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사회 » 정보인권가이드: 인감증명서 발급에 지문날인, 꼭 해야 하나요?

정보인권가이드: 인감증명서 발급에 지문날인, 꼭 해야 하나요?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습니다, 여러분!”

1988년 8월 4일 MBC 뉴스데스크 생방송 진행 중에 생긴 해프닝을 기억하십니까? 27년이 지난 지금, 그 해프닝은 우울한 예언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손 안에 도청장치'(스마트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털면 털리는 시대. ‘천 개의 눈’으로 감시받고, 연간 1천2백만 건의 통신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받는 시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그동안의 정보인권 상담 사례‘정보인권가이드’로 정리해 슬로우뉴스에 특별연재합니다. (편집자)

정보인권가이드 목차

사례와 질문

동사무소에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으러 갔습니다. 구청 공무원이 이것저것 확인하더니 지문을 찍으라고(지문날인) 요구합니다.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지문을 꼭 찍어야 하나요?

정보인권가이드 - 지문날인

핵심 요약

지문을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인감증명서 발급대장에 서명하시면 됩니다. 지문날인 요구는 담당 공무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것일 뿐입니다.

A동사무소에서 지문날인을 하지 않으면 발급이 안 된다고 했더라도, B동사무소에 가면 지문을 찍지 않고 서명으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의 신분증은 지참하고 가셔야 합니다.)

공무원이 업무를 처리할 때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인감증명서 지문날인을 요구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그간의 관례를 따르는 것뿐입니다.

좀 더 자세히

인감증명서 발급은 인감증명법에 따릅니다. 인감증명 발급은 인감증명법 제12조에서 규정합니다.

인감증명법 제12조(인감증명의 발급)

인감증명을 받으려면 본인 또는 그 대리인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나 읍장·면장·동장 또는 출장소장에게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대리인인 경우에는 자신의 무인(拇印)을 하여 직접 제출하여야 하고, 미성년자와 한정치산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제출하여야 하며, 금치산자는 법정대리인이 제출하여야 한다.

쉽게 말하면, 인감증명법에는 본인이 발급 신청을 하는 경우에 지문 날인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만 지문날인을 해야 한다고 되어 있을 뿐입니다. 인감증명법 시행령은 본인이 인감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는 경우 서명 또는 지문날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인감증명법 시행령 제13조(인감증명의 발급)

인감증명의 발급신청을 받은 인감증명발급기관은 주민등록증등에 의하여 본인이나 법정대리인 또는 위임을 받은 자임을, 미성년자 또는 한정치산자의 경우에는 그 법정대리인의 동의여부를 확인한 후 복사방지를 위한 특수용지를 사용하여 별지 제14호서식의 인감증명서를 발급하여야 하고, 별지 제15호서식의 인감증명발급대장에 수령인이 본인인 경우에는 서명 또는 무인을, 대리인인 경우에는 무인을 받은 후 이를 교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인감증명발급기관은 주민등록증등에 의하여 신청인의 신분확인이 곤란한 때에는 제7조제5항에 따른 방법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문 요구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혹은 제한

헌법재판소는 2005년에 개인의 지문정보 수집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확인한 바 있습니다.

“개인의 고유성, 동일성을 나타내는 지문은 그 정보주체를 타인으로부터 식별가능하게 하는 개인정보이므로,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개인의 지문정보를 수집하고, 경찰청장이 이를 보관·전산화하여 범죄수사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전원재판부 99헌마513 (2005년 5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2012년 출퇴근 시 지문을 강요한 사례에 대한 권고문에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지문은 개인의 신체에 부착된 일신 전속적인 것이고 개인의 고유성이 매우 강한 생체정보로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의하여 보호되어야 할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기본권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개인의 동의 없이 지문을 채취하는 행위는 개인의 본질적인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행위는 헌법 제17조에서 보호하고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현저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12진정0030600 (2012년 6월 14일)

쉽게 말하면, 개인의 동의 없이(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문을 채취·수집·저장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나 행복추구권 등을 제한하는 행위입니다. 원치 않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 그 자체가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제한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지문이라는 개인정보를 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흔히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거나 제한한다고 말합니다.

지문은 개인의 생체정보로서 매우 강하게 보호되어야 합니다.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지문날인을 해야 하는 경우는 법률에 근거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인감증명법에는 지문날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인감증명법에는 본인이 인감증명서 발급 신청을 했을 때, 지문날인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인감증명법이 아닌 인간증명법 시행령에서 서명이나 지문날인을 하게 되어 있으나, 위에서 살폈듯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법률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경우, 시행령은 기본권 제한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때 이미 열 손가락의 지문을 날인하였기 때문에, 지문의 중요성을 잊기 쉽습니다. 평생 변하지 않는 개인의 고유한 정보이므로 되도록 지문 정보는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을 때 서명만 하려고 하는데 만약 동사무소 인감증명서 담당공무원이 계속해서 지문날인을 강요하면 어떻게 대응하면 될까요? 이렇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1. 인감증명법에는 인감증명서 발급 시 지문날인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2. 인감증명법 시행령도 본인 발급신청시 ‘서명’이나 ‘지문날인’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3. 법률에는 근거가 없고, 시행령조차 선택하게 한 지문날인을 강요하는 이유가 뭔가?

4. 법에 근거한 이유를 대지 않으면 민원을 제기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겠다.

좋은 기사 공유하고 알리기
슬로우뉴스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후원해주세요. 필자 원고료와 최소한의 경비로 이용됩니다.

필자 소개

초대필자,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진보네트워크센터와 정보공유연대 IPLeft 활동가입니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공유, 망중립성을 옹호합니다. 해적들의 세상을 꿈꿉니다.

작성 기사 수 : 53개
필자의 홈페이지 필자의 페이스북 필자의 트위터

©슬로우뉴스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슬로우뉴스 안내 | 제보/기고하기 | 제휴/광고문의
등록번호: 경기아51089 | 등록일자: 2014년 2월 10일 | 발행일: 2012년 3월 26일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 153 802-902 | 발행인: 김상인 | 편집인: 강성모 | 청소년보호책임자: 강성모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