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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공포가 점점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노환규 박사(전 의사협회장)가 메르스에 관한 과학적 접근법과 최신 정보를 전합니다. (편집자)

  1.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말하는 메르스
  2. 감추는 것이 불안을 키운다
  3. 떠도는 소문의 진실 
  4. 박원순 시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5. 환자와 의료진에게 응원이 필요하다
  6. 중동과 한국의 차이
  7. 임산부 감염과 ‘메르스 룰렛’
  8. 사이토카인 폭풍, 젊으면 더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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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메르스 특별 연재

확진자 23명 추가: 64명 → 87명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발표에 의하면, 현재(2015년 6월 8일 오전 7시 현재)는 메르스 확진자는 23명이 추가돼 전체 확진자는 87명입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17명이 늘었습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 수입니다. (-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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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8일 새벽 0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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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묻습니다.
오늘(6월 8일) 출근해도 되느냐고.
출근하셔도 됩니다.

메르스 옥외 감염은 보고된 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의하면, 거의 모든 감염은 병원에서 발생했고 극소수가 집에서 감염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옥외 감염은 보고된 바 없습니다. 누군가 출근했다가 지하철에서, 혹은 학교에서, 혹은 직장에서 감염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의 첫 옥외 감염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즉, 옥외에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습니다.

메르스는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멀리 떠돌다가 누군가의 호흡기로 들어가서 감염되는 병이 아닙니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고 바이러스를 쏟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증세가 있는 환자만이 바이러스를 쏟아내고, 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비말 형태로 전달되거나 환자의 손이나 침구 등 사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습니다. 즉, 떠도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환자와 직·간접적인 접촉이 있어야 감염되는 것입니다.

옥외감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 마스크를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굳이 불안하시면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십시오. 만에 하나, (바이러스를 뿜어내는) 증세 있는 메르스 환자가 지하철을 타고 기침을 하더라도 마스크가 환자의 비말을 차단할 것이니 안전합니다. (참고로 저는 아직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황사 마스크, 미세먼지 마스크

휴교령 유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휴교령 시행은 학부모의 불안 정도에 따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의학적 위험도에 따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런데 오늘 휴교령을 결정을 내리신 분께서는 저와 생각이 다르시더군요.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메르스의 객관적인 위험 정도도 중요하지만, 학부모 불안 정도도 상당히 중요하다.”

객관적인 위험이라는 근거에 의해 결정하지 않고 학부모의 불안 정도에 의해 휴교령을 결정하는 것인 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미국 같으면 휴교령을 논의하거나 발표하는 자리에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배석했을 것입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환자와의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되는 메르스가 우리나라에서는 공기를 타고 퍼져나가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며 공포를 계속 심어놓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부가 그랬고, 지금은 정치인과 일부 언론이 오히려 공포를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교실

안이한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 하지만 합리적이어야

안이한 늑장 대응보다 신속한 과잉 대응이 낫습니다.
그런데 그 과잉 대응은 합리적 수준이어야 합니다.

2014년 10월, 미국의 어느 의사가 아프리카에 갔다가 돌아온 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후, 뉴욕의 드 블라지오 시장은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병원을 밝혔고, 그리고 시민들을 안심시켰습니다.

YouTube 동영상

[box type=”info” head=”드 블라지오 시장의 담화문 “]

2014년 10월 23일

뉴욕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에볼라 발생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 메리 바세트 뉴욕 시 보건국장, 하워드 주커 뉴욕 주 보건국장, 람 라주 뉴욕 시 보건병원법인 회장, 그리고 톰 프리덴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전화로 지원)이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프리덴 박사는 저희 모두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언급한 후에 자세한 설명을 드릴 것입니다.

오늘, 뉴욕 시에서 한 환자를 검사한 결과 에볼라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지금 벨뷰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이러한 사실을 여러분에게 알려 드리기를 원하며, 뉴욕 시민들에게 이에 대해 경보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에볼라는 극히 걸리기 힘든 병입니다. 이 병은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다른 체액과 접촉하는 경우에만 전염되고, 일상적인 접촉에 의해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감염된 사람의 체액에 노출되지 않은 뉴욕 시민들은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뉴욕 시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중보건 시스템, 세계 제일의 의료 전문가,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의료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에볼라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저희는 명확하고 엄격한 방역 지침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철저하게 따르고 있으며, 이러한 지침은 이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그리고 벨뷰 병원은 에볼라 환자의 격리, 확인 및 치료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뉴욕 시의 모든 병원은 다른 환자들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 환자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들을 치료했던 의사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증상이 발생했을 때, 특별한 훈련을 받은 응급 의료 서비스 요원들에 의해 벨뷰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현재 격리되어 있습니다. 보건부는 의료 조사관 팀을 구성하여 이 환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추적해왔으며, 필요한 경우, 그러한 사람들을 격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환자의 이동에 대한 보고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료 조사관들은 그간의 경과를 종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에볼라는 매우 걸리기 어려운 병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합니다.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과 같은 지하철 차량을 타거나 가까운 곳에 사는 것만으로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뉴욕 시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정부 및 주정부의 관련 기관들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뉴욕 시민들은 뉴욕 주와 뉴욕 시의 우수한 의료 전문가들이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믿으셔도 됩니다.

pressoffice@cityhall.nyc.gov

(212) 788-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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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 블라지오 시장은 부인인 맥크레이, 보건국장 메리 바세트 등과 함께 25일 스펜서가 식사했던 식당을 방문해 직접 음식을 먹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잠복기에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남에게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식당의 정상화를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문제의 식당은 아프리카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스펜서가 식사한 것으로 알려진 뒤 문을 닫고 당국의 점검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이후 정상 영업을 했는데, 드 블라지오 시장 일행의 방문을 시작으로 일반인들도 찾아와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환자와 의료진을 응원하고 영웅 만들 수 있는 사회

지금 상황이 미국에서 벌어졌다면, 그들은 군인들에게 그러하듯, 진료현장을 지키는 의료진들과 병을 이겨내기 위해 싸우는 환자를 영웅으로 만들어 격려했을 것입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응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가장 힘든 사람들은 어이없이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들과 이들을 돌봐야 하는 의료진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오히려 사회적 병균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메르스는 함께 극복해야 할 질병입니다. 말로만 ‘함께’ 극복할 것이 아니라, 공포를 덜어내고 진정 마음으로 ‘함께’ 극복해야 할 질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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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7일 오전 9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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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메르스 확진자 현황입니다. 아래 사진을 올린 후 2015년 6월 7일 오전 11시 정부는 전체 병원명단을 공개했고, 아래 제가 올린 명단에 누락된 부분들이 있습니다. 확인되는 대로 다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노환규 메르스 환자 명단
클릭 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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