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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4대 격전지: 비전 없는 후보자들의 난투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특정 후보의 당선을 비교적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여러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는 곳도 있다. 이런 경합 지역 중에서 특히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네 곳을 추려 유력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봤다.

  • 서울 종로 –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
  • 서울 서대문갑 –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
  • 서울 노원병 –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 대구 수성갑 –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국회의원 선거의 목적

국회의원 정책선거의 목적은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국가발전을 이루고 국민의 삶과 질을 높이는 정책을 공약으로 개발해 언제까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 실시기한,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 공약 간의 추진 우선순위를 명시해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는 정당과 후보자가 낸 공약을 다각도로 판단하여 가장 적합한 인물을 뽑는 것이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공약 구분

실제로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입법), 행정부를 감시하고(국정 감시), 국민의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예산심의)를 다루는 것이 주요 책무다. 그런 관점에서 후보자들이 낸 공약을 살펴보면 어떨까?

국정을 위한 공약 vs. 지역을 위한 공약

하지만 4대 격전지 후보 대부분은 국회의원의 권한과 범위에 맞지 않는 공약을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지역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지역 민원성 공약에 치중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의원의 역할을 포기하고 구청장이나 구의원 역할을 하겠다는 행태로 볼 수 있다. (이는 모든 지역구 선거의 공통된 현상이기도 하다)

국정 공약과 지역 공약

선거용으로 급조되고 재정 추계도 제대로 없는 공약은 아무리 장밋빛으로 보일지언정 실현 가능성이 작을 수 밖에 없고 당선 후 무리하게 업적을 세우기 위해 갖은 폐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만 크다. 정당 공천이 지연되어 정책생산, 홍보보다는 후보자 개인에게 홍보의 초점을 맞추는 것도 큰 문제다.

공약을 국정을 위한 공약과 지역을 위한 공약으로 나눴을 때 지역 공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의 경우 국정 공약이 아예 없고, 시장이나 구청장, 교육감 등이 해야 할 사업에 대한 공약으로 채워져 있다. 즉 국가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 대안을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민생을 위한 공약 vs. 개발을 위한 공약

공약을 다른 형태로 분류해볼 수도 있다. 민생을 위한 법안과 개발을 위한 법안이 바로 그것이다.

2016년의 대한민국은 가계부채 1,200조 원, 청년실업률 12.5%, 재정적자 167조 원, 전·월세 가격 43개월 연속 상승 등 파탄 난 서민경제와 양극화·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그런데, 서민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민생 공약보다는 시설증대나 대규모 투자사업 등 개발 공약들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민생 공약과 개발 공약

당선 후 4년 동안 서민 경제를 살리거나 일자리를 늘리고, 복지에 신경을 쓴다고 약속해도 그걸 다 이루기 어려울 판에 오히려 재개발과 재건축, 각종 시설 유치·조성·건립, 도로·교통 건설·보수 등 토목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약속이 더 많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격전지 4곳의 공약 총평

우리사회는 양극화·불평등해소, 민생회복과 복지정책, 정부혁신과 정치개혁, 청년과 교육문제, 그리고 남북관계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민의 삶이 날로 팍팍해지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국가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과제와 대안을 확립하는 것은 국회의원 선거의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주요 격전지 모두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약이라기보다는 구청장, 구의원, 시의원 수준의 공약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정당은 서민경제 활성화나 일자리·주거 안정 등을 큰 목소리로 외쳤으나 정작 후보 당사자들은 이를 공약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일꾼이 되고 싶다면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라 지방선거에 나와야 할 것이다. 자신의 철학과 경력을 바탕으로 소속 정당의 정책을 제대로 반영한 공약을 제시하고 국가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주는 국회의원 후보를 우린 언제쯤 가질 수 있을까.

위의 분석을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국가비전 뒷전, 구청장 후보로 전락한 국회의원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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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지호
초대필자, 경실련 활동가

모두가 "모두" 일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는 시민단체 활동가이자 어디서든 무엇이든 배우고 싶어하는 만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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