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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7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냉면집 옆자리에 앉은 사람까지 알고 있는 국정원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으로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 기자가 민간인 사찰이 없었다는 국정원의 말을 못 믿겠다며 자신의 해킹 의혹 체험기를 공개했다. 15년 차 안보담당 기자인 황일도 주간동아 기자는 2008년 국정원 수뇌부의 조직 장악력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이 가진 불신과 논란을 짚는 기사를 썼다.

국정원은 기사 이후 황 기자의 취재원을 잡아내려 했고, 탈북자 출신 50대 직원을 소환 조사했다. 국정원은 “(기자와 직원이 만난) 냉면집 옆자리에 어린아이와 엄마가 앉아 있었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붐비는 대형 음식점 내부 정황까지 알았던 것. 기자 본인도 기억 못 하는, 둘이 나눈 ‘9월 말 행사장’ 이야기까지 국정원은 알고 있었다.

황 기자는 국정원이 기자의 노트북 컴퓨터를 해킹했다고 의심한다. 그 직원과 만난 사실이 자신의 노트북에 기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황 기자는 이 사건 이후 컴퓨터에 메모를 남기지 않으며 펜과 수첩을 믿는다고 말한다.

기자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는 컴퓨터 속 기록, 국정원은 어떻게 알았을까.

큐레이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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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00% 복구’ 가능하다는 국정원, 직접 시연해보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모 씨의 유서에는 “오해가 될 만한 자료를 삭제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로 인해 ‘증거인멸’ 논란이 일자 국정원은 그 자료를 100% 복구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해킹프로그램을 시연한 JTBC 뉴스룸이 이번엔 자료 복구가 가능한지 직접 시연해봤다.

JTBC는 김용호 한국포렌식연구소장과 함께 로그파일 기록을 삭제했을 경우 복구가 가능한지 시연한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삭제할 경우 100% 복원할 수 있다. 하지만 덮어씌우기(overwright) 방식만 시도해도 파일 복구가 어렵다는 것이 드러난다. 디가우징 방식을 썼다면 복구는 아예 불가능하다.

보안전문가인 국정원 직원이 복구 가능한, 일반적인 방식으로 자료를 삭제했을까?

큐레이션 JTBC 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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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안마피아 중심의 국정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라

몇몇 언론이 이번 해킹 사건 분석을 위해 보안전문가들에게 의뢰했으나 대다수 보안전문가가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유는 국정원이 보안업계의 ‘갑’이기 때문이다. 한겨레가 보안 마피아의 중심에 서 있는 국정원의 현실을 짚었다.

국정원은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보안제품에 대한 국제공통평가 인증 심사권한을 갖고 있다. 공공기관 등에 납품하거나 수출을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은 해당 프로그램의 설계도인 ‘소스코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번에 드러난 해킹 의혹을 고려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국정원은 돈줄과 인맥을 손에 쥐고 전문가 그룹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연구소나 대학의 교수들에게도 국정원은 가장 큰 고객이다. 권력의 독점은 언제나 부패를 낳는다.

한겨레 국정원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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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근로감독관이 아니라 ‘근로자 감독관’이다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노사 양쪽 모두의 양보를 끌어내 상생하겠다고 말한다. 정부의 관료들은 그들의 주장처럼 노사를 중재할 자격을 갖추고 있을까?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노동 관련 관료는 ‘근로감독관’이다. 그러나 뉴스타파 보도에 등장한 근로감독관들은 근로감독관이 아니라 사측의 편에 선 ‘근로자감독관’이었다.

현직 근로감독관이 노사분규가 있는 사측 노무담당자를 만나 노조를 통제하는 방법, 기업노조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자문한다. 노사분규가 진행 중인 막걸리 업체 생탁의 사장은 근로감독관, 정보과 형사와 노조 대응을 논의한다. 근로감독관은 “골수분자를 잘라내라” “분회장을 설득하라”고 조언한다. 얼마 뒤 실제 분회장이 노조를 탈퇴한다. 이쯤 되면 사측 변호인이다.

근로감독관들은 감독관 한 명이 담당하는 사업체 수는 1,711개, 노동자 수는 15,272명에 이르고 처우는 열악하다고 토로한다. 노동문제를 잘 모르는 이들이 배치되고, 바쁘다 보니 어쩌다 정기감독 나가면 그냥 사측 사람들 안내받다가 온다. 자연스레 사측 논리에 세뇌당한다.

뉴스타파는 ‘나쁜 근로감독관’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독관이 처한 구조적 현실까지 파헤친다.

●뉴스타파 – 어느 근로감독관의 ‘잘못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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