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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box]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1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통합진보당 해산, 한국에 北카시즘 연좌제 불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해산에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김이수 재판관은 ‘대다수 일반 구 통진당 당원들의 정치적 뜻이 왜곡되고, 사회적 낙인 효과를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한 달이 지난 현재, 그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통합진보당 당원, 나아가 가족들은 여기저기서 연좌제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 동네 주민모임에서 왕따를 당하고, 지역의 친목모임에서도 빠져야 했다. 경로당 어르신들과 학교 아이들까지 ‘빨갱이’, ‘북으로 가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병원에서 진료 거부까지 당한다. 이 정도면 광풍이다.

노컷뉴스 - '北카시즘' 광풍에 가족들까지 싸잡아 왕따  http://www.nocutnews.co.kr/news/4352163
노컷뉴스 – ‘北카시즘’ 광풍에 가족들까지 싸잡아 왕따

2. 은퇴해도 편히 쉬지 못하는 ‘반퇴’ 시대 왔다

과학의 발달로 수명이 100세-120세로 늘어났다지만, 대부분은 60대에 일을 그만둬야 한다. 40년 이상을 은퇴한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 중앙일보가 이러한 상황을 ‘반퇴시대’로 규정했다.

1955~63년생 1차 베이비붐 세대(710만 명)의 퇴직 쇼크에 이어 곧 2차 베이비붐 시대인 68~74년 생(604만 명)의 퇴직이 이어진다. 1차 베이비부머의 자녀인 에코 베이비붐 세대(79~85년생 540만 명)이 기다리고 있다. 30년 동안 이어질 퇴직. 386세대의 선두인 60년대생이 60세가 되는 2020년 전후로 퇴직할 인구는 80만 명이 넘는다.

중앙일보는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퇴직자들이 퇴직하고도 수십 년 구직 시장을 기웃거려야 하는 ‘반퇴 시대’를 겪게 되리라 예측한다. 동시에 고도성장기에 맞춰져 있는 국내 제도와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중앙일보는 이어진 기획에서 ‘재테크’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 대안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문제의식만은 매우 중요해 보인다.

● 중앙일보 ‘반퇴시대’ 기획

은퇴해도 못 쉬는 '반퇴시대' 왔다 http://joongang.joins.com/article/010/16937010.html
중앙일보 – 은퇴해도 못 쉬는 ‘반퇴시대’ 왔다

3. 조선비즈 부장들의 박 대통령 기자회견 읽는 법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와 안전문제, 정윤회와 비선 실세 의혹, 김기춘과 청와대 인적 쇄신 이야기 대신 ‘경제’를 선택했다. 경제라는 단어만 40번 넘게 나왔다는 언론보도도 나왔고, 개헌도 경제 살리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경제살리기’ 메시지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조선비즈의 부장 7명이 함께 기자회견을 보고, 각각의 평가들을 모았다. 혹평이 쏟아진다.

“대부분 그동안 발표된 것으로 새로운 것은 없었다”, “이미 발표된 정책 내용을 백화점 나열식으로 설명하는데 그쳤다”, “참모의 보고를 바탕으로 머리로 이해하고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느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원칙과 의지는 고집으로 밖에 안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비즈조차 혹평을 쏟아낸 대통령 기자회견이었다.

조선비즈 부장들의 박근혜대통령 2015 기자회견 독해법
조선비즈 부장들의 박근혜대통령 2015 기자회견 독해법

4. 법 앞의 평등? 법치주의와 맞바꾼 치킨

2009년 12월 이건희 회장을 위한 단독 특별사면이 있었다. 서초동 법조기자실에는 갑자기 치킨이 나타난다. 한 기자는 “법치주의와 맞바꾼 치킨”이라며 거부했다. 2015년에도 법치주의를 무엇인가와 맞바꾸는 가석방, 사면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SBS 취재파일이 비디오 형식의 취재파일을 통해 법 앞의 평등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짚었다.

SBS 기자가 검사와 판사,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기업인 사면에 대해 묻는다. 이들은 “열심히 힘들게 잡아넣으면 뭐하나. 다 풀어주는데”라고 토로한다. 깔끔한 내용과 함께 새로운 형식이 돋보이는 취재파일, 이제 기자수첩이라는 텍스트마저 영상화됐다.

SBS 취재파일 VIDEO - "법치주의와 바꾼 치킨" - 기업인 사면·가석방은 정의로운가?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786848
SBS 취재파일 VIDEO – “법치주의와 바꾼 치킨” – 기업인 사면·가석방은 정의로운가?

5. 분유동냥에서 1억 대리모, 1평 쪽방에서 40억 호화 빌라까지

진보든 보수든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극심한 양극화를 꼽는다. 하지만 문제의식도 해결책도 대부분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은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시리즈를 통해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출산에도 양극화가 숨어 있다. 가난한 부모들은 아이가 아플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른다. 아이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산다. 조기교육은 꿈도 못 꾸고, 대부분이 한부모가정이다. 산후조리원은 동화 같은 이야기고, 분윳값이 없어 동냥까지 해야 한다. 반면 대한민국 1%에게 출산은 과시다. 출산 후 몸매 관리를 위해 산후 마사지까지 받고, 월 250만 원의 베이비시터와 연봉 1억 원의 대리모도 고용한다. 

빈부격차는 출산 과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절대 빈곤층은 영구 임대주택을 로또로 여기며 살아가야 하지만, 대한민국 1%는 40억 호화빌라에 집안을 명품관으로 꾸미며 산다. 이처럼 우리가 태어나서 삶을 마무리하는 전 과정에 빈부격차는 숨어있다. 양극화의 구체적 현장들을 보여준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추천한다!

● 서울신문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시리즈 

서울신문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12시간의 구걸…1만 3110원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code=seoul&id=20150106002001
서울신문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12시간의 구걸…1만 31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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