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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진담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현실입니다. 미국 내 갈등과 분노, 그리고 유권자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 등 트럼프 시대를 예고한 책은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 시대’를 예고한 12권의 책을 두 번에 걸쳐 나눠 소개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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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이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돌아보는 글 하나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에는 힐러리가 이기긴 했지만, 트럼프라는 와일드카드의 예상치 못한 돌풍은, 미국 사회에서 대변 받지 못하고 있는 갈등 축이 힐러리라는 취약한 후보를 만나 대대적인 균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에 지금의 승리에 절대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었지요.

트럼프의 충격적인 승리로 끝난 2016년 미국 대선
트럼프의 충격적인 승리로 끝난 2016년 미국 대선

하지만 제가 그 갈등과 분노의 크기를 너무 오판했던 것 같습니다. 저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모두 그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세계가 어떤 격랑을 만나 휩쓸리게 될까요?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상실한 데서 오는 그 무력함, 무엇을 믿어야 하고 이제 어디까지 상황이 나빠질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이 시대의 지배적 정서가 되는 것 같아서 우려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더더욱 이런 충격적 이변을 만들어낸 배경과 거시적 흐름에 대해서 더 잘 알아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왜 미국 사회는 저렇게 분열을 맞이하게 되었는가, 이 갈등의 기원은 어디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번 일은 초유의 사태는 맞으나 그렇다고 해서 불가사의한 일은 아닙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더 넓은 맥락에 위치시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적어도 다음에 이런 엄청난 파국을 피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2016년 대선의 충격적인 결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책 12권을 소개합니다.

러스트 벨트

도대체 왜 트럼프를 찍는 것인가

트럼프를 이해하는 데 가장 힘든 건 대체 저런 천박한 사람을 왜 공화당 후보로 밀어 올려주고 찍어주느냐는 것입니다. 루비오든 힐러리든 트럼프의 경쟁자들이 비호감인 건 알겠는데 적어도 저 정도는 아니니까 트럼프가 될 일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인식이었죠. 그러나 그것이 날이 갈수록 오판이었던 게 드러났습니다. 트럼프를 찍은 사람들은 오히려 트럼프의 그런 면에 열광했던 것입니다. 아래의 책들은 이런 의문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책 두 권입니다.

1.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사람들은 왜 이해할 수 없는 투표를 할까요. 왜 트럼프 같은 ‘추악한’ 후보를 사람들은 찍어준 것일까요. 아무리 봐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행위는 너무나 비이성적으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트럼프를 찍은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도덕적 가치에 충실했기에, 그리고 트럼프가 그 도덕적 직관을 충족시켜주었기에 찍은 면이 있습니다.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ㅣ 왕수민 옮김 ㅣ 웅진지식하우스 | 2014

반면 민주당은 다수 미국인의 도덕 감정을 만족하게 해 주지 못한 것이겠죠. 하이트는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의 도덕적 가치관이 다른 구성을 띤다고 합니다. 하이트는 도덕의 6가지 기본요소를 제시합니다.

  1. 권위
  2. 충성심
  3. 신성함
  4. 배려
  5. 공정성
  6. 자유

그리고 보수주의자는 위계와 권위,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신성함을 포함한 6가지 모두를 추구하지만, 자유주의자는 앞의 세 가지, 권위와 충성심 그리고 신성함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결정적 차이이며 이것이 선거의 승패에 영향을 끼치는 바가 크다고 합니다. 트럼프에 투표한 그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민주당은 대체 무엇을 잘못했길래 진 것인지 이해가 안 가신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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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치관의 탄생 (이언 모리스) 

그렇다면 도덕 감정의 개별 구성요소들 어디서 온 것일까요? 그리고 왜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는 차이를 보이는 걸까요? 이언 모리스는 인간이 진화를 통해 획득해온 가치관들을 각 사회가 그들 사회의 에너지 획득 양식에 최적화된 형태로 해석하면서 차이를 빚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언 모리스 ㅣ 이재경 옮김 ㅣ 반니 | 2016
이언 모리스 ㅣ 이재경 옮김 ㅣ 반니 | 2016

힐러리 지지자와 트럼프 지지자의 극명한 가치관 갈등과 문화적 대립의 기원에 대해서, 그리고 그 논리적 귀결과 함의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바른 마음]을 읽고 보면 더 좋습니다. 저자의 특징이 매우 거시적으로 본인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라 이번 대선을 직접 설명해주기엔 부족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어떤 이야기를 큰 틀 속에서 위치시키는 것은 이해에 더 도움이 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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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디스펜서블 (가우탐 무쿤다)

저자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분석하면서 지도자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충분한 정무적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갖추었으며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행동(나쁘게 말하면 틀에 박힌 행동)을 하는 여과형 지도자와 동료 정치인들 사이에서 검증되지 않아 본인의 개인적 특성을 가감 없이 정책에 드러내는 비여과형 지도자가 그것입니다.

가우탐 무쿤다 | 박지훈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
가우탐 무쿤다 | 박지훈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

각각 힐러리와 트럼프를 대변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여과형 지도자와 비여과형 지도자가 어떤 때 국민에 의해, 혹은 동료 정치인들에 의해 소환되는지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제부터 “대통령 트럼프”가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가, 그리고 왜 사람들은 힐러리를 뽑지 않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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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 벨트의 반란: ‘경합 주’에서 패배한 이유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곳은 미시간, 펜실베니아, 오하이오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은 바로 전 선거까지만 해도 오바마를 지지했던 곳이란 점입니다. 어째서 이들은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돌아선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국 사회의 경제적 재편과 그에 따른 지리적 재편을 봐야 합니다. 이는 ‘러스트 벨트'(쇠퇴한 북동부 공업지역)의 몰락과 실리콘밸리의 부상으로 대변됩니다. 빌 클린턴 때부터 가속화된 세계화로 오대호 연안의 공업지역들에서는 공장이 사라지고 엄청난 일자리가 순식간에 멕시코와 중국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Danny Sullivan, Red States, Blue States, CC BY https://flic.kr/p/7FPrXG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의 주와 별개로 두 당이 경합하는 당을 ‘자주색 주'(퍼플 스테이트)혹은 ‘스윙 스테이트'(경합 주)라고 한다. (출처: Danny Sullivan, “Red States, Blue States”, CC BY)

대신 떠오른 곳들은 첨단산업의 서부해안과 금융업의 동부해안이었고 이들이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세력에 편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던 사람이 전문적인 과학기술 교육을 다시 받기란 힘든 일입니다. 그에 대한 반란으로 러스트 벨트의 경합 주들이 결국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 같습니다. 아래 책들은 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Balpin, "Rust Belt Penrose", CC BY SA https://flic.kr/p/oCbBtz
과거에는 번영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붕괴와 쇠락의 상징 ‘러스트 벨트’ (출처: Balpin, “Rust Belt Penrose”, CC BY SA)

4.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가 어떻게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왔는지, 미래를 이끄는 견인차로서 우리가 도시를 어떻게 관리해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과 관련해서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러스트 벨트가 어떻게 몰락하고 소비도시들이 부상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 이진원 옮김 | 해냄출판사 | 2011
에드워드 글레이저 | 이진원 옮김 | 해냄출판사 | 2011

미국 최고의 자동차 공업 도시 디트로이트가 몰락하게 되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이해가 됩니다. 공장이 사라지고 실업으로 인해 인생 계획이 흔들리게 되니 유리천장을 깨는 교양 있는 여성 대통령보다는 과거의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를 회복시켜줄 망나니가 더 나아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은 그 아웃소싱을 집행한 사람이기도 했죠. 앞으로 민주당은 이들을 어떤 식으로 다시 지지기반으로 포섭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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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직업의 지리학 (엔리코 모레티)

이번 선거를 가장 직접 설명해줄 책 중 하나같습니다. 어떻게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부흥하는 첨단산업단지와 몰락하는 낙후 공업지역으로 양분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미국이라는 분열된 공간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척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미국의 지리적 대분기가 단순히 일자리에 국한되지 않고 교육, 정치적 대표성, 사회적 자본, 건강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것과 이어진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책의 다음과 같은 구절들은 트럼프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를 알려줌과 동시에 그 미래도 점쳐볼 수 있게 합니다.

엔리코 모레티 | 송철복 옮김 | 김영사 | 2014
엔리코 모레티 | 송철복 옮김 | 김영사 | 2014

“고통스러운 일자리 상실에 직면하면 많은 사람들은, 모든 외부와 내부의 위협에서부터 제조업 부문을 보호함으로써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으며 그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제조업 운동가들’은 역사와 싸우자고 제안한다. 그들의 주장은, 제조업의 쇠퇴를 가져온 힘을 제지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단순한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육지로 밀려오는 바닷물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가 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영국 왕 크누트와 마찬가지로, 그 운동가들도 역사의 힘을 거스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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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력 백인 남성의 분노 

인구 집단으로 이번 선거를 보자면 역시 충격적이었던 것은 소위 ‘고졸 이하 백인 남성’의 엄청난 응집력이었을 것입니다. 무엇이 이들을 뭉치게 했을까요? 이 역시 세계화, 미국의 산업재편과 큰 연관이 있는 사회적 경향이 장기적으로 누적된 결과물입니다.

우선 숙련 편향적 기술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서, 다수의 저학력자가 종사하던 과거의 직종들은 대거 사라지고 일자리는 양극화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공장에서 적당한 수입을 갖고 살아가던 사람들은 실직자가 된 뒤 낚시나 하러 다니는 것이죠.

고졸 이하 집단은 70년대 말부터 이어진, 미국이 주도한 그 변동에서 피해를 본 대표적 집단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동의 결과물은 성별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미국은 이민 문제와 불평등 문제가 결합된 사회적 갈등이라는 비용을 이번에 치르게 되었습니다. 학력(노동시장), 성별, 인종의 변동이 복합적으로 어떻게 작용해왔는가에 대해서는 다음 책들을 추천합니다.

6. 제2의 기계시대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
7. 인간은 필요없다 (제리 카플란)

두 책은 인공지능이 향후 경제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기술혁명의 결과로 일자리가 양극화되어오는 과정은 [제2의 기계시대]에 자세한 도표와 함께 나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제 생각에 아직 때 이른 낙관론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에릭 브린욜프슨 , 앤드루 맥아피 |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14
에릭 브린욜프슨 , 앤드루 맥아피 |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14

[인간은 필요없다]는 좀 더 냉철한 시각을 제시해주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미래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고되는 거대한 사회적 변동은 트럼프 현상이 끝은커녕 ‘끝의 시작’도 아니고 단지 ‘시작의 끝’임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리 카플란 | 한스미디어 | 2016
제리 카플란 | 한스미디어 | 2016

기술혁명으로 인한 대량 실업은 생각보다 공포스러운 형태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슈퍼스타 경제가 보편화하면서 만들어지는 거대한 불평등이라는 화두 또한 역시 민주당이 계속 고민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다수의 구조조정이 목전에 닥친, 전문적 능력 없는 고졸 노동력들의 세계는 실리콘밸리, 월스트리트에 사는 사람들의 세계와는 아예 다른 세계였던 것이 드러나게 된 이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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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남자의 종말 (해나 로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구호는 이번 선거에서 절대 떼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겠죠. 이번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측이 최고의 코어 지지층으로 삼았던 이들은 바로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러스트 벨트를 필두로 미국의 공장들이 사라질 무렵 남성들은 유연함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몇몇 여성들은 재교육 현장으로 뛰어들어서 소비도시의 번영하는 서비스 경제와 전문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당분간 기계가 대체하기는 힘든 대면 접촉과 공감 능력에 우위를 둔 여성들은 기계가 대체하기 쉬운 근력에 우위를 둔 ‘뻣뻣한’ 남성들을 제치고 연애, 결혼, 노동시장 등에서 약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변화하는 세계 경제와 미국사회 속에서 가장 놀라운 부상을 이루어낸 사람들이었습니다(다수의 피상적 논평에서 이야기하는 ‘기득권’이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나 로진 | 배현 옮김 | 민음인 | 2012
해나 로진 | 배현 옮김 | 민음인 | 2012

페미니즘 이론 대신 다양한 통계자료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고자 하는 것은 이 책의 매력입니다. 또한, 애틀랜틱의 뛰어난 언론인답게 본인이 직접 행한 인터뷰들이 미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데, 대규모 사회변동에 적응하지 못한 미국 남성들의 모습에서 2016년 선거의 결과가 엿보이는 점은 어떤 면에서 섬뜩하기도 합니다. 왜 남성은 결집한 것일까에 대한 좋은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인 해나 로진은 2010년 TED 강연에서 “수천 년의 역사는 커다란 고통 없이는 뒤집히지 않는 것을 보여줍니다.”라고 했습니다. 2016년 선거는 그런 커다란 고통의 일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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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엑소더스 (폴 콜리어) 

멕시코와 이민 문제, 무슬림 문제는 백인들의 결집을 설명할 키워드 같습니다. 심지어 노동시장 재편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거나 혜택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대졸 이상 백인 남성들도 다수가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지요. 멕시코에 벽을 세우자는 소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진 것을 보면 어쨌든 인종과 이주 문제를 짚지 않고 넘어갈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폴 콜리어 | 김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4
폴 콜리어 | 김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4

미국은 이민자로 만들어진 국가인데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요? 폴 콜리어는 이 책에서 이질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집단들이 공존할 경우 일반적으로 구성원들 사이의 사회신뢰가 감소하게 되며, 사회적 자본에도 타격이 온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상호 협력을 위한 정치적 추동력을 가로막고 소득분배를 위한 동기마저 취약해지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폴 콜리어에 따르면, 이주를 허용해야 하는가 막아야하는가는 진짜 논점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말 중요한 건 자료와 설명력 높은 모델에 근거한 “어느 정도로 이주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적절한 기준입니다.

다문화주의, 국가주의, 사회신뢰, 공통의 정체성은 복잡한 문제이며 윤리적으로도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점차 증가하는 불평등, 대변 받지 못한다는 박탈감, 수축하는 사회신뢰가 배타적 토착주의와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잠시 머리를 식히고 이 책을 차분하게 들여다볼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입니다.[footnote]아직 읽어보지는 않아서 목록에 넣지는 않았지만 [도시의 승리] 저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쓴 [복지국가의 정치학] 역시 유사한 문제의식을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footnote]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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