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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돈 벌려면 언론하지 마 (딴지일보 원종우) [특집]

“돈 벌려면 딴 일하란 말이야. 왜 언론을 해? 다른 일을 하지. 내가 말한 게 복잡해? 다 탐욕 때문이잖아. 언론입네 하면서 폼은 폼대로 잡고, 독립성이니 뭐니 하면서 위선은 다 떨고…”

원종우 (파토)

딴지일보 최고 인기 필자이자 전 편집장, 현 논설우원을 맡고 있는 원종우(필명 파토, 신지)에게 딴지일보에 대한 애증과 한국에서 독립언론의 현실, 그리고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입장을 물었다. 그는 예의 부드럽지만 거침없는 말투로 한국에서 언론한다는 것의 보람과 괴로움, 딴지일보와 나꼼수의 묘한 동거관계에 대해 털어놨다.

딴지식 사족 하나. 원종우가 누군지 모른다면, 그가 2010년 연재한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을 우선 한번 읽어보시라! 위키백과 ‘원종우’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독립언론의 길

– 지난해 만났을 땐 무급 휴직상태였다. 복귀했나.
“지금은 딴지일보 논설우원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 출근한다.”

– 일주일에 두세 번 출근?
“매일 출근해봤자 할 게 없다. 편집부 일이라는 게 기사 받아서 교열하고, 편집하는 일인데, 내가 그런 일 하기는 좀 그렇고… 그래서 가도 좀 뻘쭘하다. 현 편집장인 너부리가 내 후배 아닌가. 어쨌든 내 역할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쪽에 치중해 있고, 편집부 사무실 출근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다.”

–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한국에 독립언론은 가능한가.
“민노 씨가 말하는 독립언론이 어떤 건가?”

– 자본(거대광고주)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 저널리즘의 양심으로 기사를 쓰는 언론을 소박하게 독립언론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가령 중앙일간지에서 광고를 거부한 보리출판사 책을 슬로우뉴스에서 함께 이벤트로 소개한 일이 있다.
“상업 언론이 출현한 이래 저널리즘과 ‘장사’는 언제나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 언론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입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영리 추구가 지나치면 반대로 언론의 소명에 소홀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언론의 본령에 충실하면서도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동전을 세로로 세워두는 것만큼 어렵고도 아슬아슬한 일이다.

독립언론이라는 형태로 영향력을 가지길 원한다면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 언론 하면서 비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두 가지다. 우선 돈을 아주 많이 벌거나, 처음부터 돈을 벌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경우다. 전자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고, 결국 부업으로 언론을 할 수 있는 언론일 수밖에 없는데, 그런 언론조직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 언론 기업이 자본과 긴장하면서 현실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선이 있다고 보나. 있다면 어느 선까지 타협할 수 있을까.
“독립언론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타협해선 안 된다고 본다. 존재 의미가 없어지니까. 독립언론 운운하면서 위선 부릴게 아니다.”

딴지일보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기성언론

– 딴지일보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
“회사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월급이 안나오거나 늦게 나올 때 솔직히 괴롭다.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다. ‘불안감’이 힘들다. 딴지일보 초기인 2000년대 초에는 직원규모가 40명이 넘었다. 제대로 된 언론사가 아니라서 조직구성이 불안했던 시기다. 사람만 많고, 업무와 직무 분담이  안 됐고. 그게 또 스트레스로 작용했던 것 같다.”

– “제대로 된 언론사가 아니다”라고 했는데 무슨 말인가.
“매체적 관점에선 우리 기사, 우리 아이디어를 그냥 가져다 쓰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출처 표시를 하지 않더라. 우리의 정보력, 아이디어,  역량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언론사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제대로 된 언론사가 아니다”라는 말은 이런 측면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예전에만 그랬던 건 아니다. 예를 들어, 한 2년 반 쯤 전인가? 소녀시대 글(파토의 소녀시대 등)을 썼는데, 꽤 히트였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글을 인용하고 싶다고 나에게 연락이 왔다. 그래서 인용조건으로 딴지일보만 명시하라고 답했다. 그런데 결국 ‘모 인터넷 사이트’라고 방송이 됐다. 이런 식의 행태가 딴지일보 역사상 비일비재하다.

또 하나 예를 들자. 한지수 온두라스 사건의 경우에도 딴지일보의 역할이 큰데, 언론사들에선 평가해주지 않는다. 국회의원이나 정통(?) 언론사 기자 같은 경우에는 평가하면서, 딴지일보는 그네들이 보기에 ‘정식 언론사’가 아니라고 평가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마땅히 평가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리도 그러려니 한다.”

– 고답적이고, 관행적인 인식의 문제 같다.
“언론사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딴지에 대한 반감과 질투가 있다고 본다.”

– 딴지에 대한 반감과 질투?
“딴지의 고유한 정체성이랄까. 다른 언론사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거침없이 한다는 건 질투심의 대상이고, 그 과정에서 육두문자라든지 그들이 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표현들을 맘껏 사용하는 것은 반감의 요소이지 않을까. 가령 언론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등은 반감의 명분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이런 반감과 질투가 동시에 작용하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딴지를 직간접으로 디스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 딴지일보, 언론사 등록은 했나.
“언론사 정식 등록한 건 불과 4, 5년 전인 2008년 쯤으로 기억한다. 그 전에도 실질적인 언론행위를 했지만, 법적으론 그냥 ‘인터넷 사이트’였다.”

– 언론사 등록 전후를 비교하면 어떤가.
“전에는 출입증 등을 받기 어려웠던 상황이었고, 즉 막말로 기자로서 보호를 받지 못했다. 등록 후에는 말과 행동이 어느 정도는 부자유스러워졌달까. 대표적인 사례는 나꼼수에서 김어준 총수가 특정후보 지지발언을 했을 때, 선거법상 금지되는 언론사의 지지발언으로 해석돼서 고발됐다. 지금도 조사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 언론사 등록 이후 이익은 없나.
“별로 없는 것 같다. ‘죽지 않은 돌고래’ 기자가 홍석동 필리핀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경찰이나 관이랑 협조할 때는 필요한 경우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이전과 별 차이는 없다. 나꼼수 김총수 선관위 위반 건에서 부정적인 면도 있고. 정식 언론사 등록을 했으니 기자로서 보호받을 게 있으려니 하는 마음의 위안 정도랄까.”

딴지에 대한 애증: 딴지일보와 나꼼수

– 나꼼수와 딴지일보의 관계가 궁금하다. 둘은 한몸인가.
“설정된 관계가 없다. 회사로선 한몸인지만, 체제(편집이나 콘텐츠 제작, 인적 교류)로선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 나꼼수가 돈을 많이 벌었으니 딴지일보에 투자했을 것 같은데.
“벙커에 투자 많이 했다. 딴지 편집부도 벙커로 옮겼고. 그리고 딴지류(나꼽살 등)도 다 거기에 있다. 나꼼수의 성공을 통해서 딴지일보에 재투자되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 공간적이고, 형식적인 결합이지 화학적인 결합은 아니라는 말처럼 들린다. 각자 생존을 모색하는 건가.
“처음 전제는 맞지만, 각자 생존을 모색하는 정도는 아니고,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하나의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버는 돈은, 까놓고 이야기해서, 나꼼수한테 나오고… 하지만 매체로서 나꼼수의 성공이 딴지일보의 매체 파워를 업시켰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다.”

– 아쉬움이 없지 않겠다.
“나꼼수 태동 때를 회상하면 나꼼수는 딴지일보에서 총수가 벌이는 방계의 작은 비영리사업으로 시작했다. 거의 총수의 개인적인 활동이라고 느꼈다. 김용민은 한겨레와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딴지일보 내부가 아니라 외부 사람을 불러와서 시작했는데, 너무 떠버린 거다. 내 입장에선 딴지일보라는 매체를 살리고, 활성화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김총수도 딴지일보를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였겠지만…”

– 딴지일보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진다.
“정확히는 딴지에 대한 애증이 있다. 확고한 생각은 딴지일보라는 온라인 미디어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거다. 충분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 방계의 여타 사업들 다 좋다. 하지만 딴지일보 사이트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중심이 없다. 딴지그룹의 중심은 딴지닷컴(딴지일보)이 되어야 한다.”

– 딴지닷컴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기에는 딴지라디오(나꼼수)도 포함되는 건가.
“나꼼수가 돈 벌고, 인기 있고 다 좋은데, 매체의 무게가 어디에 실리는가가 중요하다. 조선TV가 아무리 잘된다 한들, 중심은 조선일보가 아닌가. 똑같은 이치로 딴지그룹이 잘되려면 딴지일보가 중심이 서야 한다.”

– 딴지일보가 딴지그룹의 중심이 되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딴지일보에 좀 더 투자가 되어야 한다. 딴지일보를 통한 자생적인 수익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독자들의 선택권을 다양하게 보장하는 시스템화된 후원 모델이 필요하다고 본다. 딴지일보의 기사 질과 양이 보장되어야 하니까. 투자해야지. 투자가 대단한 게 아니라, 글 잘 쓰는 사람들 원고료나 줄 수 있으면 된다. 그래야 좋은 필자를 끌고 올 수 있으니까. 편집부 직원과 글쓰는 사람에 대한 대우가 1순위가 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딴지는 좀 더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그것이 문제로다

–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폐지하자. 포털 기사들 봐라. 해도 너무한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국제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망신스러운 사태

“최근 몇 년간 심화하고 있는 저급하고 선정적인 뉴스 행태는 정상적인 수위를 넘어서고 있고, 그 선봉에 거대 포털 네이버가 도입한 뉴스캐스트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뉴스 선정과 제목 편집의 권리를 개별 언론사에 줌으로써 일견 많은 권한과 자유를 보장하는 듯 하지만 실은 과열 경쟁을 부추겨 사기성 기사와 제목을 양산하는 것이 이 뉴스캐스트 시스템이고, 그 결과 진지한 언론사들의 기사 제목마저 <내셔널 인콰이어러> 나 <뉴스 오브 더 월드>, <선데이 서울> 에 버금가는 황색언론의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내용의 부실함은 둘째치고, 처음에는 ‘충격’ 운운하던 단순 자극의 형태에서 이제는 ‘~한다는 말이’, ‘얼짱 여승무원 돌연’ 따위의 더 노골적이면서도 교묘한 낚시성 문장으로 다변화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유통되고 있다.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배우의 이야기를 ‘불륜 여배우 외간 남자와~’ 따위의 카피로 마치 국내 유명 배우의 스캔들인 양 위장하는 것 정도는 이제 일상적이며 이런 예는 끝도 없다.

이런 행태 때문에 현재 인터넷 포털의 언론기사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극히 낮아져 어떤 제목을 봐도 기대가 되지 않고, 내용을 읽고 나서 실소조차 짓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적 관점이나 논조를 떠나 진지한 언론으로서의 이미지를 언론사 스스로 실추시키는 이런 작태는, 그 사회적 역기능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망신스러운 사태라 아니할 수 없다.”

– 딴지일보 선정성도 만만찮다.

딴지일보의 파격은 캐스트 미끼질과 본질에서 다르다

“혹자는 선정성의 대명사인 딴지일보의 논설우원이라는 자가 이런 비판을 한다는 점을 모순으로 지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딴지의 선정성은 애초부터 표방한 정체성의 일부로서 패러디/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이자 주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유머와 쾌활함의 일환이다. 이런 특성은 최근 새로운 인터넷 미디어의 일종이라고 할 팟캐스트를 활용한 <나꼼수>를 통해 대중적인 레벨에서 의미 있게 발현되었다고 본다.

딴지일보는 일반 언론과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90년대 이후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언론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기업적 관점에 매몰된 채 권력과 부를 쥔 기득권층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족벌언론의 독점적 발언권과 그 오용에 의한 폐해에 대한 반성과 저항이라는 말이다. 딴지일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엉뚱하고 하찮은 주제와 소재를 찾아내 끈질기게 풀어내는 소위 ‘엽기성’과 각종 사안에 대한 가식 없는 접근, 계산된 유머, 그리고 주요한 정치, 사회, 경제적 이슈에 대한 이면을 찌르는 분석과 문제 제기로 기성 언론의 빈틈을 채웠기 때문이다. 이후 여러 종류의 인터넷 언론들이 나타나 대자본과 관료적인 시스템에 종속된 언론계에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건강한 대안으로서의 영향력을 키워 왔다.

딴지일보와는 또 다른 색깔의 나꼼수가 가진 영향력, 그에 따른 선정성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지만, 보도와 조사, 증언을 바탕으로 한 폭로 저널리즘과 뉴스캐스트로 촉발된 내용 없는 상업적 선정주의는 본질에서 다르다. 이런 차이를 구별하는 기본적인 지성과 체면이라도 갖춘 언론 환경, 그리고 여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유저들의 의식이 갖춰지지 않은 지금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향후의 인터넷 언론의 미래는 밝지 않다.”

– 딴지일보는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들어가려고 한 적 없나.
“우리도 네이버 캐스트에 들어가려고 시도했다. 캐스트 초기에는 들어가려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 결국, 어쨌든 우린 안 했다. 우리는 고개 숙이는 걸 싫어하니까. 그런 절차나 과정을 생각하면 졸라 싫은 거지.”

사진 제공: 원종우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한 원종우는 1990년대 인디운동의 선구자로 뽑힌다. 대한민국 최초의 독립 음반으로 평가받는 “Bad Taste” (1995)를 내놨고, 2002~2006년에는 영국에서 4년 동안 기타를 전공했다. 방송작가로 참여한 SBS <코난의 시대>는 2009년 휴스턴 필름 페스티벌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종우는 무엇보다 글쟁이다. 작년에 펴낸 <구라 논픽션: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를 그는 프로레슬링에 비유했다. “프로레슬링은 쇼지만,  쇼를 준비하기 위해 졸라 연습하고, 뛰고, 심지어는 죽기도 한다. 링에 올라가기 전까지 프로레슬링은 진정한 ‘스포츠’다. (내 책의) 스토리나 세계관은 엔터테인먼트고, 픽션이지만,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 끌어온 건 모두 논픽션”이라는 것. ‘구라 논픽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한 이유다. 책은 잘 팔리냐고 물었다. 그는 “잘 안 팔린다”고 싱겁게 답했다. 그는 올해  9월, 지난 영국 체류기간 동안 썼던 유럽 역사에 대한 글을 거의 10년 만에 출간할 예정이다. 그의 말을 빌자면, “근대 정신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본 유럽사”란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1년 빡세게 기타 배우면 레드제플린 연주할 수 있을까?”

그가 답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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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민노씨
슬로우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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