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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최저임금, 사용자는 30원 인상을 주장했다

2,850원 vs. 30원.

내년(2016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현재(2015년) 최저임금은 시급 5,580원입니다. 노동자위원 측은 8,400원(2,850원 인상)을 제시했습니다. 사용자위원 측은 5,610원(30원 인상)을 주장합니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30원" 증액안을 제시했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30원” 증액안을 제시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이 협의 테이블의 생생한 체험을 전해왔습니다. (편집자) 

6월 24일 새벽 0시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를 마치고 방금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6시간 동안의 공방이 오갔습니다. 제일 길었네요.

최저월급: 97만 원 vs. 116만 원 

2015년의 최저임금은 5,580원입니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요? 116만 원 수준입니다. 5,580원을 주 40시간 일한 시간을 단순하게 곱셈하면 월 116만 원이라는 금액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 97만 원 나오네요. 116만 원과 차이가 큽니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바로 ‘유급휴일’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르면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유급휴일을 규정합니다.

유급휴일

근로기준법 제55조 (휴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근로기준법시행령 제30조 (주휴일)
법 제55조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

1주 15시간 이상만 일하면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됩니다. 97만 원과 116만 원의 차이는 여기에서 만들어집니다.

공익위원, “최저월급도 함께 발표하자”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중에 공익위원이 의미 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매년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시급’을 기준으로만 발표하는데, 여기에 ‘월급’도 병행해서 발표하자는 것입니다.

*위 위대화창은 실제 대화가 아닌, 가상의 메신저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처: 청년유니온 - 최저임금 카드뉴스 중에서, 2015년 6월 24일 제6차 전체회의 내용 중 일부 재구성)

*위 대화창은 실제 대화가 아닌, 가상의 메신저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처: 청년유니온 – 최저임금 카드뉴스 중에서, 2015년 6월 24일 제6차 전체회의 내용 중 일부 재구성)

최저임금을 시급뿐 아니라 월급까지 병행하여 발표할 경우 유급휴일의 정착을 위한 제도적 효과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 유급휴일에 대한 홍보도 되고, 노동현장에서 유급휴일이 잘 지켜지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추가로 모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위원들은 주 40시간보다 짧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시급과 월급을 병행하여 고시할 경우 노동시장에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큰 혼란이라는 것이 대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시간 노동자는 자신의 소정 노동시간을 고려해서 계산하면 되는데 말이죠.

*위 위대화창은 실제 대화가 아닌, 가상의 메신저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처: 청년유니온 - 최저임금 카드뉴스 중에서, 2015년 6월 24일 제6차 전체회의 내용 중 일부 재구성)

*위 대화창은 실제 대화가 아닌, 가상의 메신저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처: 청년유니온 – 최저임금 카드뉴스 중에서, 2015년 6월 24일 제6차 전체회의 내용 중 일부 재구성)

사용자위원, “업종별로 최저임금 차등을 두자!”

한편, 사용자위원들은 산업별로 지급능력과 노동생산성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업종별로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자는 주장을 (또) 제기했습니다.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근거로 제시하는데, 글쎄요.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특정 업종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업종일지라도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똑같은 도소매업에 해당하더라도 편의점과 백화점의 여건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죠.

*위 대화창은 실제 대화가 아닌, 가상의 메신저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처: 청년유니온 - 최저임금 카드뉴스 중에서, 2015년 6월 24일 제6차 전체회의 내용 중 일부 재구성)

*위 대화창은 실제 대화가 아닌, 가상의 메신저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출처: 청년유니온 – 최저임금 카드뉴스 중에서, 2015년 6월 24일 제6차 전체회의 내용 중 일부 재구성)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우리 사회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 그것이 업종별로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체 노동자 임금의 하한선을 지탱하는 최저임금 본연의 정책적 목표와도 크게 충돌합니다. 특정 산업의 저임금 노동을 고착시킬 우려도 크고요.

공익위원들도 사용자위원들이 설계한 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의 근거가 허약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위 두 가지 쟁점을 놓고 오랜 시간 첨예하게 공방을 벌이고, 공익위원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으나, 오늘은 어느 하나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다음 회의를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내일모레 있을 제7차 전원회의에서 결판이 날 것 같습니다. 이미 공익위원들과도 합리적인 토론을 충분히 진행하였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뜨거운 한방’보다는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최저임금을 시급뿐 아니라 월급 또한 함께 발표하는 것은 최저임금위원회라는 제도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소득분배율 지표를 개선하고,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가지 개선안은 성사되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논의를 이어가면서 느끼는 건데. 제도 안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일구는 데에는 대단히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보니 뜨거운 한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내용이 간단치도 않습니다. 강렬한 자극보다는 묵직한 정성이 필요합니다. 뜨겁게 타오르기 보다는 긴 안목을 가지고 지치지 않는 걸음걸이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은 변화들을 축적해나가기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커다란 무언가도 작은 걸음걸이가 쌓여야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더 빛나고,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2016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앞으로 1주일가량 남았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그 순간까지, 잘 해내겠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사용자위원 측의 보이콧으로 회의는 파행을 거듭, 법정시한이 초과됨. – 편집자)

6월 25일 오후 8시 

오늘 제7차 전원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사용자위원, ‘최저월급 병기 불가’ 집단퇴장 

애초에는 최저임금의 결정 방법(노동계 요구는 시급과 월급을 병행해서 고시하자)의 결론을 빠르게 도출하고 구체적인 임금수준을 심의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위원들은 ‘월급 병기’는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집단 퇴장했고 결국 제7차 전원회의는 파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구체적인 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최저월급 병기에 반대하며 집단퇴장한 사용자위원의 빈자리들.

최저월급 병기에 반대하며 집단퇴장한 사용자위원의 빈자리들.

법정시한을 나흘 앞둔 시점,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대단히 높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급’과 ‘월급’을 같이 표기하는 것은 ‘최저임금위원회를 파행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막아내겠다는 경영계의 의중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이미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 차원에서도 시급으로 결정된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해서 홍보하고, 주요 행정업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시간 노동자들이 자신들이 받을 월급을 실제보다 과도하게 요구할 것이라고요? 일하는 사람들 무시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죠. 단시간 노동자는 그에게 맞게 월급 계산하는 거 다 할 줄 압니다.

이렇게 회의를 끝마치고 나오려니 몹시 기분이 안 좋네요. 명분 없이 전원회의를 ‘파투’내고, 임금 논의는 또 연기되고… 최저임금 교섭을 하다 보니 별의별 일을 다 봅니다. 지금 신촌에서는 8시부터 최저임금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천으로 인해 장소를 실내로 옮겼다고 하네요.

6월 29일 오후 8시 

최저임금위원회 법정시한(2015년 6월 29일)인 오늘, 제8차 전원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7차 회의에서 ‘최저임금 시급-월급 병기’ 문제를 격렬하며 반대하며 중도에 퇴장했던 사용자위원들은 오늘 제8차 전원회의는 아예 출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위원 전원회의 보이콧 

사용자위원들이 오늘 회의를 보이콧 함으로써 애초 기대했던 내년도 임금에 관한 논의는 이번에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임금 협상 과정이 아니라 제도 개선 사항을 놓고 파행된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휴수당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개선 사항을 두고 결사반대를 외치며 최저임금위원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사장님들,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전원회의에 참석한 노동자위원, 공익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이 최저임금위원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조건에서 향후 심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논의하였습니다. 다음 전원회의는 7월 3일로 잡혔으며 이날은 월급 병기 문제를 매듭짓고 내년도 최저임금액에 대한 장시간 협상을 벌일 예정입니다. (그나저나 사용자위원들, 이날 회의는 참석하셔야 할 텐데 머쓱해서 어쩌죠.)

최저임금위원회에 임하는 사장님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몹시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히고설킨 힘 싸움의 무대인 만큼 이런 사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7월 3일 오후 5시 

제9차 전원회의 진행 중입니다.

‘집 나갔던’ 사용자위원들이 회의장에 복귀했습니다. 지금 월급 병기, 가구생계비 연구용역 등을 놓고 막판 조정 중입니다.

  1. 최저임금 시급 결정, 월 환산액 병기에 관한 노동자 위원 제안이 합의 가결되었습니다.
  2. 최저임금 전국-단일 적용안이 가결되었습니다.
  3. 업종별 차등적용을 주장한 사용자위원의 제안은 부결되었습니다.

7월 3일 오후 11시 

1차 수정안 제시

  • 노 : 8,400원 (2,850원 인상)
  • 사 : 5,610원 (30원 인상)

30원이라니, 할 말이 없습니다. 다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7월 6일 오후 3시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30원과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7월 6일 오후 10시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오늘은 노사 양측에서 각각 추가적인 수정안 없이 다음 회의를 기약했습니다.

다음 전원회의는 바로 내일(7월 7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됩니다. 막판 임금협상 과정이라 내일은 자정을 넘기는 철야 논의가 예상됩니다. 사용자위원들과 공익위원들은 8일 오전까지는 임금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의견인데, 한치가 절박한 싸움인 만큼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토론에 임하려고 합니다.

작지만 소중한 성과들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작지만 소중한 성과들을 가꾸어왔습니다.

  1. 소득분배율 지표에 평균임금을 포함하고,
  2. 회의 결과가 홈페이지에 공개되도록 조치하고,
  3. 시급과 월 환산액 병행 고시를 이끌었습니다.

최저임금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결정되는 과정을 차곡차곡 쌓아왔다는 점에서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셨던 모든 분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눈엔 ‘용돈 벌이’ 하지만 평범한 보통 사람의 ‘삶’ 

날짜를 따져보니 4월 30일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세종시에 내려간 횟수만 10번이 넘고, 그보다 훨씬 많은 일정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돌이켜보면 회의장 안팎에서 참으로 절박했습니다. 사용자위원들은 조직되지 않은, 위태로운 조건의 노동을 향해 ‘용돈 벌이’, ‘부차적인 소득원’, ‘어떻게 이들에게 지금 수준의 최저임금을 주느냐’는 맥락의 발언을 부끄럼 없이 드러냈습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발언들을 듣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그들이 너무도 쉽게 폄하하는 노동이 알고 보면 제 동료조합원들의 삶이고, 제 형제의 삶이고, 아직 청년유니온의 이름으로도 대변되지 못한 수많은 이들의 삶이며, 이 땅에서 하루하루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청년유니온이라는 이름으로도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몫까지 싸워야 한다는 심경으로 회의장에 임했습니다. 그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역정을 내고, 때로는 읍소를 하기도 했습니다.

청년유니온

싸움은 며칠 내로 결판난다 

저랑 친분이 있는 위원 한 분이 “그동안 많이 애쓰셨다. 이제 막판이니 좀 더 편하게 임하셔도 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을 해주셨지만, 쉽사리 그러질 못하겠습니다. 매 순간이 제가 회의장 안에서 다른 누군가의 삶을 대변할 수도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순간들을 귀히 다루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싸움이 며칠 내로 결판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어수선합니다. 최종적인 금액 심의가 끝날 때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지금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결론이 나는 그 순간, 우리 모두 이 과정을 의미 있게 기억하기를 소망합니다.

내일 회의장에서 소식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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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김민수
초대필자. 청년유니온 위원장

청년유니온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수입니다. →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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