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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에 대한 일반 이용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열린 ‘혁신의 망, 자유의 망, 평등의 망’ 강좌가 마무리되었다. 지난 5월 22일과 29일에 이어 6월 5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진행된 마지막 시간에는 영화 “브라질”을 함께 감상하고 “트루맛쇼”를 제작한 김재환 PD와 얘기를 나누었다.

허쉬어폰(Hush-a-phone)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브라질”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김보라미 변호사는 “이 영화는 망중립성 논의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허쉬어폰(Hush-a-phone)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망중립성 뿐 아니라 인류의 문화에 있어 개방성과 혁신이 없다면 영화 속에서 그려진 폐쇄적이고 소비적인 문화만이 남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작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허쉬어폰은 1956년 경 미국의 해리 터틀이 만든 장치로, 전화에 부착하여 소음을 줄여 주고 외부의 방해 없이 통화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컵 모양의 장치이다. 당시 미국의 독점적 통신사였던 AT&T는 여러 이유를 들어 이 장치의 사용과 판매를 방해했으나 8년 후 소송에서 패했다. 이 사건은 망중립성 논의의 역사에 있어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테리 길리엄 감독의 1985년 작 영화 “브라질”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와 기업만의 망중립성 논의에서 이용자 중심의 논의로

망중립성 강좌를 주최한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인터넷주인찾기, 진보넷, 오픈웹,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이 모인 단체로, 망중립성 논의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5월 22일에 시작된 망중립성 강좌는, ‘통신규제의 역사와 망중립성’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망중립성이 인터넷 혁신에 미치는 영향’(정혜승 (주)다음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실장)을 시작으로, 5월 29일에는 ‘통신규제와 공정거래'(김기창 고려대학교 교수), ‘트래픽 관리와 인권에의 영향'(강장묵 동국대학교 교수)이 진행되었다.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국장은 “이번 망중립성 강좌는, 현재 우리의 삶과 직결되고 미래의 우리의 삶의 방식을 규정하는 중요한 원칙인 망중립성에 관해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어렵고 생소한 개념임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어 성공적으로 강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은 이후 지속적으로 mVoIP, 트래픽, 통신요금과 정책 등에 대한 공개적이고 합리적 논의와 강좌 등을 진행하고, 통신사들의 일방적인 소비자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한 모니터링 및 제도화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이번 망중립성 강좌에서 발표된 각 자료는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 사이트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box type=”info” head=”브라질(테리 길리엄, 1985)”]

소심한 성격의 샘 로리는 정보국 산하에서 일하며 기계적이고 나른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인물이다. 영화에서 그려진 미래 세계는 정부와 기업이 사람들을 지배하는 사회다. 정보는 관료주의에 물들어 인간을 감시하고 통제하며,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서만 자유를 느낀다. 이 속에서 샘이 가지는 유일한 희망은 꿈 속에서 기사가 되어 만난 아름다운 여인을 구출하는 것. 그런 그가 꿈 속의 여인을 실제로 보게 되고, 그녀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만나기 위해 좌충우돌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자신의 집에 고장난 파이프를 고치러 온 해리 터틀을 만나게 된다. 배관공인 그는 사실 사람들을 감시 통제하는 정보국에 저항하는 테러리스트. 꿈 속의 그녀, 그리고 해리 터틀과의 만남 속에 샘은 이런 저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영화 “브라질”은, “피셔 킹”, “12 몽키즈” 등으로 알려진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작품이다. 주인공 샘 로리 역에는 “캐러비안의 해적”, “지 아이 조”에도 출연했던 조나단 프라이스가, 해리 터틀 역에는 로버트 드 니로가 출연했다. 국내에서 극장 개봉이 되지 않고 홈 비디오로 바로 출시되었는데, “여인의 음모”라는 내용과 거의 상관이 없는 제목이 붙여져서 영화 팬들을 뜨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감시와 소비만이 전부인 우울하고 어두운 미래상을 절묘하게 그려낸 걸작으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box]

2012년 ‘혁신의 망, 자유의 망, 평등의 망’ 강좌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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