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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사람들: ‘독일에서 예술하기’ 김예술(가명) 인터뷰

세계 주요 예술 행사(카셀 도큐멘타와 비엔날레, 트리엔날레 등)를 개최하면서 전 세계 예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독일. 그중에서도 베를린은 다양한 문화가 모이는 광장으로 많은 예술가로부터 사랑받는 도시입니다.

앞으로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계 종사자를 만나 그들의 생각과 철학을 슬로우뉴스 독자와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필자)

베를린에서 ‘독일에서 예술하기’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김예술(가명) 씨를 만났다.

  • 일시: 2015년 9월 초
  • 장소: 베를린 동물원 근처 카페
독일에서 예술하기 로고 (디자인: ⓒeyi, juyeon kim)

‘독일에서 예술하기’ 로고 (디자인: ⓒeyi, juyeon kim)

 

-안녕하세요.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독일에서의 문화와 예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독일에서 예술하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어떤 계기로 페이지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사실 무작정 시작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해오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바탕이 되어 시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직접적인 계기는 제가 베를린에서 지내면서 여러 한국 유학생 및 한국 작가분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던 것이에요.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이 낯선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많은 에너지를 너무 학업과 일에만 쏟아서 아쉽게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 보였어요. 그래서 ‘여유의 부재’라는 부분을 해소하려는 한 시도로서 ‘독일에서 예술하기’ 페이지를 만들게 되었어요.

-마음의 여유도 중요하지만, 우선 낯선 환경인 외국에서 생활을 잘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자신이 하는 일에 다 쏟아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물론 자신이 하는 일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에너지를 먼저 집중해야죠. 하지만 목표에 도달해가는 과정 중에 소모된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너지를 충전함과 동시에 정서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외국생활을 잘 이어나갈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낯선 환경에서 잘 버틸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네, 그렇죠. 그리고 저는 문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우리가 정서적으로 훨씬 안정될 수 있고 특히나 예술을 통해서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독일에서 예술하기’라는 페이지를 통해서 문화 및 예술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그것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서 기능을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죠.

-문화와 예술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하신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럼 ‘독일에서 예술하기’라는 페이지 이름도 이 같은 기능을 염두에 두고 지으신 건가요?

그걸 염두에 두고 지은 건 아니에요. 사실 처음에는 페이지 이름을 단체 혹은 회사와 같이 결속력이 보일 수 있는 이름을 지을까도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된다면 누구든지 편안하게 볼 수 있고 거리낌 없이 참여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바보(?)스럽고 편안한 느낌이 되었어요. ‘삶 그 자체가 곧 예술이기도 하다.’라는 것이 제가 이 페이지 이름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인 것 같기도 하네요.

-‘독일에서 예술하기’라는 말은 참 간단하면서도 많은 의미가 내포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좋네요.

그렇게 느끼신다니 다행입니다. (웃음)

'독일에서 예술하기' 페이지에 게시한 축제 정보로 게시한 'Sputnik Springbreak' 페스티발 모습. https://www.facebook.com/diaberlin/photos/a.561037177368919.1073741831.560497790756191/645731572232812/?type=3&permPage=1

‘독일에서 예술하기’ 페이지에 독일 축제 정보로 게시한 ‘Sputnik Springbreak’ 페스티발 모습.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 페이지는 누구든지 편안하게 참여 가능한 온라인 공간이라는 점이 굉장히 특색이 있는데 앞으로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스템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나요?

저희 페이지가 지향하는 방향은 열려 있는 페이지가 맞습니다. 그리고 시스템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특별한 목표를 바탕으로 운영되지는 않지만, 페이지에 담기는 콘텐츠 조율에 있어서 필요한 최소한 시스템으로서 관리자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활동하려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열려있는 공간이라고 보는 편이 적절하겠네요.

-최근 진행된(인터뷰 당시 시점에서. – 편집자) 프로젝트 ‘독일에서 놀아줄 사람을 찾습니다’가 페이지가 지향하는 참여 가능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자면?

‘독일에서 놀아줄 사람을 찾습니다’ 프로젝트는 저희 페이지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프로젝트 중 하나예요. 월간 리포터(베를린 거주자), 주간 리포터(독일 거주자) 그리고 디렉터(베를린 거주자)와 같이 세 가지 분야에서 일정 기간 동안 같이 놀 사람을 모집을 한 뒤, 신청하신 분께서 제안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한 가지 특징이라고 한다면, 월간 리포터에게는 모나츠 카르테(Montaskarte: 한 달 교통 이용권)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나츠 카르테를 지원하는 방식 때문에 지원하시는 분들이 종종 갑-을 관계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계시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진행 방식에 관해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나츠 카르테를 선택한 이유에는 활동에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전에 모나츠 카르테라는 하나의 상징을 통해서 누군가가 어떤 활동을 하는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반영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7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서 정해진 형식 없이 참여자 각자의 개성 있는 접근방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가 생성되다 보니 모두에게 좋은 계기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이어 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프로젝트네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방향성을 지닌 페이지를 관리하시고 계시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하셨나요?

모두를 위한 목적으로 특별한 무언가를 했다기보다는 그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일찍이 커뮤니티 활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소모임을 종종 만들었었어요.

그리고 나아가 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예술 프로젝트와 파티를 기획하는 일을 했어요. 큰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그때그때 다 같이 재밌게 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오다가 취미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여러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시작한 작업이 지금 여기 베를린에서까지 이어진다는 게 새삼 신기하기도 하네요. 여기서 활동하면서 만난 예술문화 활동들에 관심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한국에서 하던 기획일들을 이곳에서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해 지금은 베를린까지. 많은 도시 중에서도 베를린에 이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유럽 여행을 하다가 베를린에 처음 왔을 때, 그때까지만 해도 이 도시에서 계속 지낼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었죠. 그런데 베를린에 도착해서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베를린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느낀 베를린은 굉장히 유동적인 도시였어요. 뭔지 모를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만 같은 설렘이 생겼죠. 앞서 여행했던 런던, 파리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있다고 느껴졌죠.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어떠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없는 그 모호한 뉘앙스가 아직 호기심 많은 저에겐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린 우드 페스티발' (출처: 독일에서 예술하기) https://www.facebook.com/diaberlin/photos/a.561037177368919.1073741831.560497790756191/645731595566143/?type=3&permPage=1

‘그린 우드 페스티발’ (출처: 독일에서 예술하기)

-말씀하신 베를린의 느낌이 어떠한지는 독자들이 베를린에 직접 와보셔야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고 베를린에 대해 궁금해하실 독자분들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독일에서 예술하기’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국에서 지냈을 때처럼 마냥 부지런하게만 살려고 한다면 금방 지칠 것 같았어요. 잘 쉬고 잘 놀면서 지내다 보니 안될 일도 더 잘 풀리는 것 같았고, 해야 할 일들보다 하는 일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야 삶에서 느낀 이 만족들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으면 싶었어요. 페이지를 운영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인터뷰 당시의 시점에서 – 편집자)이 조금 지났고, 콘텐츠를 담아내는 부분이 아직은 많이 서툴고 모자랍니다.

베를린에 거점을 두고 진행하다 보니 독일 전역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담아내는 것 역시 아직 역부족입니다. 페이지를 접하고 느끼고 계신 아쉽고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 기탄없이 조언을 해주시고 방법을 일러주신다면 귀 기울여 듣고 개선을 해나갈 의향이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인터뷰를 계기로 페이지를 구독하고 계신 분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더 힘내서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잘 쉬고 잘 노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독일에서 예술하기’ 페이지의 활동을 기대하며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인터뷰 제의에 선뜻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야말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일에서 예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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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이정훈
초대필자, KUNST TALK 기획·운영자

현재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미술사학(동양)과 중국학을 전공 중이며 DNA Berlin 갤러리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역임했다. 2015년부터 베를린을 기반으로 매 달 한 명의 작가와 함께하는 "KUNST TALK"를 기획 및 운영 중이다

작성 기사 수 : 1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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