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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하여: 대만 딜레마

문제는 대만이다.

미국과 중국의 당국자가 가장 대처하기 어려워하는 전략 문제는 대만 문제다. 중국과 미국 모두 대만을 둘러싼 상황이 무력 분쟁으로 확대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하지만 양측은 대만에 대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미국에 대만은 중국의 해상 진출을 막는 최적 기지고, 동아시아의 전통적 동맹국은 물론이요 새로이 포섭할 동맹국에 대한 안전보장이 평가받는 시험장이다.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설령 대만을 외국으로 생각하는 중국인이 있어도 그런 의견은, 스스로 안전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절대 공공연하게 밖으로 표현하지 않을 의견이다. 이러니 대만 문제는 1970년대 역사적 미·중 수교가 이루어질 당시 적당히 후대 사람에게 맡기기로 묻어두고 간 문제가 되었고, 40년 동안 전혀 해결되고 있지 않다.

중요한 건 이런 상황에 모종의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대만

떠오르는 중국

변화의 첫 번째 원인은 당연히 중국의 부상이다. 1970년대 미·중 수교가 이루어질 당시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상당히 많이 굽혔다. 역사적 일화도 있다. 수교 직전에 미국의 대만과의 무기 거래법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통보를 급하게 받은 덩샤오핑은, 당혹감과 분노에 휩싸였으나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국 측에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소?”라고 먼저 물어봤다. 미국 측에서는 “일단 미·중 수교를 발표하시는 것이 답일 것입니다.”라고 답했고, 덩샤오핑은 그에 간결하게, “알겠소”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20세기 외교의 한 장을 장식할 미·중 수교의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미국도 양보하긴 했다곤 하더라도 더 많이 양보한 쪽은 어찌 되었든 중국이었다. 이는 중국의 지위가 미국에 비하면 비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정치, 사회적 혼란과 끝없는 빈곤에 신음하고 있던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그러한 비대칭적인 관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의 역량이 급속도로 확대해 미국 경제 규모의 70%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현재는 60% 정도로 알고 있으나 70이 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현재 두 나라 이외의 어느 국가도 이 정도의 지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이 40년 전에 부과한 질서를 중국이 그대로 따르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Cory M. Grenier, U.S. vs China Economy, CC BY SA https://flic.kr/p/fE2STL

그래픽: Cory M. Grenier, “U.S. vs China Economy”, CC BY SA, 자료 출처: CIA World Factbook 2012 Estimates.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 지도부는 자신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유혹을 많이 받을 것이며, 자국의 힘을 인식한 – 그러나 그 사용법은 미숙한 – 중국 국민은 지도부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경한 해결책에 더욱 많은 지지를 표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격차는 계속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지금의 관계가 그대로 지속하리라고 보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예측인 것이다.

어느 시대나 떠오르는 강대국 국민은 누구나 자신들이 지역적, 그리고 세계적 질서에서 합당한 지분을 차지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이 있다고 여긴다. 지도부는 조금 더 손익계산에 근거한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그들 자신도 개인적 야망과 신념에 움직이는 존재들이며, 일반 국민이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해야 자신들의 권력이 유지될 수 있음도 잘 아는 존재들이다.

대만인의 선택 

두 번째는 지금까지 언급조차 되지 못한 대만인의 문제이다. 미·중 수교가 이루어질 당시 대만 총통 장징궈는 말 그대로 자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새벽에 걸려온 전화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단교를 선언했고, 대만은 그걸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대만은 그 후 국가 아닌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숱한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다.

장제스의 아들로 1978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중화민국의 총통을 지낸 장징궈(정체: 蔣經國, 간체: 蒋经国, 1910년 ~ 1988년)

장제스의 아들로 1978년부터 1988년 사망할 때까지 중화민국의 총통을 지낸 장징궈(蔣經國, 1910년 3월 18일 ~ 1988년 1월 13일)

그러나 그 와중에도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경제구조 위의 천장을 깨고 대륙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사회발전은 사회발전을 저해시키는 힘을 창출하며 연결은 기회와 동시에 위험도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우선은 경제적인 문제였다. 중국과의 불완전한 연결은 대만 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했다. 창출되는 경제적 기회의 양이 대륙 측에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대만의 자본이 유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중국이 후발성의 이점으로 폭발적 성장을 하고 산업 영역에서 양질 전환을 이루려고 고군분투하자 그동안 기술적인 부분에서 비교우위를 갖춘 산업부문들도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정치적인 문제가 생겼다. 중국의 홍콩 정책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일국양제 하에 홍콩인의 기존 사회질서를 존중해줄 것이라는 중국 지도부의 약속이 있었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은, 권력관계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그것이 매우 믿기 힘든 약속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자신의 자유를 불확실한 미래에 맡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대만인들은 선택했다. 바로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을 선택한 것이다. 그들은 기존에 존재한 친대륙적 정치적 리더십의 교체를 통해 대만의 독자적 지위를 확보하고자 했다.

2016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중화민국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선출된 차이잉원 (蔡英文, 1956년 8월 31일 ~ , 임기: 2016년 5월 20일 ~ )

2016년 1월 총통 선거에서 중화민국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선출된 차이잉원 (蔡英文, 1956년 8월 31일 ~ , 임기: 2016년 5월 20일 ~ )

그리고 이는 미·중의 대만 문제 관리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대만이 조용히 반쪽 주권을 누리며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누리는 현상유지가 계속된다면, 미국과 중국은 굳이 대만 문제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굳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정치 질서를 강요할 필요 없이 양안의 우호선린을 얘기하면서 ‘하하 호호’ 하면 그만이고, 미국은 자신의 안전보장이 동아시아에서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대만이 독립을 요구한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이를 명백히 저지해야만 하고(정말 위급하면 무력을 써서라도!)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의 안전을 보장해줘야만 한다. 서로 갈등을 회피하려 하는 두 강대국 입장에서 대만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중국의 국력 강화가 맞물려 더 난감한 사태를 연출한다. 대만 독립에 대한 중국의 대응 능력이 더 좋아질수록 현 상황의 파열음은 더욱 심해진다. 양국 모두 현재로써는 현상유지를 원하긴 하지만, 결국 미국 쪽이 더 확고한 현상유지파고, 중국은 근본적으로 게임 체인저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현상 유지는 장기적으로 보면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든 다시 설정되어야 한다면 대만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수 없다. 현상유지가 힘들다면 동북아 국제질서에는 두 가지 선택지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대만이 독립된 주권국으로서 남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양안의 통일이다.

대만의 독립?  

그러나 대만의 독립 또한 역시 별로 가능한 선택지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만의 경제는 이미 중국과의 연결을 끊어내기에는 그 상호의존성의 고도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당장 아이폰 조립만 해도 미국, 중국, 한국, 일본, 그리고 대만이 함께 이루어낸 세계화의 기념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기초적인 조립을 맡고 미국은 개발과 판매를 맡으며 한국, 일본, 대만1은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 필요한 중간 부품들을 맡는 고도의 협조체제가 필요하다. 작정하고 대만이 중국과 분리되기에는 이미 서로 간에 묶여있는 것이 너무 많으며 지역적, 세계적 파장도 너무 크다.

또한, 이 관계에서 음울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은 중국이 갑이라는 사실에 있다. 중국은 경제 영역에서 대만의 대체재를 쉽게 찾을 수 있으나 대만이 대륙의 대체재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바로 옆에 있는, 여전히 상당한 속도로 성장하는 12조 달러의 경제권을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단 말인가?

차이잉원은 신남방정책으로 동남아를 공략하겠다고 했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동남아 자체의 성장은 중국이 향후 창출할 기회에 비하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차세대 고성장 국가로 평가받는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이 7%인데, 10%대 성장을 우습게 했던 중국에 비하면 너무나 미약하다. 규모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는 여기서도 대륙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AIIB)를 통해 인프라 설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중국의 역할은 일본조차 함부로 논할 수 없는 위치인데, 대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중국이 미소 곡선2을 따라 올라오면서 대만의 경쟁력을 잠식해 들어갈 것이라는 점인데, 대만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미소 곡선의 압도적인 상위 포지션에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이를 저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점차 미소의 양 끝을 찾아가고 있다.

중국의 현재 위치는 미소 곡선의 가운데에 가깝지만 조금씩 미소의 양 끝(최대 이익)으로 이동 중이다.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까 

외부적인 요인도 살펴보자. 미국은 대만을 핵심동맹국으로 여기는 만큼 대만의 독립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가정이 있다. 물론 이 가정은 틀린 게 아니고, 지금까지 아시아 정책의 핵심을 차지했다. 1996년 대만에 행한 중국의 무력시위를 항모 배치로 가볍게 막아버린 것은 미국의 위상을 잘 드러내 준다.

그러나 이 위상은 결국 과거의 위상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중국의 위상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중국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완벽히 제압할 능력이 현재로써는 미국에 없으며 앞으로는 더욱 희박하다. 이렇게 되면 대만이 아무리 핵심적인 동맹국이라고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상호관계를 완전히 파괴하면서까지(이는 전면전까지 상정한다) 부담을 질 가치가 있는지 미국 측에서 자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만

진짜 최악의 시나리오인 핵 공격 시나리오까지 가정해보자. 위기가 심화하여 마침내 타이베이가 핵으로 날아갈 때 미국이 맞은편 푸저우나 샤먼, 혹은 광저우나 선전에 보복 핵을 발사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일반적이다. 일단은 합리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보복 핵 공격을 감행할 때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도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것과 손익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중국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의 손실을 감수할 만큼 대만이 미국에 가치가 있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기만 해도, 역내 질서를 흔들 강한 추진력과 심리적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이 또한, 미국에는 부담 요소다.

물론 핵 공격까지 갈 최악의 사태는 지금까지 핵을 둘러싼 다양한 게임들을 보았을 때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근본적으로 양국은 대만 문제에 걸려 있는 지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아시아 태평양이 미국의 핵심 이익이 창출되는 지역이 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미국은 세계강대국이다. 미국의 진정한 핵심 방어선은 (쿠바 사태 이래로 위협받는다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서반구에 있으며, 비중이 줄 전망이긴 해도 러시아와 대치한 유럽과 혼돈을 가져오는 중동 역시 중요한 전략적 이익이 존재하는 곳이다. 대만에만 목숨을 걸 수가 없다.

영혼의 전율 

중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절대적인 힘이 아니다. 미국이 특정한 전략적 국면에서 특정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쓸 수 있는 힘, 그리고 중국이 특정한 전략적 국면에서 특정한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힘의 균형과 상대적 배분 상태가 진정으로 중요하다. 이러한 정치적인 요소까지 모두 고려하면 중국이 훨씬 투지가 불타오를 수밖에 없으며 절박할 수밖에 없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자신이 1840년 이래로 100년간 지속된 외세의 침탈을 물리쳐내고 하나의 중국을 건설해낸 역사적 정당성이 있는 나라라고 자신을 규정한다. 이러한 민족주의적 수사는 중국 공산당이 경제적 번영과 함께 대내적 정당성을 이루어내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로 활용됐다. 그 뿌리를 포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요구가 올바르든 올바르지 않든(분명히 난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함을 밝힌다),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시드 마이어의 명작 게임인 ‘문명 4’에서 민족주의를 개발하면 나오는 나폴레옹의 말이 있다.

“사람은 하루에 쥐여주는 돈 몇 푼이나 하찮은 명예를 얻고자 목숨을 걸지 않는다. 영혼에 대고 하는 말만이 그 사람을 전율시킨다.”

나폴레옹

옳든 옳지 않든 대만 문제가 중국 지도부와 인민들의 영혼을 울리는 말이라는 것, 즉 목숨을 걸고 덤벼들 문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남은 해법 – 양안의 통일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인가? 무력을 통한 해결은 절대 선택해서 안 되는 선택지다. 미·중 양국 관계가 훼손되는 것은 공멸을 의미할 뿐이다. 사실상 미국이 대만을 지켜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점점 희박해지겠지만, 설령 긴장과 갈등 상황에서 대만을 얻는다고 해도 중국 역시 패자가 될 것이다.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이 억압적으로 나오는 중국의 행보에 긴장하여 미국에 더욱 밀접히 붙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는 사실만을 인식하게 될 뿐이다. 이는 또 다른 긴장과 갈등을 낳으며, 미국 경제에 버금가는 거대한 경제권이 이탈하는 것,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부와 권력이 집중된 지역의 교류가 축소되는 것은 고도로 통합된 세계 경제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결국, 해결책은 양안의 통일밖에는 없다. 하지만 대만인이 원하지 않는 한 이는 실현될 수 없는 선택지이다. 양안 통일은 상호 합의로서, 다시 말해 대만 국민이 이를 원할 때만 성사될 수 있다. 그럴 경우 본격적으로 투자될 중국 중앙정부의 자금으로 진퇴양난인 대만 경제에 돌파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이 권위주의적인 당의 통제를 지속하는 이상 대만인이 이를 원할 리는 없다. 나폴레옹이 말한 것을 조금 바꾸자면 대만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고 사람은 진짜로 생존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지 않는 한 돈 몇 푼 따위에 자신의 자유를 팔아넘기지 않는다. 어찌 되었든 1인당 GDP가 2만 2천 달러3를 웃도는 선진경제권인 대만은 자신의 자유를 자발적으로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다.

자유 나비 석방 손 구원 탈출 해방

돌파구 – 홍콩 

답은 다시 하나로 모인다. 중국이 점차 개방적이고 시민 자유를 존중하는 나라로 변해가는 것이다. 몹시 길고 힘든 과정이 될 것이며 그 결과와 성공도 결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자유를 보장해주겠다고 대만인들이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신뢰를 주지 않으면 그들은 중국을 선택할 리 없다.

다소 음울하게도 그간 중국 정부는 이러한 신뢰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임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대만인들이 합당한 이유로 중국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하면, 커지는 중국의 힘과 지역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미국의 전략적 충돌 접촉면도 계속 확대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번영에도 부정적 영향만을 줄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당장 레닌주의적 당 통제를 포기하고 다당제 민주주의로 바로 가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우선 그럴 가능성 자체가 없다. 다만 점진적인 자유화로 이행하면서 외부적으로, 그리고 그만큼 중요하게도 내부적으로 신뢰성 있는 모습을 서서히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중단기적으로 일단은 싱가포르 모델을 수용하고 장기적으로 대만 모델을 수용하는 등 다양한 경로들이 있다.

나는 여기에서 홍콩 문제를 돌파구로 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만인들이 홍콩에서 늘어만 가는 공산당의 통제에 불안해하여 민주진보당 지지로 대폭 돌아섰듯이, 반대로 중국 정부가 홍콩의 자유를 다시 보장해주는 쪽으로 타협을 이루어낸다면 대만인들에게 역으로 큰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구체적 방안이 뭐가 되었건 확실한 건 극히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은 당연히 이러한 과정을 너무 자극하지도 말고 내버려 두지도 말아야 한다. ‘관리’해야 한다.

홍콩


  1. 하름 데 블레이(Harm de Blij)라는 지리학자는 자코타(‘JAKOTA’)라는 명칭을 제안하기도 했으나 그다지 인기는 없는 듯하다.

  2. 미소 곡선(Smiling Curve): R&D – 제조 – 마케팅에 이르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의 그래프. 미소 짓는 곡선처럼 양 끝이 높고 가운데가 제일 낮다. 대만의 컴퓨터 회사 에이서의 창업자 스탠 쉬가 주창한 개념이다.

  3. 2015년 기준, IMF 자료(2016.10)에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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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임명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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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이 부족한 학부생입니다. 세계를 설명하는 많은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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