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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속 남과 여: 사랑꾼들의 감시와 들여다보기

질투심에 관한 단편적 고찰일지라도 소셜미디어 속 그 남자, 그 여자는 분명 판이하다. 분명 나와 다른 그(그녀)의 모습은 아찔하게 매혹적이다. 동시에 우린 이 ‘다름’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때론 아픔을 피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부분 베일에 싸인 이 ‘다름’을 계속 들추고 살피려는 건, 우리의 ‘다름’을 좀 더 헤아림으로 말미암아 나와 당신을 더 온전히 사랑하고 싶은 이유일 테다.

소셜미디어는 내 짝 감시망

소셜미디어의 연인과 부부들의 ‘엿보기’, ‘염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했다. 소셜미디어가 선사한 사회 통념적 ‘들여다보기 문화’ 즉, 타인의 프로필 정보, 온라인 소통, 활동을 자유롭게 관찰하고 감시함으로써 파트너의 일거일동이 손아귀에 주어진다. 더는 치사하게 남자친구 뒤를 밟고, 백을 뒤지고, 이메일 계정을 몰래 훔쳐보는 전통적 감찰을 하지 않아도 좋다.

“사이버 심리와 행동 학회지”(CyberPsychology & Behavior)에 실린 에이미 뮤즈(Amy Muise)의 연구를 보자. 페이스북에서 연인 관계에 있는 학생들 중 19.1%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누군가와 눈에 띄게 소통할 때 활동을 감시하거나 프로필을 들여다볼 때 질투가 난다고 한다. 응답자의 10.3%는 이미 페이스북 감시에 중독됐다. 이들은 연인의 프로필을 살피는 시간을 제한할 수 없을 정도라는 걸 인정한다.

페이스북 속 연인 감시 관련 통계

“이 여자 누구야?”… “누구? 고래?”

소셜미디어 ‘사랑꾼’들은 실제 어떤 방식으로 염탐하고 갈등을 치르는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다른 여자의 사진에 ‘좋아요’를 우연히 누르거나 트윗을 관심글(favorite) 처리하는 지금, 나의 그녀 혹은 그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다면? 다음은 실제 남자친구 인스타그램 활동을 엿보고 말다툼을 벌인 연인 사이의 답글을 편집한 것이다.

남자: “정말 아름다워요.”
여자: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남자: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여자: “이 여자 알아?”
남자: “누구? 고래?”
여자: “네가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알겠다.”
남자: “이 (고래) 그림이 좋다고 했다. 그게 뭐?”
여자: “니가 바람피우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저질인지 몰랐어. 이 여자 몇 살이야? 애기 같잖아. 오늘 나한테 올 생각 하지 마. 역겨워. 나쁜 자식.”

(이후에도 둘의 다툼은 극에 달한다)

또 어떤 이는 습관처럼 그를 감시하는 자신의 모습에 고초를 겪는다. 우리나라 익명의 20대 중반 여성은 남자친구와 잦은 다툼과 멈출 수 없는 자신의 염탐 행위에 대한 고민을 인터넷에 토로한다.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연애 관련 질문

그녀는 300일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좋아요’하는 게 싫어서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그의 ‘좋아요’를 과장해서 해석하기도 하고 이런 생각이 문제라 여겨지지만, 그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지켜보는 습관을 고치는 게 좀처럼 어렵다.

소셜미디어 감시, 파경을 겪는 부부들

비단 연인뿐 아니라 부부도 소셜미디어 감시망으로 질투와 분란에 휘말린다. 이들의 갈등은 점점 절박한 형국이다. 영국 법률회사 슬레이터앤고든(Slater and Gordon)의 가정 법률 관련 연구 결과 한 주(州)의 페이스북 사용자 수와 이혼율 사이의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많은 주일수록 이혼하는 부부가 더 많다. 또 결혼한 7명 중 1명은 배우자가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이혼을 고려 한 적이 있다. 부부의 25%는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 다투며 17%는 배우자의 소셜미디어에서 무언가 발견하여 매일 싸운다. 20%의 응답자는 페이스북에서 배우자와 다퉜고 심지어 거의 절반 가까이는 배우자의 계정에 몰래 로그인했다.

데이터 출처: 이코노믹타임스

데이터 출처: 이코노믹타임스

슬레이터앤고든의 가정 법률 수석 변호사 앤드류 뉴버리(Andrew Newbury)는 “5년 전만 해도 부부관계를 정리할 때 페이스북이 언급된 적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고객들이 소셜미디어 사용이나 그로 인해 발견한 무언가를 이혼의 이유로 꼽는 일이 다반사다.”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말부부로 지내는 김모 씨(가명)의 아내는 남편이 한 달 넘게 집에 오지 않자 이를 이상히 여겨 김모 씨의 소셜미디어를 살펴보았고,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되어 이혼 소송을 걸었다.

이렇듯 상당수 사랑꾼들은 소셜미디어 감시망이 선사하는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더러는 얽히고설킨 갈등 속에 발을 들여놓고 만다. 그런데, 소셜미디어 그녀와 그는 들여다보고 질투하는 이유도, 방식도 판이하다.

소셜미디어 그 여자, 남자보다 더 질투하고 감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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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속 여자는 남자보다 더 질투하고, 더 슬그머니 들여다보며, 감정적으로 더 민감하다. 에이미 뮤즈(Amy Muise)는 커플이 페이스북에서 서로를 감시하고 관찰하는 성별 차이를 조사했다.

설문 대상자 대학생 60%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의 페이스북을 관찰한다고 인정한다. 이들은 사진 속 매력적 이성을 가상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라고 가정한 후 실험에 임했다. 여자들의 질투는 사진 속 가상 남자친구가 모르는 여자와 함께 있는 사진을 볼 때 가장 불타오른다. 또 그 가상의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모르는 여자에 대해 페이스북 프로필 정보를 살피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쌍방이 다를 때 제법 짜릿한 남과 여. 남자는 아는 친구와 가상 여자친구가 함께 있는 사진에 가장 질투를 느꼈지만, 그 친구에 대해 모니터링 혹은 추가적 정보 습득을 오히려 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여자들은 페이스북에서 질투를 느낄 때 프로필을 들여다보고 감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성향이 돋보였고 남자는 질투의 정도와 상관없이 연인의 페이스북을 염탐하는 시간이 일정했다.

소셜미디어 그 남자, 내 여자친구 셀카 노출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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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여자보다 파트너의 소셜미디어 염탐 활동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해서 질투심에 자유롭다는 결론을 내리긴 이르다.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소통을 주시하고 그에 반응을 보이기 보다는 다른 남자가 내 여자의 외모에 매력을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 것에 전전긍긍하다.

최근 로아노크 대학 심리학 교수 데니스 프리드먼(Denise Friedman)의 이모티콘 사용과 성별 간 페이스북 질투 차이에 관한 논문이 “사이버 심리와 행동 학회지”에 게재됐다.

남자는 메시지에 이모티콘이 포함되어 있을 때 유독 질투한다. 특히 윙크하는 이모티콘에 가장 큰 반응을 보인다. 여자는 페이스북 메시지에 어떤 이모티콘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 때 더 질투를 느낀다. 남자는 윙크 이모티콘을 다른 여자에게 추근거리거나 집적거릴 때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남자의 이런 윙크 이모티콘을 받는 여자들 또한 남자가 치근거린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남자는 여자친구가 윙크 이모티콘을 다른 남자에게 보내는 상황을 육체적으로 성(性)적인 배신의 조짐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남자의 질투 반응은 공격적인 경우가 흔하다.

프리드먼은 “여자는 감정적인 부정(不貞)에 대한 징후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반면 남자는 성적, 육체적 부정의 징후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남자들이 가장 질투하는 건 내 여자와 다른 수컷들의 단순한 소통이 아니다. 남자들이 불안해하고 질투를 느끼는 건 다름 아닌 여자의 셀카 노출이다.

왓츠유어프라이스(WhatsYourPrice)라는 데이팅 서비스에서 611명의 이용자를 조사했다. 남자들은 유독 연인의 인스타그램 셀카 노출과 해쉬태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연인이 얼마나 스스로 노출하느냐와 관련하여 질투를 나타내고 불안함을 보인다. 특히 다른 남자들이 그녀의 사진에 ‘좋아요’ 버튼을 누를 때 남자들의 질투심은 두드러지게 증가한다.

감정적 배신이 두려운 여자 vs. 육체적 배신이 두려운 남자

예로부터 자신의 자식이 아닌 다른 자식을 품을까 두려운 남자들은 소셜미디어 속에서도 그녀가 다른 남자를 관능적으로 매료할까 두려워 오늘도 그녀를 주시한다. 자고로 자식과 함께 버림받지 않고 살아남으려다 점차 과민해진 여자들은 소셜미디어 속에서도 남자의 마음이 떠나버릴 까 두려워 오늘도 그를 은밀히 관찰한다.

생각하는 커플

인간의 진화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클라우스 페서 지몬(Claus Peter Simon)의 책 [감정을 읽는 시간]의 말을 빌려보면, 여성은 ‘남성이 다른 여성에게 관심을 보여 자신을 버릴 경우, 자신과 자기 자식이 보살핌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질투한다. 반면 남성은 ‘아내가 정조를 지키고 다른 남자의 자식을 키우는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위해 질투한다.

이 책에서도 대표적 진화 심리학자로 거론되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의 데이비드 부스(David M Buss)는 여성이 남자의 ‘정서적(감정적) 배신’을, 남성이 여성의 ‘신체적 배신’을 두려워한다는 이론을 정립했다.

클라우스 페서 지몬의 [감정을 읽는 시간]

클라우스 페서 지몬의 [감정을 읽는 시간]

데이비드 버스와 워싱턴 대학의 랜디 라센(Randy J Larsen)이 쓴 [성격 심리](Personality Psychology: Domains of Knowledge About Human Nature)에는 존속하고 싶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진화하려는 남과 여는 모두 번식을 꿈꾼다.

데이비드 부스와 랜디 라센의 [성격 심리]

데이비드 부스와 랜디 라센의 [성격 심리]

단, 남자는 여자와는 달리 자식의 생물학적 부모가 누군지 확신할 방법이 예전에는 없었다. 이러한 두려움으로 남자들은 연인의 감정적 배신보다 육체적 부정에 더 격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 자손의 번식과 유전적 전파가 근본적으로 위태로워질 때 남자들의 마음이 심히 불편하다.

반면 여자는 ‘자기 자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불안보다는 생존에 관한 두려움이 더 절박할 수 있다. 남자들에 비하면 여자들은 비교적 동반자가 여러 여자와 성적 관계를 맺는 일에 관대한 편이다. 그럼에도 여자들의 질투가 빈번히 남자들보다도 잔혹한 이유는 본인과 더불어 자기 자식의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남자가 여자를 떠나면 그 여자와 자식들이 생존하기가 어려웠다. 데이비드 버스는 ‘질투의 진화’ 연구를 비롯하여 수많은 학자의 논증은 남성보다 여성이 일반적으로 더 질투한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

채프먼 대학교(Chapman University)의 데이비드 프레드릭(David A. Frederick)과 멜리사 페일즈(Melissa R. Fales) 또한 성적 행동 아카이브(Archives of Sexual Behavior)에서 미국에 사는 63,894명과의 설문조사를 통해 이러한 성별 간 차이를 증명한다.

보통의 남자는 연인이 다른 이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와 성적 관계를 맺을 경우 가장 분노한다. 남자들은 자신들의 유전자를 지니지 않은 자식들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걸 원치 않는다. 반대로 여자는 정서적, 감정적 부정을 불안해한다.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떠나면 자신의 아이가 생존할 가능성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는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져서 떠날까 봐 불안하다.

이러한 진화와 생존의 투쟁을 겪은 여자들의 뇌가 심상치 않다. 남녀의 감정적 과정이 어떻게 다른지 밝혀낸 연구를 조명해보자. 바젤대학교의 연구는 남녀의 감정을 느끼는 상이한 과정은 기억과 뇌 활동의 성 변이 때문이라는 새로운 측면을 제시한다. 700명을 대상으로 한 fMRI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적 이미지에 대해 여자들의 뇌 운동 영역 활동이 상승했고, 남자들보다 강한 반응을 보였다.

감정을 느낄 때 여성의 뇌에서만 활발한 뇌의 영역: 노랗고 빨간 부분은 매우 높은 감정적 자극을 받을 때 남녀가 동시에 운동하는 뇌의 영역이다. 반면 초록색 부분은 여자의 경우에만 더 활발하게 운동한 뇌의 부분이다. (출처: 바젤 대학교)

감정을 느낄 때 여성의 뇌에서만 활발한 뇌의 영역: 노랗고 빨간 부분은 매우 높은 감정적 자극을 받을 때 남녀가 동시에 운동하는 뇌의 영역이다. 반면 초록색 부분은 여자의 경우에만 더 활발하게 운동한 뇌의 부분이다. (출처: 바젤 대학교)

바젤 대학교의 생물심리학자 아네트 밀닉(Annette Milnik)은 “여자의 몸(신경)은 남자보다 부정적 자극에 더 잘 반응하도록 준비되어 있다. 사회 규범적 기대로부터 가능한 해명을 하자면 여자는 더 감정적이고, 감정을 더 표출할 것이다.”라며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놓는다. 또한 밀닉은 이 때문에 여성이 감정 조절 장애에 더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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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엠제이
초대필자.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위스컨신대의 커뮤니케이션아트, 카이스트대학원 소셜컴퓨팅을 연구하고 방송 통역과 인터넷 강의 등에 참여하며 미디어 언저리를 서성이는 중. 당신의 관계, 심리를 알고픈 희망을 품은 채 '소셜미디어의 남과여'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다. → 페이스북 l 블로그 l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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