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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짜장면 전쟁’ – 크린 캠퍼스 vs. 배달음식 먹을 권리

‘학생들에게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라.’

부산외대에서 ‘짜장면 전쟁’이 한창이다. 부산외대는 2014년 3월 학교를 우암동에서 현재의 남산동으로 이전했다. ‘그린 캠퍼스, 크린 캠퍼스’를 모토로 삼은 학교는 그 일환으로 ‘배달음식 금지’를 “학교 방침”으로 정했다. 학생들은 3년째 캠퍼스에서 배달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시트콤에서나 볼법한 상황이지만, 현실이다.

Jajangmyeon_by_KFoodaddict

이에 한 학생이 캠퍼스 잔디 위에서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는 ‘짜장면 시위’를 벌였고, 학생들은 이에 열렬히 호응했다. 학생회가 나섰고, 맛없는 학교식당 밥을 먹던 한 학생(이수종)은 동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널리 공유됐다. 영상에 등장하는 강산해 부학생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짜장면도 못 시켜 먹는 대학교, 그게 말이 됩니까?”

부산외대의 ‘짜장면 전쟁’, 과연 어떻게 된 사정일까? 배달음식 금지에 관한 학교 측과 학생회의 입장, 그리고 영상을 만든 이수종 학생을 인터뷰했다.

  • 황영주 (학생복지처장)
  • 김영빈 (부산외대 32대 총학생회장)
  • 이수종 (부산외대 영상미디어학과 12)

황영주 학생복지처장 

“배달음식 금지는 ‘크린 캠퍼스’ 위한 ‘학교 방침'” 

 

– 배달음식 금지, 관련 근거 규정이 있나? 

황영주 부산외대 “학교에 한 번도 안 와봤죠?” (황 교수(사진)는 대뜸 이 말부터 했다. 후술하는 학교 위치와 건물 구조에 관련한 발언) 기본적으로 학생들 공부하는 강의실, 교수 연구실이 한 곳에 몰려 있다. 인터넷으로 보면 알겠지만, 높은 곳에 학교가 있다. 오토바이가 왔다 갔다 하면서 안전문제가 생길 수 있고, 굉장한 소음을 낸다. 학교 구조상 공명음이 난다. 연구실과 강의이 오픈된 구조상 결국, 배달음식이 들어오면 학습권이 침해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학교는 산에 있다. 학생들이 배달음식을 야외에서 먹고 함부로 버리는데, 그러면 야생동물이 음식을 먹으러 내려올 수도 있다. 끝으로 학교 청소 노동자들이 음식 쓰레기 처리로 고생하고 계신다.

학교 모토가 ‘그린캠퍼스·크린캠퍼스’다. 이전 캠퍼스에서는 학생 흡연이나 배달음식으로 고생했다. 그런 것들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햄버거나 떡볶이 등은 학생식당에서 공급되고 있다. 짜장면이 문젠데, 짜장면과 짬뽕은 학교 푸드코트에서 겨울방학 동안 제공하려고 고민 중이다. (– 지금도 짬뽕은 학생식당에 공급되고 있지 않나?) 학생들을 맛에 만족하지 못해서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항공촬영한 부산외대(현재 남산캠퍼스)의 모습. 학교 정문에서 학교 건물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

-그런데 내 질문은 ‘배달음식 금지’와 관련해 학교 규칙이라든지 하는 근거 규정이 있느냐는 것이다. 

(구체적 근거 규정은 따로 없고) ‘학교 방침’이다.

– 알았다. 학생들과의 협의 등 절차가 부족하지는 않았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섯 차례 이상 총학과 회의했고, 또 학생회에서 짜장면 시위를 하기 전에도 다른 학교에 맛있는 중국 음식은 어떤 게 있나 조사도 하고 했다. 대화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개선할 의지가 있는데,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배달음식 존을 설치했다.

– 황 교수도 학창시절에 캠퍼스로 짜장면 시켜먹었을 텐데.

그렇지. 하지만 우리가 시켜먹었을 때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낭만적으로 짜장면을 한두 번 시켜먹는 것으로 생각하면 괜찮겠지만, 거의 매일 시켜먹으면서 뒤처리하는 걸 봤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다.

가령, 남은 음식 그릇을 복도에 내놓는다거나, 화장실에 그냥 버리기도 하고. 학생들은 깨끗하게 치우겠다고 하지만, 청소하시는 분, 비용이라든지 이런 문제가 관련된다. 푸드코트가 2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달음식은 안 돼!" - 부산외대

“배달음식은 안돼!” – 부산외대

– 푸드코트와 학생식당은 운영 주체가 다른가? 

푸드코트는 학교가 학교발전기금에서 직접 운영하고, 그 수익금을 장학금 등 학생을 위해 사용한다. 학생식당은 외부 위탁업체다. 기숙사 식당, 교직원 식당도 외부 위탁업체에서 운영한다.

– 푸드코트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도 학생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나 떡볶이가 제공되고 있다. 학생들이 짜장면과 짬뽕 등 중국 음식에 대한 요구가 있으니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서 푸드코트의 음식 품질을 높여 나갈 생각이다.

– 학생들은 학생식당의 음식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흡한 점이 있고, 개선을 위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 직원들이 퇴근하는 5시 이후에는 배달음식을 시켜먹지만, 주간에는 배달음식을 학교 입구에서 경비 용역업체와 직원들이 막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잘못된 이야기다. ‘그린캠퍼스·크린캠퍼스’를 위해 원칙적으로는 금지하지만, 현실적으로 물리력을 써서 막고 있지는 않다. 배달존에서 현재 주간에도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있다.

– 학생회에서 제안한 ‘배달음식 존’은 현실적으로 적절한 타협안 아닌가.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푸트코트 옆에 있는 소방도로에 설치해서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 지금은 학생회에서 관리하지만, 그릇도 안 치우고, 시쳇말로 앞으로는 엉망이 될 수도 있다.

– 앞으로 해결 방향은? 

기본적으로 학생들과 대화할 생각이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11월 총학 선거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에 선출될 총학과 논의하려고 생각 중이다.

– 끝으로. 

학생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린캠퍼스, 크린캠퍼스’의 취지를 지키는 선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김영빈 학생회장 인터뷰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생활의 문제”

김영빈 학생회장

학교의 정책이 학생들에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영빈 학생회장

– 학생회 주장은 뭔가. 

배달음식을 허용하라고 하는 것은 본질에서 ‘학식'(학교식당의 음식)이 맛없어서 개선해달라는 게 아니다. 당연히 배달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학생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배달음식과 관련해서 학식은 별개 이슈다.

– 학교 음식이 맛없다는 투쟁을 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 다만 학식에 대한 개선도 준비 중이다.

– 황 처장은 총학과 6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대화하려고 애썼다고 하는데. 

회의를 진행한 건 맞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제안한 것은 학생이 원하는 음식을 교내에 마련하겠다는 것과 그 음식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배달음식을 마음껏 시켜먹고 싶다는 것인데, 동문서답이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배달음식 존’을 제안한 거다. 하지만 그 절충안마저 학교에서 거절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거다. 

부산외대 학생회가 설치한 '배달음식 존'

부산외대 학생회가 설치한 ‘배달음식 존’

– ‘배달음식 존’이 소방도로에 설치돼서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황 처장은 지적한다.

소방도로에 설치한 건 맞다. 하지만 남산소방서에 자문을 구하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확인한 뒤에 설치했다.

– 배달하는 오토바이 소리 때문에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데. 

말도 안 된다. 학생들은 이미 스쿠터 많이 타고 다닌다. 스쿠터 소리 때문에 학습이 방해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 오토바이 소리는 강의실에서 들어본 적 없다. 더욱이 강의동은 도로와 멀다. 교수 연구실도 도로와 멀다. 배달 스쿠터가 기차도 아니고.

스쿠터는 기차가 아니다.

“스쿠터는 기차가 아니다.”

– 음식을 남기면 야생동물이 내려올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학교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고, 음식물 쓰레기통에는 ‘뚜껑’이라는 게 덮여 있다.

– 지금은 학교 정문에서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맞나. 

시위 초기에는 용역 직원과 교직원들이 정문을 서서 막고 있었는데, 학생회가 항의하니 지금은 물리적으로 막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황 처장은 학교발전기금을 통해 직접 운영하는 푸드코트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음식을 공급하면 해결되는 문제처럼 말하는데.  

푸드코트는 발전기금에서 운영하는 게 맞다. 하지만 프렌차이즈 업체(맘스터치 햄버거, 밀크 밥버거, 신전떡볶이)가 입점해 학교 밖과 같은 가격으로 판다. 학생 할인은 전혀 없다. 그 수익이 장학금으로 지급된다고 하지만, 그 이익금을 전체 학생이 고루 혜택받을 수 있도록 차라리 음식 가격을 내릴 수 있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건 또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학교식당이나 푸드코트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배달음식을 마음껏 시켜먹을 권리에 관한 문제다.

– 다음 달(11월)에 총학회 선거가 있어서 차기 학생회와 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 

매년 그래왔다. 매년 회의하는 척하다가, 학생회 임기가 1년인 걸 악용해서 문제 해결을 미뤄왔다. 1달 반이나 임기가 남은 총학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현재 총학과도 대화하고, 다음 학생회에서도 이어서 대화하면 된다.

– 학생회가 드디어 나섰는데, 학생들 반응은 어떤가. 

드디어 행동한다고 응원하는 분위기다. 당연한 권리 행사를 너무 미뤄왔다.

– 배달음식 문제는 학생들의 피부에 정말 와 닿는 문제 같다. 

올해 총학에서 실시한 ‘캠퍼스 만족도 조사'(2,000명 대상)에서 배달음식만을 설문 조사했을 때 98%가 배달음식을 원한다고 답했다. 절대 다수의 학생이 배달음식을 원한다.

–  ‘그린캠퍼스, 크린캠퍼스’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그린·크린 정책이 좋은 건 알겠다. 하지만 학내 구성원인 학생들 대다수가 불편하고, 반대하는 문제를 학교 정책의 일부로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학습권이라고 하는데, 학생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말하는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 앞으로 해결책은? 

일단 깨끗하게 배달음식 존을 유지하고, 유지된 성과를 바탕으로 캠퍼스에서 자유롭게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도록 요구할 생각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면, 우리가 우리 돈으로 배달음식 시켜 먹는데 왜 학교 허락을 필요한지 모르겠다.

– 끝으로. 

우리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찾겠다.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생활의 문제다.

이수종 학생 인터뷰 

“문득 순응적인 내가 부끄러웠다.”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학교를 가만히 둘 생각이 없었기에 영상을 기획했다는 이수종 학생.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학교를 가만히 둘 생각이 없었기에 영상을 기획했다는 이수종 학생.

– 캠퍼스 이전 이후 정말 배달이 줄었나.

주간에는 전혀 시켜먹지 못한다. 잔디에도 못 앉게 하고. 벤치에서도 시켜먹지 못하고. 학교를 이전하면서 ‘과방’도 사라졌다.

– 짜장면 시위를 했다고 하는데.

한 학생이 짜장면 1위 시위를 했다. 잔디에서 피켓을 옆에 놓고,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 학생들이 음료수도 가져다주는 등 열렬히 동참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총학에서도 합류했다고 안다.

– 영상 제작을 결심한 계기는. 

질 떨어지는 학교 음식을 먹는 게 반복되다 보니 학교에 순응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내 능력을 활용해서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학생회와 함께하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 학생회를 찾았고, 학생회에서도 흔쾌히 동참했다.

– 동영상 반응이 꽤 좋다.

페이스북에서는 좋아요가 3천 개, 조회 수는 4만 회 이상, 공유도 100회 이상. 페이스북 파워 유저(최유정)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고 싶다고 해서 승낙했는데, 그 동영상은 좋아요가 1만 회 이상 기록했다.

–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길 바라나.

전면적으로 배달음식을 허용하고, 학교에 벤치와 파라솔 등을 많이 설치해서 학생들이 편하게 쉴 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황 처장은 인터뷰 동안 ‘그린캠퍼스·크린캠퍼스’를 강조했는데, 부산외대가 정말 그렇게 푸르고 깨끗한가.

외부 손님이 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쓰레기도 없고, 새 건물이라서. 당연히 그렇게 보이겠지.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학생들이 쉴 수 있고, 여유로운 캠퍼스는 아닌 것 같다. 캠퍼스라기보다는 학원 같다. 그린 학원? 크린 학원?

– 동영상 만들 때 참조한 게 있나. 

국범근의 ‘학생답다는 말’ 동영상을 보고 크게 자극을 받았다. 그 동영상을 보지 않았다면, 내 동영상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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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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