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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7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데이트 한 번 하려면 11시간 일해야

나라별 최저임금을 비교하는 기준은 여럿이다. 한국일보는 그중에서도 ‘연애’를 택했다. 3포 세대가 포기하는 연애, 출산, 결혼, 세 가지 중 가장 기본이라는 연애(연애해야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지 않겠나). 한국일보는 ‘비슷한 코스’로 데이트를 즐긴 한국과 일본, 호주 청년의 데이트비용을 조사하고, 데이트를 위해 각국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몇 시간이나 일해야 하는지를 산정해 비교했다.

호주 서브 퍼스에 사는 대학생 에드워드가 데이트 한 번에 지출한 비용은 한화로 9만 8,225원. 일본 규슈의 대학생 나카시마 세이야는 하루 데이트에 한화로 6만 6,077원을 지출했다. 경희대 재학생 중인 유미래 씨가 하루에 쓴 돈은 6만 2,700원. 데이트코스는 비슷하지만, 노동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하루 데이트를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은 최저임금 기준으로 얼마나 될까?

  • 호주 청년: 6.6시간
  • 일본 청년: 8.97시간
  • 한국 청년: 11.22시간

세 나라 중 가장 적은 데이트 비용을 쓴 한국 청년은 가장 많은 시간을 노동에 투자해야 한다.

450원 오른 2016년 최저임금(시급) 6,030원을 기준으로 해도 한국 청년은 하루 데이트를 위해 10시간 넘게 일해야 한다. 높으신 분들은 아마 ‘좀 더 알뜰하게 연애하라’고 하지 않을까?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오붓하게 놀면 되지 않느냐고. 그런데 한국 청년들은 집이 없다.

한국일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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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겨레의 작문시험 A/S 

언론사 공채시험은 ‘고시’도 아닌데 고시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이유는 범위도 주제도 정해진 게 없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기준도 점수도 고지하지 않으니 왜 떨어졌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 2015년 7월 27일 새 식구를 맞은 한겨레는 적어도 필기 작문시험에 있어 평가 기준을 알려준다.

한겨레 2차 전형 작문 평가위원인 이재훈 기자가 작문시험 A/S에 나섰다. 이재훈 기자는 여러 가지 실제 글을 제시하며 글의 문제점과 좋은 점을 짚어낸다.

  • 본인만의 경험이 부족한 글
  • 경험은 있으나 경험이 사회적인 메시지로 확대되지 않는 글
  • 보편적인 사례를 제시하지만 진부한 일반론에 빠진 글

한겨레는 A/S를 통해 모범이 될 만한 좋은 글까지 소개한다. ‘머리’로는 다 알지만, 막상 글을 쓸 때는 지키기 어려운 ‘좋은 글’의 법칙들. 한겨레 A/S 기사는 실제 수험생들의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며 공채시험으로도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겨레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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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역 배우가 위험하다 

2015년 7월 29일은 청소년 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년 간 얼마가 달라졌을까. 세계일보가 1년을 맞아 아역 배우와 아동 모델의 착취 실태를 짚었다.

아역 배우들은 현장에서 각종 욕설에 시달린다. 그래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참으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파리목숨이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1년에 19일만 체험학습으로 인정되고 나머지는 결석처리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심야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갑을관계에서는 법이 통하지 않는다.

세계일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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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건당 50원에 진료기록 새나간다 

개인정보가 공공재인 나라 대한민국. 의료정보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조선일보가 전국 병원과 의원이 보유한 환자 정보가 인터넷상에서 마구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닷컴이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브로커와 접촉해 본 결과 환자 정보 가격은 건당 50원씩 2,000건에 10만 원, 거래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이었다.

브로커가 보내온 파일에 전국 각지에 있는 산부인과, 성형외과, 비뇨기과 등을 다녀간 개인 실명 의료 정보가 수두룩했다. 이름, 주소,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이고 비뇨기과를 찾은 환자의 상담 내용, 산부인과에 다녀간 임신부의 아이 태명까지. 해킹을 통해 빼낸 정보였다. 이런 정보가 제약사와 증권가로 흘러간다.

조선닷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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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태완이 부모도 공무원에겐 악성 민원인이었다

2015년 7월 24일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안, 일명 ‘태완이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을 통과시킨 1등 공신은 대구 황산 테러사건의 피해자 김태완 군의 부모였다. 머니투데이는 태완이법 통과 사례를 통해 민원인을 바라보는 공무원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태완 군 부모는 대구법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그 앞을 지나가는 법원 관계자들 눈에 태완 군 부모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악성 민원이었을지 모른다. 각종 법적 절차가 끝나도 법원과 행정기관 민원실을 찾아가고, 국회의원실을 찾아가는 악성민원인. 담당 공무원에게 악성 민원인은 기피 대상 1순위다.

누군가에게 ‘악성 민원인’이던 태완 군 부모가 법조계에서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던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를 이끌어냈다. 법과 규정이 진화하려면 언젠가는 한 번 법과 규정은 깨져야 한다.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민원인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머니투데이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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