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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5년 실형, 타당한가: 세월호 집회 사건

슬로우뉴스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최근 주요 판결들을 소재로 진행 중인 ‘광장에 나온 판결’을 연재합니다. 이 연재가 일부 전문가의 관심사에만 머무는 판결과 그 의미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 주최로 최근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 해당 판결의 의미를 남경국(헌법학 연구자, 독일 쾰른대 법정책연구소) 박사가 논평합니다.

세월호 집회 사건

쟁점: 

  • 세월호 1주기 집회(미신고 집회) 주최자인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를 처벌해야 하는가. 처벌해야 한다면 얼마나 중하게 처벌해야 하는가.

판결: 

  • 한상균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다.

사건번호와 담당 재판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합12, 2016고합46(병합), 2016고합102(병합)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 재판장 판사 심담, 판사 함철환, 판사 박가람
한상균 위원장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0965574.html

한상균 위원장 (사진 제공: 민중의소리)

2016년 7월 4일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과 벌금 50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제1심 재판부는 선고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습니다.

“2015년 4월 16일 개최된 세월호 범국민추모행동 등 집회의 실질적인 주최자로서 미신고 집회에 참가한 후, 서울광장 앞 세종대로 등의 전 차로를 점거하거나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인 청와대 방면으로 진행하려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집회참가자들과 공모하여 육로의 교통을 방해하였다. 또 경찰의 차벽에 의하여 행진이 차단되자 경찰공무원의 방패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을 하였고, 시위대로 하여금 경찰관 폭행을 선동하였다. 그리고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인 국회 앞에서 연좌집회를 하였다.”

헌법 제21조는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는 평화적 집회”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제1심 재판부도 밝히고 있듯이 폭력집회는 헌법이 보호하지 않습니다.

해당 집회가 일부 폭력집회로 변질된 것도 사실입니다. 시민단체들의 현재의 집회문화도 되돌아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집회현장의 일선에 선 경찰들과 무리한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는 식의 대응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중형 선고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와 헌법의 가치와 정신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판결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거꾸로 된 건 너희들이 아니라 우리들인 것 같다. 거꾸로 된 세상에서 살게 해서 미안해.” (글/그림: 최남균) https://www.facebook.com/leepary

“거꾸로 된 건 너희들이 아니라 우리들인 것 같다. 거꾸로 된 세상에서 살게 해서 미안해.”
(글/그림: 최남균)

첫째, 미신고 집회는 무조건 해산명령 가능?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 개최가 허용되지 않는 집회 내지 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 옥외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다.”

-대법원 2012.4.19. 선고 2010도6388 전원합의체 판결

그런데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평화적 집회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해산명령을 하였고, 해산에 들어갑니다. 그 와중에 집회참가자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납니다.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지 않음에도 경찰이 먼저 물리적 대응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제1심 재판부가 해산명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2015년 대한민국의 모습: 2015년 11월 14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있었던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백남기(69) 보성농민회 회장. 쓰러진 뒤에도 집요하게 백남기 회장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대한민국 경찰 혹은 박근혜 정부. (사진 제공: 공무원U신문) http://www.upublic.co.kr/

2015년 대한민국의 모습: 2015년 11월 14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있었던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백남기(69) 보성농민회 회장. 쓰러진 뒤에도 집요하게 백남기 회장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대한민국 경찰 혹은 박근혜 정부. 대형 집회에서 항상 경찰의 과잉 대응이 문제되고 있다. (사진 제공: 공무원U신문)

둘째, 집회 중 도로점거는 일반교통방해죄?

헌법재판소는 이에 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형법 제185조 일반교통방해 조항은 집회의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개별 구체적인 사례에서 일정한 교통방해를 수반하는 집회가 일반교통방해 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는지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

“그러나 교통방해가 헌법상 보장되는 집회의 자유에 의하여 국가와 제3자에 의하여 수인되어야 할 것으로 인정되는 범위라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헌재결 2010.3.25, 2009헌가2

제1심 재판부도 해당 집회가 공익 목적의 집회였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이끄는 민주노총이 주최한 민중총궐기 집회가 내세운 주장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등 경청하여야 할 내용이 있다. […] 민중총궐기 집회를 비롯한 이 사건 각 집회 배경에는 고용불안과 임금 문제 등 사회적 갈등요소가 있다”

즉, 해당 집회의 목적이 교통방해의 목적이 아님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 집회는 대규모 집회였습니다. 대규모 집회는 안전 등을 위하여 인도가 아닌 도로에서 집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경찰 차벽, 왜 위헌·위법인가? 7/9 -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모든 길을 완전 봉쇄 : 2015. 4. 18. 종로구 인사동 북측입구입니다. 관광객들의 통행마저 막았습니다. 불법행위로 시민불편 초래하는 것은 경찰입니다.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공익 목적의 대규모 도로상 집회야말로 헌법재판소가 말하는 국가와 제3자가 그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집회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해당 집회를 주최하였다는 이유로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것입니다.

셋째, 청와대 진행 차단 차벽 설치는 정당하다?

집시법 제11조는 국회와 청와대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m 내의 장소에서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청와대로부터 1km 이상 떨어진 곳에 차벽을 설치하고 행진을 막고 있었습니다. 이는 명백히 집시법 제11조의 청와대 100m 밖의 장소에서의 집회 허용에도 반하는 과잉조치입니다.

이와 같은 경찰의 조치는 헌법과 집시법 위반입니다. 또한, 도로에 선제적으로 차벽을 설치하여 교통소통 자체를 통제하는 것도 과잉조치입니다. 집회참가자들은 해당 장소를 행진을 통하여 지나가려 할 뿐입니다. 오히려 경찰의 차벽 설치로 인하여 교통방해가 장시간 발생합니다.

이미지 제공: 참여연대

이미지 제공: 참여연대

넷째, 국회 앞 연좌시위도 처벌 대상?

집시법 제11조는 절대적 집회금지 장소 규정입니다.

헌법은 국민의 헌법상의 권리인 기본권과 관련하여 원칙적 허용·예외적 제한을 통하여 기본권의 최대보장·최소침해를 핵심으로 합니다. 최소한 ‘원칙적으로 금지하더라도 예외적으로는 허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과잉금지원칙 위반으로 위헌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집시법 제11조는 절대적 집회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명백히 우리 헌법 제21조에 위반되는 규정입니다. 또한, 연좌시위 자체는 헌법과 집시법이 금지하는 폭력집회가 아닙니다. 연좌시위 자체는 평화적 집회로 간주됩니다.

국회

다섯째, 다친 경찰과 차량파손 등의 형사책임?

제1심 재판부는 시위 진압 중 발생한 경찰의 인적 손해와 차량 파손 등에 대하여 ‘특수 공무 집행방해’, ‘특수 공용물건 손상’의 책임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1심 재판부는 피고인 등이 “페트병 던지지 마세요.”라며 시위대의 페트병 던지는 행위마저도 제지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판결문 인정사실 어디에도 피고인이 집회참가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경찰들을 향하여 폭력을 행사하라고 지시한 부분이 없습니다.

물론 “위에 걸리적거리는 것 다 깨버려, 깃대로”라는 발언을 하였지만, 이는 물건 등에 대한 파손 지시는 될 수 있을망정, 그렇다고 하여 이것이 경찰에 대한 물리력 행사 지시로 볼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또한, 자신이 행하지 않은 행위로 인한 차량파손 행위의 책임을 묻는 것도 부당합니다. 그렇다면 실질적 주최자라는 이유로 경찰의 인적 손해와 물적 손해 전부를 주최자의 형사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자기 책임 원칙에 반하고, 형벌과 책임과 관계에도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앞서 살펴본 몇 가지 점에서 제1심 재판부의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5년의 실형 선고는 헌법에 위반됩니다. 항소심 재판에서는 헌법과 헌법적 가치와 정신에 따른 판결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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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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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국가 파수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입니다. 시민의 힘으로 법원, 검찰, 변호사를 바로 세웁니다.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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