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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을 위한 최우선 과제 세 가지

슬로우뉴스는 경실련과 함께 [제19대 대선, 차기 정부에 바란다]를 선거운동기간(4.17~5.8) 동안 연재합니다.

경실련 조진만각 분야 전문가의 정책 제언을 두루 살펴보는 이번 기획은 독자와의 교감을 위해 어려운 전문 용어나 세부적인 논점은 될 수 있으면 배제하고, 큰 흐름에서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 독자의 올바른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편집자)

¶ 이 글의 필자는 조진만 교수(덕성여대 정외과,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 사진)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된 현 상황은 한국 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민들은 비선 실세에 의해 국정이 농단당했던 정황들이 속속들이 밝혀지면 분노했다. 그리고 그것이 촛불의 힘으로 발현됐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안양판교로 서울구치소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1141204.html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안양판교로 서울구치소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정치개혁 원하는 국민의 목마름 

19대 대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크다.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인식이 요즘처럼 큰 공감대를 얻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민들의 요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실망스럽다.

적폐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적페 세력이 누구냐에 대한 논란이 중심을 이룰 뿐 진정한 정치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당과 후보가 잘 안 보인다. 정치개혁에 대한 담론과 정책이 선거 과정의 중심에 서 있지 못하고 네거티브 공방들만이 난무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권은 촛불 민심으로 발현된 정치개혁에 대한 시민의 요구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책화할 필요가 있다. 촛불 정국에서 시민들에 의해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이다.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가슴에 품고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 정치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거나 별 관심 없던 시민들도 공화국의 위기에 반응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모습. (2016. 11. 19. 광화문, 사진 제공: 옥토)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의 모습. (2016. 11. 19. 광화문, 사진 제공: 옥토)

정치개혁 위한 최우선 과제 세 가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지금이 헌법에 규정돼 있는 민주공화국의 정신에 입각해 정치개혁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헌법에서 규정하고 민주공화국의 실현을 위해 어떠한 정치개혁을 도모해야 할 것인가? 시민이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기 위해서 고민해야 할 정치개혁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1. 투표 연령 인하 

첫째, 투표 연령을 인하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권은 시민이 실질적으로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무기가 된다. 그래서 정치권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가급적 많은 시민에게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투표권을 갖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면 그 우려감을 없앨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에 투자를 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적 능력(IQ)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만 19세 투표연령을 고집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더 많은, 그리고 다양한 시민이 투표권을 가질 때 정치권은 민주공화국의 이상에 더 근접하게 반응할 것이다.

18 투표권 선거권

2. 선거제도 개혁 

둘째, 시민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현행 한국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시민들의 다수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또한, 거대정당들은 자신들이 득표한 표와 비교해 많은 의석을 가져간다.

민주공화국의 시민 개개인은 모두 주권자이자 권력자로서 동등한 권한을 갖는다. 그러므로 민주공화국의 이상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선거제도는 개선돼야 한다. 단 한 번의 선거로 1표라는 많은 후보가 당선되는 현행 대통령 선거제도보다는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또한, 가급적 시민들의 의사가 정확하게 정치적 결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도 좀 더 비례적인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0% 남짓 득표했지만,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이미지 제공: 참여연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0% 남짓 득표했지만,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이미지 제공: 참여연대)

3. 대통령 권력 제한 및 투명성 강화 

셋째, 대통령의 권력 자원을 제한하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정치의 문제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로 단순하게 규정하고 통치권력구조만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인식도 벗어나야 한다. 사실 대통령제가 무슨 죄가 있을까? 헌법에서 규정해놓은 대통령제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정치인들이 문제인 것이지.

대통령이 제왕적이라고 하지만, 정책과 관련한 부분은 삼권 분립,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면 실제로 한국의 대통령이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다. 문제는 청와대, 검찰, 국세청, 감사원, 국정원 등 정책과 무관하게 대통령이 제왕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권력자원을 제한하고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권자이자 권력자인 시민들이 자신의 눈으로 대통령의 통치를 관찰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시민과 대통령 간의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왕 체스

민주공화국의 정치는 시민들의 권리와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민주공화국의 시민에 걸 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주인인 시민을 섬기는 정치권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민주공화국에서 진정한 배신의 정치는 이것이고,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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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경실련
초대필자. 시민단체

시민의 뜻과 힘과 지혜를 합하여, 일한만큼 대접받고(경제정의), 약자가 보호받는 (사회정의)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기여합니다.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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