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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가 가상현실의 원년이었다면 2017년 CES에서의 핵심 키워드는 ‘대중화’이다. 또한, 지난 몇년 사이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와중에 결국 둘이 융합된 혼합현실(mixed reality)로 귀결되려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본격적인 대중화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상현실 시장에서 초기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었던 것은 가상현실 헤드셋, 그러니까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드웨어였다. 하지만 이번 CES 2017 기간에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백엔드 기술이 다수 등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올해 가상현실 시장의 확산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이들 백엔드 기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데이드림·탱고… AR폰 시대의 예고

퀄컴은 이번 CES 2017 기간 중 스냅드래곤 835의 자세한 기술 정보와 성능을 공개했다. 스냅드래곤 820과 비교하면 CPU 성능 20%, GPU 성능 25%가 높아졌지만, 소비전력이 25% 줄었다. 이는 시스템온칩(SoC)[footnote]System on Chip;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집약하여 구현한 반도체[/footnote]이 바뀌면 성능을 향상되고 소비전력이 낮아지는 모바일 프로세서의 기본 공식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835
퀄컴 스냅드래곤 835

스냅드래곤 835는 성능 향상을 위해 코어를 기존 4개에서 8개로 늘렸다. 물론 스냅드래곤 810 당시에도 이미 코어 수는 8개였지만 스냅드래곤 820 개발 당시 자체 개발한 크라이요(Kryo)를 채택하면서 코어당 성능을 높이면서 코어 수를 4개로 줄이는 선택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크라이요 280 코어를 활용하면서도 코어 개수를 8개로 늘린 것이다. 물론 성능 부하 상황에 따라 전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빅리틀(big.LITTLE) 구조를 취했다. 고성능 2.45GHz와 저전력 1.9GHz로 코어를 4개씩 나눠 전환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구글의 가상현실 플랫폼인 데이드림(Daydream) 지원이 눈길을 끈다. 퀄컴은 그뿐 아니라 구글의 증강현실 플랫폼인 프로젝트 탱고(Project Tango)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스냅드래곤 600과 800 시리즈 모두 탱고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스냅드래곤 652와 653 외에 820, 821 같은 SoC가 탱고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행사 기간에는 스마트글라스 제조사인 오스터하우드디자인그룹(Osterhout Design Group)이 스냅드래곤 835를 내장한 혼합현실 헤드셋 R-8, R-9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 7.0을 기반으로 혼합현실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퀄컴이 프로세서 단위에서 모바일 시장을 주도하는 구글의 양대 플랫폼 격인 데이드림과 탱고 지원을 본격화한다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기가 쏟아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실제로 이번 행사 기간에 아수스(ASUS)가 발표한 젠폰AR(ZenFone AR)은 앞으로 쏟아질 AR 스마트폰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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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의 젠폰AR. 구글 탱고와 데이드림을 모두 지원하는 AR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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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폰AR은 구글 데이드림과 탱고를 모두 지원하는 세계 첫 스마트폰을 표방한다. 퀄컴 스냅드래곤 821을 얹었고 본체 후면에는 2,3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외에 모션 추적용 보조 카메라, 심도 측정용 카메라를 곁들였다.

이 제품은 탱고를 지원하는 만큼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통해 3D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현실 공간에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해보거나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을 할 수 있다. 전용 헤드셋과 결합해 데이드림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건 물론이다.

젠폰AR은 올해 2분기 중 출시된다. 물론 이 제품은 시작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 본게임 격인 2월 스페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17 기간에는 더 많은 AR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AR폰은 지난해까지 카드보드나 삼성전자 기어VR 등 가상현실에 충실했던 스마트폰에 증강현실의 장점을 이식시킴으로써 더욱 더 대중화에 집중한 의지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PC나 콘솔 등 다른 분야와 달리 태생적으로 모바일 친화적인 증강현실은 스마트폰과 궁합이 잘 맞는다.

가상현실이 드론과 하면

물론 PC 진영도 분주하다. 인텔은 CES 2017 기간 중 코드명 카비레이크(Kaby Lake),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4가지 라인업으로 나뉜다.

데스크톱용인 S, 고성능 노트북용인 H, 일반 노트북용 U, 2in1용인 Y 시리즈가 그것.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14nm+ 제조공정을 채택했다. 인텔은 지난해 틱톡(Tick-Tock) 전략을 선회한 바 있다.

틱톡 전략이란 제조공정을 미세화하는 틱(tick)과 새로운 아키텍처 디자인을 채택해 성능을 높이는 톡(tock)을 1년 주기로 반복해 신제품을 내놓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인텔은 이를 PAO, 다시 말해 기존 틱톡 뒤에 최적화를 더하는 미세화(process), 아키텍처(architecture), 최적화(optimization) 3단계로 전환하였다.

인텔 프로세서

물론 이런 전략 중 최적화 단계에서 나온 7세대 코어를 액면 자체로만 보면 기술적 변화는 별로 없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물론 주목해야 할 성능 향상 포인트는 역시 기존 공정과 아키텍처가 그대로인 CPU가 아닌 GPU에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코어7 S 시리즈의 경우 i7-7700K는 이전 세대보다 360도 4K, 그러니까 고화질 가상현실 재생 능력을 35% 높였다.

H 시리즈 역시 65% 향상을 강조한다. 이런 점을 보면 인텔이 노트북을 포함한 PC 시장에서도 가상현실 영상 재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 분야에 맞춰 튜닝, 최적화를 한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텔은 실제로 행사 기간 중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장 좌석에 모두 가상현실 헤드셋을 배치하고 360도 가상현실 데모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인텔 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는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대해 언급했다. 가상현실로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거나 스카이다이빙 시연을 하는 것은 물론 베트남 여행을 실사로 캡처한 프레임당 3GB에 달하는 고화질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인텔의 360도 가상현실 데모 시연 중
인텔의 360도 가상현실 데모 시연 중

한편 인텔이 최근 들어 주력하고 있는 것은 드론과의 결합을 이용한 ‘접근성 향상’이다. 인간이 직접 태양열 집열판까지 가서 패널을 검사해야 했던 태양열 발전소를 예로 들며 이를 드론으로 대체, 4K 360도 영상을 통해 원격 검사할 수 있는 등 ‘가상현실=엔터테인먼트’라는 기존 공식을 넘어 비즈니스에도 가상현실이 기여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인텔은 지난해 8월 공개한 바 있는 프로젝트 얼로이(Project Alloy)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제품은 PC 없이 혼합현실[footnote]인텔은 융합현실이라고 한다.[/footnote]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본체 앞쪽에는 원근감을 인식할 수 있는 리얼센스 카메라 2개를 갖췄고 외부 센서나 트래킹용 카메라 없이 ‘선 없는’ 혼합현실 환경을 즐길 수 있다. 프로젝트 얼로이는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제조사에 공급, 올해 4분기부터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인텔의 프로젝트 얼로이. 혼합현실을 지원하는 헤드셋이다.
인텔의 프로젝트 얼로이. 혼합현실을 지원하는 헤드셋이다.

윈도우 10 가상현실 헤드셋 ‘융단폭격 준비 중’

물론 현실화에 더 다가선 건 윈텔의 또 다른 한 축 마이크로소프트다.

이번 CES 2017 기간에는 레노버와 델, HP, 에이서 등 PC 진영이 일제히 윈도우 가상현실 헤드셋을 선보였다. 레노버가 선보인 윈도우 10 가상현실 헤드셋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이 제품은 400달러(약 48만 원) 이하를 상정하고 있다. 지난해 시중에 나온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의 가격대가 600∼800달러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PC용 가상현실 헤드셋 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이 올해는 최대 절반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저가격으로 내려가지만, 성능은 양안 중 한쪽 해상도가 1440 × 1440으로 기존 가상현실 헤드셋의 1200 × 1080보다 높다. 무게 역시 기존 모델이 460g 이상인 반면 레노버 모델의 경우에는 350g으로 가볍다. HTC 바이브가 외부 센서를 필요로 하는 반면 이 제품은 본체에 듀얼 카메라를 곁들여 주위 환경을 인식한다.

앞서 밝혔듯 레노버 외에도 델과 HP, 에이서가 구체적인 모델명이나 사양은 밝히지 않았지만, 일제히 윈도우 10 가상현실 헤드셋을 내놨다. 기본 사양은 모두 레노버의 제품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헤드셋. 300달러대에 쏟아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헤드셋. 300달러대에 쏟아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월 발표회 중 올해 윈도우 10 무상 업데이트를 해 자사의 혼합현실 플랫폼인 윈도우 홀로그래픽(Windows Holographic)을 윈도우 10에 표준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했던 레퍼런스 모델의 가격은 299달러.

윈텔 진영의 주요 PC 제조사는 올해 안에 윈도우 10 가상현실 헤드셋을 300달러 전후에 출시할 계획이다. 물론 이들 제품은 PC 가상현실 시장의 본 게임이 시작된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와이기그·HDMI 2.1… 가상현실을 대비하다

이번 CES 2017 기간에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가 타임싱크(Wi-Fi CERTIFIED TimeSync)라는 기술을 발표했다. 와이파이 전파 싱크로 신호를 설치해 와이파이 기기 여러 대가 있어도 타이밍을 밀리초 이하로 세밀하게 동기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타임싱크를 이용하면 영상이나 음성 동기화가 가능해 지연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이 기술을 발표하면서 올해가 와이기그(WiGig) 혁신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파이 인증 와이기그를 상용화하면 제조사 입장에서 성능 저하 없이 몰입형 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와이기그

와이기그, 사실상 동의어라고 할 수 있는 IEEE 802.11ad는 지난해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인증 프로그램 시행을 발표하였으며, 이미 올해부터 지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장이 예고되었다.

와이기그는 지난 2009년 만들어진 고속 무선 통신 규격이다. 와이기그는 기존 와이파이에 이용했던 2.4GHz나 5GHz 주파수 대역이 아니라 60GHz 밀리미터파 대역을 이용하며, 최대 7Gbps에 이르는 고속 통신을 기대할 수 있다. 60GHz 주파수 대역은 고속 통신을 할 수 있고 전송 데이터 역시 대용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장애물에 약하고 전파 감쇠가 쉽다는 게 단점이다. 이런 이유로 주로 10m 근거리 내 데이터 통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와이기그가 왜 몰입형 가상현실에 도움이 될 것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할 때 가장 거치적거리는 것 가운데 하나는 선이다. 몰입을 막는다. 와이기그는 이런 선을 없애 몰입도를 높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와이기그는 PC용 가상현실을 중심으로 가상현실 헤드셋은 물론 보급이나 활용도에 따라서는 HDMI나 블루투스 같은 주변기기와의 유무선 연결을 (적어도 PC에선) 대체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번 CES 2017 기간 중 HDMI 포럼 역시 HDMI 2.1 표준을 발표했다. HDMI 2.1은 8K 60Hz, 4K 120Hz를 지원할 뿐 아니라 동적 HDR과 새로운 오디오 포맷은 eARC, 재생 빈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게임 모드인 VRR 지원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이런 고해상도 지원이 가능해진 건 대역폭 향상 덕이다.

HDMI 대역폭

HDMI 2.1의 대역폭은 48Gbps로 기존 HDMI 2.0의 18Gbps와 견주면 2.6배에 이르는 대역폭 향상을 꾀했다. 8K나 4K 차세대 방송은 물론이고 4K 화질로 가상현실 콘텐츠 재생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지금보다 더 높은 가상현실 영상 출력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다. HDMI 2.1 규격을 채택한 제품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등장할 전망이다.

촉각피드백·시선추적에 시선이 쏠린다

이런 가상현실 확산 관련 기술 외에도 또 다른 문제점인 촉각 피드백 개선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세레보(Cerevo)가 선보인 타클림(Taclim)은 가상현실용 촉각 피드백 기기다. 이 제품은 촉각 센서를 얹은 신발과 장갑으로 이뤄져 있다. 양손에 장갑을 끼우고 신발을 신는다. 이렇게 하면 가상현실 공간에서 화면에 맞춰서 촉각을 느끼게 해준다. 심지어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캐릭터가 착용한 신발 종류에 따른 감각 같은 것도 재현해줄 수 있다.

타클림은 가상현실을 위한 촉각 피드백 제품이다.
타클림은 가상현실을 위한 촉각 피드백 제품이다.

흥미로운 점은 출력, 그러니까 화면에 나온 촉각을 피드백해주는 것 외에도 이 제품은 내부에 손발 움직임을 9축 센서로 측정하고 가상현실 공간에 반영하는 입력장치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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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도 CES 2017 기간 중 바이브 트래커(Vive Tracker)바이브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Vive Deluxe Audio Strap)을 발표했다.

바이브 트래커는 본체 크기가 10cm가량에 불과한 소형 기기다. 원하는 곳에 설치하면 룸스케일, 해당 공간 내에서 사용자 동작을 인식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장난감 총이나 야구 방망이, 글러브, 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로 통합된다. 컨트롤러 등에 아예 통합해서 추적이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함께 발표한 바이브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은 헤드폰을 통합한 헤드 스트랩이다. 물론 이전에 HTC 바이브에 썼던 이어폰 잭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착용감은 떨어진다. 이 제품은 머리에 헬멧처럼 장착한 상태에서 다이얼을 돌려 크기 등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기존 헤드셋보다 장착 용이성이나 편의성을 향상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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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세서리는 아니지만 포브(Fove)는 CES 2017 기간 중 시선 추적 기능을 갖춘 가상현실 헤드셋 “포브0″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앞서 소개한 촉각 피드백과 더불어 현재 가상현실에서 불편할 수 있는 조작 인터페이스를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제품은 컨트롤러 없이 아이트래킹(eye-tracking), 시선 추적 기능을 아예 내장했다. 눈으로 직접 바라보는 시선을 쫓기 때문에 복잡한 컨트롤러 버튼이나 조작을 기존보다 훨씬 간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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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는 제품 출시를 발표하는 동시에 코그니티브VR(cognitiveVR) 지원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이동 경로와 시선 등에 대한 히트맵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로 부동산을 돌아다닌다고 할 때 이 기술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다닌 위치나 경로 등을 특정할 수 있는 것이다.

포브 외에도 시선추적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은 여러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안구추적 기술을 보유한 아이인플루언스(Eyefluence)를 인수한 바 있다. 페이스북 산하 오큘러스VR 역시 지난해 12월 시선추적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인 아이트라이브(The Eye Tribe)를 인수했다.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시선추적 인터페이스의 확대를 예고한다.

가격 하락과 보급 확대… 다음은 콘텐츠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혼합현실은 지난 몇년 사이 꾸준히 시장성을 확보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어VR 헤드셋을 자사 스마트폰에 번들로 제공하면서 이미 수백만 명에게 제품을 배포하는 한편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원플러스(OnePlus) 역시 같은 방식으로 3만 대가 넘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제공한 상태다. 뉴욕타임스 같은 매체도 구글 카드보드(Cardboard)를 100만 개 이상 보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PC 시장에서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가 선행주자로 등장했지만 앞서 설명했듯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윈도우 10 가상현실 헤드셋이 등장하면서 값비싼 하이엔드 가상현실 헤드셋의 가격도 내려가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등을 즐길 수 있는 수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퀄컴이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확산에 5G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듯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포함한 혼합현실은 이동통신사에게도 매력적인 성장 요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360도 동영상만 따져 봐도 일반 영상보다 소비하는 통신량은 4∼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혼합현실 시장이 줄 데이터 통신 요금은 이 시장에 대한 성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접하게 되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곧 시장 확대와 대중화를 의미한다. 물론 대중화의 가장 큰 핵심은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가상현실

증강현실이 생활 밀착형,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다면 가상현실은 게임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를 축으로 삼을 수 있다. 이런 점에 보면 CES 2017 기간 중 엔비디아가 발표한 지포스 나우(GeForce Now)도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지포스 나우는 고사양 PC가 아니더라도 클라우드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다. 마치 최신 하드웨어를 시간당 대여해주는 개념인 것. 물론 가상현실을 지원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통신 발전에 따라선 현재 PC에서 가상현실 보급에 걸림돌이 되는 고사양 PC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장은 오는 2025년이면 800억 달러, 한화로 무려 95조 원대에 달하는 시장이 될 전망이다. 올해 CES 2017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기대의 장’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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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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