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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서비스한다’에는 전통적인 뉴스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개념을 포함한다. 뉴스는 정보의 구성물로 대중에게 서비스되는 콘텐츠가 맞지만, 전통적인 뉴스 개념으로는 한 사회의 의제를 설정하고 선택하거나 확산시키는 역할이 더욱 강하게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즉 전통적으로 뉴스는 정보 서비스의 소재가 되는 콘텐츠이기보다는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해내는 콘텐츠의 지위를 누려왔다.

뉴스를 통해 좋은 정보를 생산해내면 독자와 시청자는 선호하는 내용을 그저 선택할 뿐이었다. 그래서 뉴스는 서비스 자체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보다 특종, 속보, 호외 등과 같이 내용의 특이성을 통해 성장해왔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뉴스 개념의 확장과 큐레이션 서비스

인터넷을 통해 뉴스가 제공되다 보니 뉴스의 ‘서비스화’는 더욱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뉴스 콘텐츠가 검색기반 서비스에 매개되면서 노출 경쟁이 심화되고 내용상으로는 연성화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도 따랐다. 그러나 이와 같이 뉴스 서비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거지는 이슈들의 내용은 인터넷 산업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다르지 않았다.

1890년대의 황색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이나 1920년대 타블로이드 저널리즘(tabloid journalism)의 상황 역시 시장경쟁이 가열되면서 불거진 뉴스 내용의 질적 저하가 그 이슈의 골자였고 TV나 라디오의 등장으로 뉴스가 쇼ㆍ오락 프로그램의 하나로 변질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뉴스 경쟁으로 인한 이러한 이슈들은 뉴스의 ‘서비스화’를 정착시키고자 했던 산업적 관심을 보여준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니 더욱 이목을 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뉴스의 내용, 구성, 포맷 등을 뉴스 ‘서비스화’의 경쟁수단으로 발전시켜 왔다는 것이다.

모바일 시대에 이르러서 큐레이션 서비스는 뉴스 ‘서비스화’의 주요 수단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사실 수용자 맞춤형의 뉴스 서비스는 정보가 디지털화되고 IP 기반의 정보교환이 이뤄지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논의됐던 이슈다. 그러나 이제껏 수용자가 원하는 뉴스를 얼마나 많이 생산해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수용자 다수가 선택하는 내용의 뉴스 기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으로만 발전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큐레이션 서비스도 ‘수용자가 선택하는 내용의 뉴스 기사를 더욱 활발히 생산하는 방식의 서비스’임에는 기존 뉴스 서비스들과 지향점이 같다. 하지만 큐레이션 서비스는 ‘다수(majority)’와 ‘대량(mass)’을 지향하지만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많은 사람이 선호할 것만 같은 내용의 뉴스를 우후죽순으로 생산해내는 기존의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큐레이션의 개념이 ‘디지털화된 정보를 정리하고 재분류하여 효과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인 만큼,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역시 타겟팅된 수용자들에게, 그들의 선호도에 적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맹목적으로 다수와 대량을 좇는 기존의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이처럼 뉴스를 ‘서비스화’하기 위한 노력은 큐레이션 서비스를 수단으로 하기에 이르렀다. 뉴스를 하나의 서비스로 보고, ‘수용자도 그 서비스를 향유하는 소비자에 가깝다’는 미디어 산업계의 인식전환은 기존의 미디어 역사에서와 같은 맥락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단, 뉴스를 더욱 철저히 서비스의 하나로 보고, 그 내용적 특이성에만 기대지 않는 방식으로, 또한 수용자의 구미에 철저히 맞춰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기존과 다른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의 특징이다.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뉴스 콘텐츠에 관한 큐레이션 기능 자체를 서비스로 삼고 있는지, 혹은 큐레이션 정보가 서비스에 활용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구축되는지에 따라 그 영역들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오늘날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들의 구성요건들을 동시에 나열해 볼 수 있겠다.

뉴스 콘텐츠를 아이템으로 활용한 큐레이션 서비스 영역

콘텐츠 큐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규모로 확보된 데이터를 활용할 때 가능한 서비스이다.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도 뉴스 콘텐츠 데이터에 대한 큐레이션만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가 하나의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다. 알고리즘을 활용해 뉴스 데이터들을 수집해 이들 데이터를 서비스 안에서 하나의 정보전달 체계로 전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뉴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내가 원하는 뉴스를 하나의 화면으로 구성 받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방식이다.

이렇게 뉴스 콘텐츠 자체를 특정 웹/모바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인터넷 웹 서비스 초창기에, 그리고 모바일 앱 서비스 초창기에 많은 종류의 서비스들이 생겨났다가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많았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서 뉴스를 생산하기보다는 기존의 뉴스들을 이용자 선호대로 배열하고 페이지를 구성함으로써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따라서 큐레이션의 주체는 서비스 제공자가 되며, 소비자는 큐레이션으로 배열된 뉴스 콘텐츠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그래서 기존에 뉴스, 검색, 쇼핑 등의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운영하기보다는 신생 기업들에 의해서도 많은 서비스가 생겨난다.

이 경우 제공되는 뉴스 생산자(언론사, 잡지사 등)의 종류, 뉴스의 질적 수준, UI/UX, 서비스 품질 등이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들이 된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무엇보다 서비스는 뉴스 소비자가 기존 뉴스들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피로감이 해소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처럼 너무 많은 뉴스 콘텐츠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그쳐 뉴스 서비스에 대한 피로도를 급증시키는 경우도 많고 그러한 이유로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저하되는 원인을 낳기도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뉴스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몇 개씩 가입해 사용할 리 만무하다. 여러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다고 해도 실제 지속적인 사용량을 보이는 서비스는 1~2개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 초기에 기존 뉴스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고객 세분화, 시장영역분석, 소비패턴 등이 면밀히 분석되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특화된 서비스 위치를 차지하기 어려운 특징을 보인다.

뉴스 콘텐츠를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들
뉴스 콘텐츠를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들

수용자 큐레이션 정보를 활용해 기존 서비스를 확장하는 영역

앞서 제시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는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뉴스 큐레이션의 개념이 다소 중의적인 개념일 수 있는 것은, 바로 큐레이션이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되어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여부에 따라 서비스 영역이 구분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에 웹과 앱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사업자들의 경우에 소비자들의 뉴스 큐레이션 과정은 고스란히 새로운 뉴스 서비스 개발과 기존 서비스 개선 부문에서 활용된다. 소비자는 뉴스를 선택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뉴스 서비스의 양적, 질적의 기능적 수준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영역도 뉴스 큐레이션의 영역에 포함할 수 있다.

‘검색’, ‘댓글’,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 등의 기능은 수용자들이 ‘어떠한 뉴스의 내용을 왜 선호하는지’, ‘얼마나 확산시키고자 하는지’,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어떠한 뉴스를 간직하고 싶어 하는지’ 등 다소 구체적인 소비내용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로 남는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해당 서비스는 보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확보하고 그들의 선호내용에 적확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할 기회를 얻게 된다.

수용자 큐레이션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서비스 도구들
수용자 큐레이션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서비스 도구들

역사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뉴스의 수용 내용에 관한 다종 데이터가, 그것도 대량으로 수집되었던 때는 없었다. 기존의 뉴스가 ‘서비스화’되는데 그 과정이 지체되었던 이유는 뉴스가 이슈를 선도해야 한다는 기존 사업자들의 인식이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여력을 쏟아부은 기업들이 변화하는 수용자들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날 플랫폼 기업은 수용자 큐레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뉴스의 ‘서비스화’를 더욱 촉진하는 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더욱 중요해지는 수용자 정보의 가치에 대해

요즘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하면, 대개 뉴스 콘텐츠를 아이템 삼아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오늘날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되는 이유는 수용자 큐레이션 정보를 활용하는 플랫폼사들의 서비스 형태 때문임을 부정하기 힘들다.

뉴스 수용자들은 이제 더는 뉴스의 구경꾼도 아니고 게이트 키퍼에 쉽게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직접 뉴스를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뉴스를 평가하고 공유하고 확산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수용자들의 활동은 고스란히 데이터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간 저널리즘 영역에서 뉴스 효과를 야기시키는 변인으로 헤드라인, 리드 문장, 1면 기사 및 사진, 앵커의 첫 멘트, 클로징 멘트, 컷과 씬의 구성 등에 관한 연구들이 이뤄져 왔다. 이제는 이에 덧붙여 웹/앱의 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뉴스 수용자 분석이 활성화될 수 있는 상황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결국 시장의 성패는 어떻게 적극적인 뉴스 수용자 군을 형성시켜 이들을 활동하게 하고 이를 데이터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또한, 수용자의 뉴스 소비 활동에 맞춰 서비스를 시시각각 개선해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텍스트 마이닝과 빅데이터가 기술적으로 주목받은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이제 진정한 뉴스의 ‘서비스화’가 진행되는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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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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