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정치 » 새누리당 ‘상설특검’으론 최순실 게이트 해결할 수 없다

새누리당 ‘상설특검’으론 최순실 게이트 해결할 수 없다

정치권은 최순실 게이트(박근혜 게이트) 수사를 위해 ‘특검’에 합의했다. 하지만 여야는 구체적인 특검의 방법론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새누리당은 ‘상설특검’을 주장하고, 야 3당은 ‘별도특검’을 주장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상설특검’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 ‘상설특검’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편집자)

특검과 관련하여 새누리당은 현행 상설특검법에 의해 특검을 임명하자고 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상설특검법을 한 번 짚어 봤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상설특검 임명절차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을 실시하기로 의결되면 특검추천위원회가 국회 내에 구성됩니다. 이 추천위에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이 들어갑니다.

  1. 법무부 차관
  2. 법원행정처 차장
  3. 대한변호사협회장
  4. 그 밖에 학식과 덕망이 있고,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국회에서 추천한 4명

여기서 위 4.호의 학식과 덕망이 있는 4명은 국회에서 정한 운영규칙에 따라 “제1 교섭단체와 그 외 교섭단체가 각각 2명씩 추천”합니다. 그러니까 새누리당 2명, 그 외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이 2명을 추천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법무차관, 법원행정차장, 새누리당 추천위원 2명 등 최소한 총 4명의 위원은 이 정부 또는 새누리당이 확보합니다. 추천위원회의 과반수를 새누리당이 장악해 맘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특검추천위원회는 두 명의 후보를 추천해야 하고, 이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선택합니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이기도 합니다. 수사대상인 사람이 수사할 사람을 고를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박근혜

특검의 수사범위 

특검의 수사범위 또한 엉성하게 규정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검법 제2조에서는 특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국회 본회의가 의결한 사건을 수사대상으로 한다고 해놓고, 다시 제7조에서 “제3조에 따라 특별검사 임명 추천서에 기재된 사건(이하 “담당사건”이라 한다)에 관한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라고 별도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특검 추천위원회가 특검을 추천할 때 수사범위를 같이 정해서 추천하라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수사범위까지도 정부 여당이 지배하는 추천위원회가 정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지요.

국민 다수는 말한다. 새누리당이 '공범'이라고.

국민 다수는 말한다. 새누리당이 ‘공범’이라고.

특검보 2명도 대통령이 임명 

위에서 특검은 추천된 두 명 중에서 1명을 대통령이 선택한다고 했습니다. 그뿐인 줄 알면 큰 오산이지요. 특검 수사를 실질적으로 보좌하여야 할 특검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특검이 특검보를 4명 추천하면 그중에서 대통령이 두 명을 골라 특검보로 임명합니다. 피의자가 또 검사를 선택하는 희한한 세상이 된 것이지요.

특검을 도와줄 인력도 별로입니다. 검사는 5명만 파견받을 수 있고요, 파견공무원은 30명 이내에 한정됩니다. 특검은 이와 별도로 30명 이내의 특별수사관을 임명할 수는 있으나,
이번 사태와 같이 비리와 부패와 협잡이 국정 전반에 걸쳐 있는 상황이라면 이들로… 글쎄요, 턱없어 보입니다.

수사 기간 

수사 기간도 너무 짧습니다. 특검이 임명되면 준비 기간 20일이 주어지고요, 그것이 완료된 때로부터 6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야 합니다. 만약 그때 마치지 못하면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뿐입니다. 최장 90일, 석 달 안에 모든 수사를 마쳐야 합니다.

헌정사가 시작된 이래로 민주주의를 그 뿌리에서 뒤흔든 초유의 사태입니다. 저렇게 적은 인력으로 이 사태의 수사가 이 짧은 기간 내에 가능할까요?

시간 시계

상설특검으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어떻게 보더라도 현행 상설특검법에 의한 특검은 정부와 여당에 유리하지 결코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구조를 가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런 특검해서 면죄부 던져주고 꼬리 자르기만 하느니, 아예 안 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합니다.

자다가 새벽에 갑자기 커피 생각이 나서 일어나 커피 한잔 하면서 문득 새누리당의 면피 공작이 너무 뻔뻔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 적어 보았습니다. 어떤 식으로 이 사태를 처리하건 특검은 필수 코스일 듯합니다만, 제대로 된 특검이 아니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 기사 공유하고 알리기
슬로우뉴스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후원해주세요. 필자 원고료와 최소한의 경비로 이용됩니다.

필자 소개

한상희
초대필자. 교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을 가르칩니다. → 페이스북

작성 기사 수 : 1개

©슬로우뉴스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슬로우뉴스 안내 | 제보/기고하기 | 제휴/광고문의
등록번호: 경기아51089 | 등록일자: 2014년 2월 10일 | 발행일: 2012년 3월 26일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 153 802-902 | 발행인: 김상인 | 편집인: 강성모 | 청소년보호책임자: 강성모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