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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점점 더 지갑은 가벼워지지만, 쌓아놓은 물건은 많아집니다. 월급 타면 꼭 하나 사고 싶었던 ‘명품’과 각종 폭탄세일은 우리를 유혹합니다. 이 모든 욕망과 유혹의 틈 속에서 ‘가볍게 살기’ 위한 노하우를 독자와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box]

가벼운 삶을 추구하다 보면 어떻게 하면 생활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을지 늘 궁리한다. 그렇게 생긴 습관이랄까 노하우는 두 가지다.

  • 2개를 1개로 만들기
  • 정말 필요한지 아니면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은지 판단하기

그러던 중 집안일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소와 세탁에 필요한 세제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까지 나는 세제를 목적별로 나눠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1. 설거지에는 식기 전용
  2. 세탁할 때는 액체 세제
  3. 창문을 닦는 세제
  4. 표백제
  5. 찌든 때를 제거하는 특수 세제
  6. 과일 잔여 농약을 씻어내 주는 과일 전용 세제

생활 곳곳에 세제는 이름을 바꾸고 성분을 조금씩 달리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세제와 관련해 들었던 소문 중 가장 자극적이었던 “암 덩어리를 제거하면 거기에서 샴푸(합성 계면활성제) 냄새가 난다더라”는 말이 생각났다. 물론 사실무근이다. 업체의 상술이 만들어 낸 ‘공포마케팅’인 것이다. 하지만 계면활성제 성분이 인체에 좋으냐면 그건 아니다. 샴푸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성분인 계면활성제를 제대로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헹궈내지 않으면) 두피 방어막을 녹일 우려가 있다.

공포마케팅에 휘둘리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매일처럼 사용하는 합성 세제 성분에 너무 둔감한 것도 문제다. 식기와 세탁물에 남아있는 세제 잔여물은 우리가 다시 섭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먹어도 해롭지 않은 세제를 쓰면 모든 문제는 깔끔하게 해결되겠네!’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런 합성세제가 있을 리 없다.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의 첫 만남

‘다양한 세제를 관리하는 것은 종류도 많고 귀찮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고민이 말끔히 해결된 순간이 왔다. 스테인리스 냄비와 프라이팬을 처음 구매해 세척이 필요해지자 베이킹소다(‘베이킹파우더’와는 다르다)와 구연산(당시에는 식용 식초를 대신 사용)이 드디어 제 짝을 만났다.

베이킹소다

스테인리스에 남아있는 연마제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 전 반드시 씻어야 하는데, 보통 소다와 구연산을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소다를 넣어 끓인 물을 넣고 몇 분간 두었다가 헹궈내고 구연산으로 닦는 방법인데, 많이 헹구지 않아도 잔여물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평소 과일 잔여 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과일을 식초 푼 물에 잠깐 담가놓고 씻어서 먹거나, 베이킹소다를 선택해 표면을 닦아내기도 했는데 이렇게 주방용품을 살균 소독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만능 베이킹소다

베이킹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배합 방식 등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식품원료에도 쓰이는 천연 미네랄 물질이다. 베이킹소다는 물품 표면에 상처를 내지 않고, 오염을 제거하며, 기름때와 같은 산성 물질을 약알칼리성으로 중화시켜 때를 지워내고, 물에 녹아 금속 이온을 흡착해 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며, 악취를 억제한다. 자연에서 왔고, 섭취하는 것 중 하나라고 하니 안심이다.

요즘 살림꾼들 사이에 인기 있는 한 수입 세제를 예로 들자면 천연소다와 코코넛을 재료로 한 세탁세제다. 물에 잘 녹고 세척력도 좋아서 요즘 인기다. 간호사 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던 주부가 자녀들에게 간소함, 낭비하지 않는 삶, 그리고 친환경적인 삶을 강조하며 가정에서 만든 세제라고 한다.

베이킹소다는 세탁은 물론 점차 하수구 냄새를 없애는 탈취제, 습기를 빨아들이는 가습제, 심지어 치약, 샴푸, 목욕물에도 사용하는 등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이 정도면 생활에 꼭 필요한 마법의 가루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box type=”info” head=”베이킹소다 3가지 타입으로 사용하기”]

  1. 가루 형태 그대로: 기름때 등을 제거하고 싶은 곳에 뿌리고 문질러서 씻는다.
  2. 베이킹소다 워터(물 500ml + 베이킹소다 5g):  빈 용기에 담아 사용한다. 창틀 오염 제거, 섬유 탈취에 효과가 있다.
  3. 베이킹소다 반죽(물:베이킹소다 = 배합 비율 1:1): 말 그대로 반죽처럼 만들어 사용한다. 도마에 발라서 사용하면 편하다.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으면 굳으므로 필요할 때마다 만들어서 쓴다.

– 참고 자료: 포북, [생활 세제: 그 동안 화학세제를 너무 썼어!]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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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는 덤

언젠가부터 집안을 청결하게 만드는데 엄청난 종류의 세제가 필요해졌다. 세제들은 쓰기 편했고, 보이기에 깨끗한 것 같았으며 친환경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으면 일단은 안심했다. 하지만 합성세제가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게다가 환경 문제가 민감한 화두가 되면서 개발된 식물성 세제 역시 물 오염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베이킹소다 성분인 탄산수소나트륨은 산성화된 물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세척도 말끔하게 도와주면서 수질오염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내 건강도 챙기고 심지어 환경도 돌볼 수 있는데 단순히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세제를 써야 할 이유가 생기지 않았다.

애초에 다른 세제들은 왜 생긴 것일까?

환경 물 자연

옛것으로 돌아가면 가벼워진다

베이킹소다의 사용 범위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때 나는 모든 세제를 용도별로 준비하려고 했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세제를 사용하고 싶었다. 주방 세제는 지역에서 만든 폐식용유를 재활용해 만든 고체 세제를 샀다. 식기에 잔여물이 남지 않고 물에서 생분해되는 세제였는데 어릴 때 엄마가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를 사용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인공적인 꽃향기가 나지 않아서 매력적이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옛것은 냄새도 소박하고 거품도 잘 안 나지만 성실한 일꾼이다.

언젠가부터 ‘프리미엄’이라 이름 붙은 제품이 등장하면서 향이 강해지고 거품이 풍부해지고 자극적인 세제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빠르게 사는 요즘, 세제는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이 아니다. 겨우 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보다는 더 흥미롭고, 자극적인 일들은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알고 있는가. 우리 몸에 직접 쓰는 샴푸나 세정제, 쉐이빙폼 류의 세제만 해도 여성은 한 달 평균 약 27개, 남성은 약 13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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