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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마케팅은 전통 광고, PR, 소셜미디어 마케팅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도대체 콘텐츠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등과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전통)광고’를 만들어 페이스북 또는 유튜브 등 새로운 채널에 공개하고서, ‘이것이 콘텐츠 마케팅이다.’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장-클로드 반 담이 출연한 볼보(Volvo) 유튜브 영상은 전통 광고다. 이 영상이 페이스북에 많이 공유되었다는 사실은 부차적인 문제다.

YouTube 동영상

또는 기자에게 홍보물을 보내며 ‘이것이 PR이다.’라고 주장한다. 물론 그 홍보물을 그대로 받아 적는 기자가 있으니 결과적으로 PR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 PR, 콘텐츠 마케팅 등을 구별하는 일은 이론의 영역이 아니다. 이 개념을 구별하는 것은 규칙이다. 기업 스스로 필요에 따라 만든 규칙과 원칙이다. 규칙은 다양한 효과가 있고,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는 복수의 규칙을 실험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 언제나 똑같은 일을 하며 이를 때론 PR이라 부르고, 이를 때론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라 칭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아래에서는 광고 전단, (전통) 광고, PR, 소셜미디어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의 차이점을 비유를 통해 설명해 본다. 여기에는 남성이 마케팅 공급자로 등장하고 여성이 소비자로 등장한다.

(이 비유가 성차별로 해석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지만, 혹여 그러한 여지가 있다면 적극적인 비판을 부탁한다.)

철수: 광고 전단

철수의 외모는 훌륭하다. 복근을 자랑하며 구릿빛 피부색이 눈에 띈다. 멋진 옷을 입고 있으며 포르셰를 타고 다닌다. 철수는 다수 여성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철수는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내인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멋지게 설명한다. 철수가 여성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나는 네가 찾던 바로 그 남자야!”다. 철수는 ‘광고 전단’이다.

광고 전단의 발전된 형태, 외벽광고
광고 전단의 발전된 형태, 외벽광고

민수: 전통 광고

민수는 여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특히 민수는 여자들이 깨닫고 있지 못했던 그들의 꿈을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민수는 “당신이 나와 함께 다니면 얼마나 멋진지 알아요?!”, “나와 함께 할 때 당신은 매력 그 자체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나는 당신의 꿈을 이뤄드려요.”라고 유혹한다. 민수는 전통 광고다.

연수: PR

연수는 다른 사람들이 연수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떠들도록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연수는 PR이다.

철수, 민수, 연수는 오랫동안 여성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했다. 지금도 이들 3인의 매력은 여성들을 이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세 명은 서로 비슷해지고 여성들은 이들에게 조금씩 지겨움을 느낀다. 이들 세 명 모두를 거부하는 여성도 있다. 이들과 관계를 가져도 찰나일 뿐이다. 특히 여성들은 철수에게 ‘당신이 지겨워요.’라고 말한다. 그럴수록 철수는 더욱 강하게 들이댄다.

봉수: 소셜 미디어 대화

약 5년 전에 새로운 인물 두 명이 등장했다. 첫 번째 인물은 봉수다. 봉수는 여자를 이해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봉수는 만나는 여성마다 관심을 표하고, 그 여성의 말에 귀 기울인다. 봉수는, 여성이 봉수에 대해 궁금해하도록 만들 줄 아는 능력자다. 봉수는 여성에게 “저는 언제나 당신을 위해 여기에 있어요. ^^”라고 속삭인다. 봉수는 소셜 미디어 대화다. 그리고 시민과 소비자의 트위터 맨션 또는 댓글에 친절하게 대응하는 소셜 민원 센터이자 소셜 소비자 센터다.

준수: 소셜 미디어 마케팅

새로 등장한 두 번째 인물은 준수다. 준수는 파티 호스트(host)다. 준수는 화려한 파티에 여성들을 초대한다. 파티에는 다양한 칵테일과 먹을거리가 준비되어 있고, 재미난 볼거리가 넘쳐난다. 때론 파티에 온 여성 중에 노래 잘하는 사람을 뽑아 상을 주기도 하고, 재치 넘치는 퀴즈 행사로 여성의 마음을 홀린다. 준수는 마치 방송사 같다. 여성들은 준수가 개최한 파티에서 자신들이 마치 유명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준수는 여성들에게 “우리 함께 즐겨요!”라고 요란하게 외친다. 준수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다.

준수의 파티가 최근 인기다. ‘스타벅스 기프티콘’으로 손님을 속이는 파티들이 종종 있지만, 잘 찾아보면 오늘 밤을 즐길 수 있는 괜찮은 파티가 넘쳐난다. 그 파티장에는 멋진 여성과 남성이 몰려든다. 여성들은 준수에게 ‘좋아요(like)’로 고마움을 표현한다. 그리고 봉수의 친절함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그런데 파티장에 들어선 여성들은 봉수, 준수와 긴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오히려 파티장에 모인 다른 여성들과 수다 떨기에 여념이 없다. 때론 준수와 하룻밤을 즐기는 여성들도 있지만, 또 다른 준수가 나타나면 이들은 다른 준수와 함께 떠나버린다.

신사 정수: 콘텐츠 마케팅

정수는 강연 또는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정수는 직접 나서서 이야기보따리를 술술 풀어 놓기도 한다. 정수는 여성들이 마시고 있는 칵테일을 보면, 그 칵테일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여성들이 직접 칵테일을 만드는 방법을 쉽게 가르쳐주기도 한다. 정수는 지금 여성들이 듣고 있는 음악의 뮤지션이 누구인지, 그들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수는 여성들이 관심 있는 정부 정책을 설명하기도 하며, 축구 중계를 보고 있는 여성에게는 ‘오프사이드’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여성들이 알고 싶은 바가 있다면 정수는 언제나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맡는다. 정수는 이야기로 여성들을 사로잡고, 최신 정보로 여성들에게 자문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잘난 척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솔직하게 고백하고 관련 정보를 함께 찾기 위해 노력한다. 정수는 부드러운 신사다.

사실 정수는 새롭게 등장한 인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 사회의 일원이었다. 다만 남들 앞에 나서기를 부끄러워했을 뿐이다. 그런데 ‘모던 정수’는 적극적이고 유연하다. 여성이 춤을 추고자 하면 정수는 그들과 클럽으로 향한다. 때론 커피 전문점에서, 도서관에서, 강연장에서도 정수를 만날 수 있다.

정수는 여성들이 스스로 꿈을 꾸는 데 도움을 주며, 그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갖도록 배려한다. 정수는 여성이 삶의 용기를 되찾을 때 함께 기뻐하며, 시련과 좌절을 겪을 때 그 곁을 지킨다. 여성의 필요에 따라 정수는 정신과 의사가 되기도 하며, 상담사의 역할을 거부하지 않으며, 교수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정수에게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정수를 통해 “무언가를 얻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정수가 여성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You can do it!)”다. 정수는 콘텐츠 마케팅이다.

콘텐츠 마케팅이란

정수와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은 많다. 하지만 아는 바는 많아도 이를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지식을 남들과 나누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남자의 미래

철수(=전단지)와 민수(=전통 광고)의 고민은 깊어간다. 여성들이 자신들을 계속 외면하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이 죽어가고 여성들이 포털과 SNS를 좋아하면서 연수(=PR)는 무기력하다.

봉수(=소셜 미디어 대화)의 고민도 간단치 않다. 여성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는 봉수를 찾지만, 뭔가 재미를 찾고자 할 때는 봉수 곁을 떠나 준수(=소셜 미디어 마케팅)를 찾기 때문이다. 준수는 현재 최고의 인기남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인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준수도 불안하다.

그렇다고 정수가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한다.

  • 첫째, 기업 내부에 정수와 같은 능력이 존재하는가
  • 둘째, 기업의 목표 고객이 정수를 필요로 하는가

목표 고객이 기업의 재화 및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도 정수의 능력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정수의 핵심은, 고객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편 고객은 정수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수가 돋보이는 이유는 철수, 민수, 연수, 봉수, 준수가 거리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이들에게 슬슬 실증을 느끼고 있고, 이들이 속삭이는 약속이 많은 경우 거짓임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정수를 투입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느끼는 생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 이후에야 정수는 기업의 비밀병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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