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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7에서 “5G”는 몇 년째 뜨거운 키워드로 한몫을 했다. 아직 기술적 표준조차 합의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나,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 장비 업체들은 저마다 5G 관련 인프라, 제품, 서비스전시를 통해, 다가 올 차세대 이동통신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내년도 평창 동계 올림픽을 대대적인 5G 실험 무대로 활용하려는 국내 업체 간의 경쟁이 관심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다소 침체해 있는 자사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 대해, 5G 관련 기지국 장비, 라우터 등 핵심 장비들을 내세움으로써, 다시 정상궤도로 올라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역동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전장사업의 일환으로 퀄컴사와 협력하여 5G 기반 커넥티드 카 기술을 선보였다.

한편 SK텔레콤, KT 등 통신 사업자의 경우 5G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체험을 제공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SK텔레콤의 “360 라이브 VR”, KT의 “옴니뷰”와 같은 실시간 VR 스트리밍, 커넥티드 카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어냈다. 이와 더불어 5G 표준 선점을 위해 해외 유관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부스를 설치 운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에릭슨, 도이치텔레콤과 함께 공동부스를 마련하여 글로벌 로밍이 가능한 5G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5G 출현 배경

모바일 네트워크의 진화 과정은 1세대부터 최근 4세대(LTE)까지 세대별로 저마다 전 세대와 차별화되는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방식 통신으로의 전환을 특징으로 하는 2세대, 본격적인 모바일 데이터 시대로 접어드는 3세대, 초고속 데이터 및 IP-기반 서비스로의 확산을 목표로 하는 4세대 등 세대별로 고유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가 존재한다.

서비스 및 성능에 기반의 통신세대별 진화 (내용 출처: GSMA 인텔리전스)
서비스 및 성능에 기반의 통신세대별 진화 (내용 출처: GSMA 인텔리전스)

현재 LTE 기반의 4세대 모바일 네트워크의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LTE가 사실상 4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 자리 잡기 전, 모바일 와이맥스[footnote]Mobile WiMAX; IEEE 802.16e[/footnote]가 또 다른 4세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와이브로(Wibro)라는 서비스로 한때 각 이동통신사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하였으나, 3GPP[footnote]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footnote] 계열의 LTE에 밀려 이제는 그 흔적만 미미하게 남아있을 뿐이다.

LTE의 실제 전송속도는 와이파이 성능에 버금가며 고화질 비디오 스트리밍 등 광대역 인터넷 환경에서 제공이 가능한 서비스 대부분을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세대별 모바일 네트워크는 앞의 표에 나타나 있듯, 바로 이전 세대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오고 있다. 따라서 5G의 특성에 대해서 논하기 위해서는 4G의 문제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하며, 이를 해결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IoT[footnote]Internet of Things[/footnote]를 위한 M2M[footnote]Machine to Machine[/footnote] 통신이 5G에서 다루어야 할 주요 토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0%에 가까운 커버리지와 가용성, 수없이 많은 연결된 기기들로 북적대는 초고밀도 네트워크 환경, 초소형 기기에 필수적인 저전력 소모 등 새로운 무선통신 요구사항들이 곧 4G의 약점이자 5G에서 충족 시켜야 할 주요 요소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반적인 세대별 차별화 포인트, 즉 전송속도 및 트래픽 용량에서도 5G가 4G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LTE 전송 속도 비교
LTE 전송 속도 비교

전송속도, 트래픽 용량, 전력소모, 커버리지 등 5G에서 추구하는 차별화 요구사항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2014년 대비 10,000배의 트래픽, 100배 많은 연결된 기기들, 10년 이상 연결상태를 지속할 수 있는 저전력 기술, 언제 어디서든지 보장되는 100Mbit/s 전송 속도 등 5G는 고용량 콘텐츠 이용을 가능케 하며, 수많은 IoT 기기들이 무리 없이 연결될 수 있는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를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5G 주요 요구 사항 (이미지 출처: 노키아 백서 2014)
5G 주요 요구 사항 (이미지 출처: 노키아 백서 2014)

모바일 네트워크의 종단에서 최종적으로 콘텐츠나 정보를 전달받는 개체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사람)이며, 이러한 이용자를 위해 현재의 4G 기술까지는 더 많은 콘텐츠가 더욱 빨리 전송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한편, 5G에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과제는 이용자가 관여되지 않는 기기들, 즉 종단 간(end-to-end) 통신에 있다고 본다. 이를 흔히 MTC[footnote]machine-type communication[/footnote]라 부른다.

MTC는 매시브(Massive) MTC와 크리티컬(Critical) MTC로 구분되며 각각에 대한 요구사항도 다르다. 매시브 MTC는 센서와 같은 엄청나게 많은 초소형 기기들이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이 경우 저전력 통신이 매우 중요한 요구사항이다. 한편 교통제어, 공장 자동화 제어 등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는 경우 크리티컬 MTC가 필요하다. 끊어지지 않는 안정된 연결, 높은 가용성, 그리고 실시간에 가까운 전송이 요구된다.

매시브 MTC 와 크리티컬 MTC (이미지 출처: 에릭슨 백서 2016)
매시브 MTC 와 크리티컬 MTC (이미지 출처: 에릭슨 백서 2016)

5G라 하면 흔히 대용량 콘텐츠와 이를 전달하기 위한 초고속 전송속도를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나, IoT 기반이 되는 M2M 통신 혹은 MCT와 같은 많은 기기의 고밀도, 저전력, 신뢰도 및 가용성이 담보되는 인프라의 기반 기술이 핵심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를 기반으로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구현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5G 기반 서비스 트렌드

5G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은 전송속도 진화에 따른 서비스의 확장, 즉, 초고화질 비디오나 VR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서비스의 고도화를 넘어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융‧복합 서비스를 통해 5G의 진정 차별화된 가치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화웨이는 최근 백서를 통해 초고용량 통신(throughput), 초실시간 처리(delay), 초연결 통신(links)[footnote]초고용량, 초연결, 초실시간 처리, 이 세 가지 용어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5G 서비스”라는 2014년 당시 SK텔레콤 박진효 기술원장의 TTA 보고서에서 차용하였다.[/footnote] 세 가지 축을 기준으로 5G 기반 다양한 서비스들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음을 주장하였다.

5G 서비스 맵 (이미지 출처: 화웨이)
5G 서비스 맵 (이미지 출처: 화웨이)

초고용량 통신을 통해 이용자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몰입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라이브 실시간 스트리밍이 단순 고화질 동영상에서 VR까지 확대될 수 있다. 물론 완전한 VR 라이브 스트리밍을 위해서는 통신뿐만 아니라 실시간 촬영 및 화면 편집(stitching), 사용자 교감 방식(interaction)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다.

라이브 VR 스트리밍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결합하면 사진·동영상을 통한 간접 경험을 넘어, 더욱 적극적이며 실감 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는 단순 경험의 공유를 넘어, 쇼핑, 광고, 의료, 교육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생성해 낼 것이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인수를 통해 VR기기 및 콘텐츠 영역에 투자하는 것도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고도화될 것이다. 아무리 스마트폰 성능이 고도화되어도, 모든 기능, 특히 점점 더 고도화되는 인공지능 기능을 스마트폰에 모두 담을 수는 없다.

5G에서 추구하는 언제 어디서든지 최소 100MBit/s 속도로 안정적인 연결이 담보된다면, 고도의 실시간 계산 능력이 필요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들도 전혀 무리 없이 휴대용 기기를 통해 제공될 수 있다. 여기에 종단 간(end-to-end) 최대 1msec 지연 기준을 충족시키는 “초실시간 처리”를 추가하면, 매우 복잡한 형태의 인터페이스가 필요한 게임, 원격진료·수술, 보안, 위험감지 및 회피와 같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수 있다.

수많은 센서와 구동장치, 분석기기, 스마트 단말기 등 모든 기기가 연결된 초연결 통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다양한 예측들이 있으며 이들을 종합해 보면 2020년에는 대략 300억 개 정도의 연결된 기기들이 상호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IoT 기반 서비스의 근간이 된다.

연결

각 기기는 상호 필요 정보를 주고받으며 상당 부분 사람의 간섭이 없이 주어진 목적 달성을 위해 각자 기능을 수행한다. 일부 사람이 꼭 필요한 순간에만 사람이 직접 개입하며 기기를 조작하던 방식의 자동화에서, 이제는 사람이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과 “협업”을 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이런 방식의 기계와 사람의 협업은 산업 전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소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사항이 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footnote]digital transformation[/footnote]이란 것도 결국 사람과 기계 간 협업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산업의 디지털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상 언급한 서비스들은 속속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아마도 5G 영역 밖에서 이런 서비스들을 현실화할 기술들이 정해진 로드맵 없이 시나브로 개발되고 축적되고 있으며, 어느 순간에 5G 서비스가 본격 시작되었다고 선언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국내 추진 현황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제시한 2020년 상용화 목표로 5G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11월 개최된 ‘제3차 5G 전략 추진위원회’에서는 2020년 상용화 목표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5G 시범서비스 제공에 대해 논의를 하였으며, 2017년도 미래부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기가 코리아(Giga Korea)” 사업에 5G 실증 시범서비스가 주요 사업으로 포함되어 있다.

현재 글로벌 표준화 작업은 양대 표준 기관인 ITU와 3GPP에서 진행 중이며[footnote]일반적으로 통용되는 5G라는 명칭은 3GPP의 표준을 따른 것이며, ITU에서는 “IMT-2020″이라 부른다.[/footnote] 2020년 스펙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화 목표 일정과 우리나라 상용화 목표 시점 모두 2020년인 것이 논리적으로 모순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표준 제정에 깊이 관여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내 상용화 시점을 글로벌 표준 완료 시점과 동일하게 두는 것이 무리한 목표는 아니다. 국내 통신사업자 및 장비 업체들은 글로벌 표준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각자 로드맵에 따라 5G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KT는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사의 자격으로 5G 시범서비스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텔, 노키아 등 글로벌 벤더들과 함께 KT 5G-SIG[footnote]Special Interest Group[/footnote]를 만들어 5G 규격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규격이 완성되는 대로 평창 시범서비스에 적용, 향후 표준을 주도해 나아간다는 전략이다. 2017년 3월 평창에 KT 5G 테스트 망을 구축하고, 9월에는 평창올림픽 시범서비스를 위한 시범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서비스들은 다음과 같다.

  • 싱크뷰(sync view):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선수 시점의 영상 전송
  • 360°VR: 경기 영상을 다중 채널 라이브로 실시간 전송
  • 홀로그램 라이브: 다자간 홀로그램 기반 통신
  • 5G 세이프티: 드론을 활용한 안면 인식 및 이를 기반으로 한 보안 서비스
KT가 추진 중인 평창 시범 서비스
KT가 추진 중인 평창 시범 서비스

SK텔레콤은 사물 인터넷에 특화된 LoRa(Long Range) 망 상용화 구축을 필두로 자사 플랫폼 기반 생태계 구축을 5G 전략의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LoRa 망은 초연결, 저전력 통신을 지원하는 저대역폭 무선 통신망으로 각종 센서와 기기들이 상시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제공한다.

또한, 5G의 킬러서비스인 VR 및 AR 서비스 개발을 위해 벤처기업들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MWC 2017에도 스타트업 8개사와 동반 참가하여 생태계 구축을 통한 5G 기반 서비스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에릭슨과 함께 LTE-A 프로 시연을 통해 5G에서 요구하는 초고용량 전송속도를 달성, 유망 파트너들과 함께 추진하는 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며 5G 브랜드로 “퀀텀”을 내세워 데이터요금제, 사물인터넷망, 커넥티드카 등 5G 기반 인프라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중국의 글로벌 장비업체인 화웨이와 협력하여 초고용량 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기술을 2016년 11월 성공적으로 테스트하고, MWC 2017에서는 노키와와 공동 개발한 5G 핵심 장비를 공개하기도 하였다. 5G를 대비한 인프라 구축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네트워크

5G는 이전 세대와는 달리 각기 다양한 사용자 가치를 표방하는 여러 분야의 서비스를 통해 확산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세대의 모바일 네트워크가 휴대폰/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편의성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5G를 주도하는 통신 사업자들도 서비스-퍼스트 전략으로 인프라와 동시에 서비스 생태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5G 관련 실증 시범 사업도 단순 목표달성을 통한 전시용 성과가 아니라,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 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전략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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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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