료 콘텐츠 → 스마트 인형 → 이커머스

육아 전문 1인 미디어 플랫폼 ‘카이수지앙구슬’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잘 공략했습니다.

카이수지앙구슬은 위챗, 웨이보와 같은 소셜미디어와 자체 앱에서 아이와 학부모를 위한 육아 조기 교육 관련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2,033개의 콘텐츠를 만들었고, 총 15억 뷰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무기는 600만 아이와 학부모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충성 사용자입니다.

‘카이수지앙구슬(凯叔讲故事; 번역하면, 카이 아저씨가 해주는 이야기)’을 창업한 중국 대표격 육아 1인 미디어 왕카이.
‘카이수지앙구슬(凯叔讲故事; 번역하면, 카이 아저씨가 해주는 이야기)’을 창업한 중국 대표격 육아 1인 미디어 왕카이.

카이수지앙구슬은 부모와 아이 이용자를 동시에 공략하며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육아 교육의 대상은 아이이지만, 아이들이 돈을 내지는 않습니다. 아이에게 단순히 재미만 줘서는 부모의 돈지갑을 열 수 없고, 반대로 부모의 학습 욕구만 채우면 콘텐츠 소비자인 아이들에게 외면받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아이, 모두의 수요와 재미를 채워줘야만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카이수지앙구슬은 이 지점을 잘 간파했습니다. ‘잠자기 전에 들려주는 시’라는 콘텐츠가 대표적인데, 같은 시구를 일곱 번에서 열다섯 번 들려주면서 점차 소리를 줄이며 아이의 취침을 돕습니다. 부모 대상 자녀 교육 프로그램인 ‘마마웨이커’도 진행합니다. 이 밖에 아이들의 고치기 어려운 미루기 습관 같은 것을 고치는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한 콘텐츠와 관리 서비스도 있습니다.

카이수지앙구슬 캐리커처
카이수지앙구슬 캐리커처

이뿐 아닙니다. 카이수지앙구슬은 단순히 콘텐츠 유료화에 사업모델을 한정 짓지 않습니다. 창업주인 왕카이에 따르면, 작년 카이수지앙구슬의 매출은 6,000만 위안(약 100억 원)에 달했으며, 그중 자체 IP인 ‘카이수’ 파생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운 이커머스 연계형 모델 비중이 가장 큽니다. 올해는 2억 위안(약 332억 원)의 매출을 예상합니다.

육아 교육 콘텐츠를 내장한 스마트 인형도 있다. ‘카이수서유기’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5개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캐릭터당 99위안(약 1만 7,000원)인 서유기 시리즈는 지난 5월 27일 7시에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해 약 20만 개가 팔렸습니다. 샤오츠셴, 샤오쓰셴이란 인형도 있는데, 상술했듯 시를 읽어주며 아이의 수면을 돕습니다. 이밖에 삼국연의를 주제로 하는 인형도 준비 중입니다.

왕카이가 엄선한 육아 제품 플랫폼. 카이수요우쉬엔

현재 카이수지앙구슬의 자체 콘텐츠는 모두 유료입니다(엄밀히 따지면 해외 우수 동화책을 소개하는 내용만은 무료). 최근에는 ‘카이수의 추천’이란 코너를 열어 동화책, 문구, 가구, 건강식품 등 가정 단위로 고객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니엔까오마마: 육아 콘텐츠 → 특가판매 이커머스

올해 1월 13일 니엔까오마마가 6,000만 위안(약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소식을 알렸습니다. 니엔까오마마의 이커머스판 까오마요쉬엔은 월 거래액 8,000만 위안(약 132억 원)을 달성했으며, 위챗 공공계정 팔로어 7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니엔까오마마 창업주 리단양
니엔까오마마 창업주 리단양

니엔까오마마를 만든 이는 리단양으로 저장대학 의학 석사를 졸업하고 의사 대신 KOL(Key Opinion Leader; 중국판 전문 파워블로거)를 선택한 인물입니다. 2014년 아이를 낳고 전업 주부가 됐으며, 의학 공부 대신 육아 방면의 지식을 배우고 공부하는 데 전념해 빠른 시간 내 육아 분야의 KOL이 됐습니다.

“의사의 일을 하는 것보다 글쓰는 게 더 재미있고, 엄마로서 체득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콘텐츠를 만든다.” (리단양)

2015년, 니엔까오마마는 아이의 수면, 간식, 교육, 질병 및 산모의 건강 등 특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콘텐츠 대부분은 스스로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던 내용입니다. 미국 소아과학회, 세계보건기구, 영국의 NHS 등의 해외 전문 이론을 중국 육아의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내용으로 차별화를 꾀했죠.

까오마요쉬엔
까오마요쉬엔

그해 5월에 육아 이커머스 서비스인 ‘까오마요쉬엔’을 오픈하고, 니엔까오마마의 기준으로 엄선한 동화, 완구, 아가용품, 가구 등의 제품을 선착순 특가 판매합니다. 0~3세 아이들 대상으로 해외 인기 제품들을 엄선했고, 3~6세 대상 교육 콘텐츠에 특화돼 있다. 물류 창고를 보유하지 않은 3자 이커머스 플랫폼 모델로 웨이핀후이(VIP닷컴)와 유사한 구조입니다.

전문성과 재미 갖춘 컨텐츠 필수 

요즘 중국에서 육아 시장이 뜬다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면서 이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의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입니다. 상술한 두 플랫폼에서 엿볼 수 있듯이 중국 육아 시장은 ‘신뢰’와 ‘제품’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를 모두 만족시킬만한 전문성+ 재미를 갖춘 콘텐츠는 기본입니다. 콘텐츠 제작자의 전문성 역시 주 소비자인 부모 세대의 돈지갑을 열기 위해 필수적이죠.

일단, 콘텐츠가 신뢰를 얻으면, 곧바로 제품 판매로 연결된다는 것이 중국 유료 콘텐츠 시장의 공식처럼 됐는데, 육아 영역은 그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게 특징입니다. 결국, 전문화된,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접근하면서 양질의 제품을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중국 육아 시장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 기본이자 핵심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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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아시아 왕핑핑 에디터의 취재를 바탕으로 합니다. 왕핑핑의 기사를 번역하고, 거기에 제 관점을 가미해 다시 구성했습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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