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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뜨거워지는 인공지능 투자와 인수합병

미국의 벤처캐피털 데이터베이스 기업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12년 2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이 회사가 확인한 인공지능 관련 투자 딜은 총 2,424건에 투자 금액은 176억 달러에 달한다. 투자 건수와 금액의 추세를 히트맵으로 구성한 자료를 보면 최근 가장 뜨거운 분야는 핀테크와 보험, 헬스케어, 커머스, 판매와 고객관리, 사이버 보안 영역이다.

분기별 인공지능 M&A 현황 (출처: CB인사이트)

분기별 인공지능 M&A 현황 (출처: CB인사이트)

그러나 인공지능을 모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제품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 범위나 금액의 확대는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대형 IT 기업뿐만 아니라 포드, GE 같은 자동차, 복합 기업이나 미국 외 기업 역시 매우 빠른 속도로 스타트업을 인수 합병하고 있다.

2012년 이후 200개 이상의 기업이 인수되었으며, 2017년 1분기에만 30개가 넘는 인수가 이루어졌다. 이 기간에 가장 규모가 큰 투자는 포드가 ‘아르고 AI’에 한 1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다. 구글과 우버의 전직 리더들이 설립한 기업인 아르고 AI에 포드는 향후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발표를 했다. 포드는 아르고 AI와 협력으로 2021년까지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 포드

사진 출처: 포드

기존 대형 IT 기업과 전통 산업 기업이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인재의 확보다.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에서 알 수 있듯이, 전혀 무엇을 할 수 있는 기업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회사의 핵심 인재를 보고 과감한 인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딥러닝 기반의 자연어 이해 전문 스타트업인 말루바(Maluuba)를 인수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회사의 고문이 유명한 몬트리올대학의 요수아 벤지오 교수였고, 이를 활용해 벤지오 교수를 자사의 고문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도 회사의 핵심이나 사업 내용이 잘 눈에 안 띄는 기업 중에는 비카리우스(Vicarious), 킨드레드(Kindred), 누멘타(Numenta) 같은 기업들이 있으며, 비카리우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이름 있는 리더는 거의 모두 투자를 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두 번째 이유로는 각 사가 가진 기존 사업영역이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이다. 세일즈포스가 메타마인드(MetaMind)를 인수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아인슈타인 비전이라는 인공지능 서비스 레이어를 구축한 것이나 IBM이 트루벤 헬스 애널리틱스(Truven Health Analytics)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최근 각 기업은 기본 전략을 어느 정도 구체화한 다음, 비어 있는 부분이나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한 인수 합병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순다 피차이가 얘기한 대로 인공지능이 모든 것이고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인수합병

꾸준히 인공지능 기업을 인수해 온 애플은 5월 17일에 래티스 데이터(Lattice Data)라는 기업을 2억 달러 수준으로 인수했다. 래티스는 구조화되어 있지 않거나 디지털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된,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되어 있는 ‘다크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로 전환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회사이다. 이런 기능은 애플의 시리가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구글은 지금까지 11개의 인공지능 기업을 인수했는데, 가장 최근의 사례는 예측 분석 회사인 캐글(Kaggle)의 인수이다. 캐글은 동시에 60만 명의 데이터 과학자가 참여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기도 하기 때문에 구글의 연구 역량을 확산하고 다른 전문가 그룹과 협업을 꾀하기에는 매우 훌륭한 플랫폼이다.

음악 서비스로 유명한 스포티파이(Spotify)는 프랑스의 인공지능 기업인 닐랜드(Niland)를 인수하면서, 이를 통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오디오 분석의 전문성과 지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은 음악 추천뿐만 아니라 음악 생성 자체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으므로, 음악에 대한 인공지능 기술 확보는 장기적 측면에서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인텔은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을 위한 하드웨어와 시스템 솔루션을 위해 2016년에 잇시즈(Itseez), 네르바나시스템(Nervana Systems), 모비디우스(Movidius)을 인수했는데, 이를 통해 인공지능 스위트를 완성하고자 한다. 엔비디아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017년 3월에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는 일거에 인텔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인텔과 모빌아이

아마존은 웹 서비스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 있던 스타트업 하베스트.AI(Harvest.ai)조용히 인수했다. 2,000만 달러의 적은 금액이지만 두 명의 공동 창업자가 국가보안국 출신이라는 점과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용자 행동을 분석하는 기술 기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로 알려진 시스코 역시 인공지능 영역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1일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마인드멜드(MindMeld)1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11년 설립된 마인드멜드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도와주는 기업이다. 이는 작년에 삼성전자가 비브랩스(VIV Labs)를 2억 1,500만 달러에 인수해 빅스비(Bixby)를 구현한 것과 유사한 움직임으로 이해된다. 시스코는 마인드멜드의 기술을 콜라보레이션 스위트에 연계해서 시스코 스파크로 시작하는 협업 제품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시스코는 하드웨어 중심 회사로 알려졌지만, 최근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인수를 추진 중이었다. 2017년 초에는 애플리케이션 성과를 모니터링 하는 기술을 가진 앱다이나믹스(AppDynamics)를 37억 달러에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인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인수합병을 넘어 이제는 증명된 기술을 가진 회사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품력 강화를 추진하는 규모 있는 인수합병은 올해 계속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사이버보안 등 핫한 영역을 넘어 법률, 여행, 부동산,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가 앞으로 크게 부각될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의미 있는 특허를 받은 기업이 조사 기업 중 11%에 불과하다는 조사를 보면, 더욱 검증된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대기업의 구애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이런 해외 기업의 인수 합병에 우리나라의 대기업이나 대형 IT 기업이 아직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점점 인공지능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제 글로벌 대형 IT 기업을 통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이나 제품화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더 늦기 전에 더욱 적극적인 초기 기업 인수에 나서야 할 것이다.

KISA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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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한상기
초대필자, 테크 저널리스트,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현재 컴퓨터과학과 인문사회학을 결합한 소셜컴퓨팅 분야의 각종 이슈를 연구하고 있다.테크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사업전략 컨설팅, 정책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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