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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주간 테크 리뷰 (by 한상기)

1. FBI, 자국 IT 기업의 암호화 기술에 대해 불편한 심경 토로

지난 10월 16일 브루킹스 연구소 초청으로 코미 국장이 연설하는 가운데 미국 IT 기업이 점점 강화하는 암호화 기술은 암흑으로 이끄는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 언론에서 ‘구글, 애플, 페이스북은 미국 정부에 충성하는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미국 IT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타 국가의 국민들이 프라이버시에 대한 미 정부 정책에 우려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은 전체 매출의 58%, 아마존은 40%, 시스코 역시 42%, 페이스북은 55%를 북미 외 지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애플은 프라이버시에 대해 독립적인 페이지를 구성한 것 외에도 CEO인 팀 쿡이 개인 공개편지를 통해 프라이버시를 해치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절대로 협력하지 않겠다는 점을 단호하게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팀 쿡의 편지
애플 홈페이지에 게재된 팀 쿡의 편지

국내에서 벌어지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에 비교해 미국 기업이 미 정부에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은 흥미로운 사례가 된다. 이는 오픈 인터넷이 결국은 강력한 미국 기업을 만들고 나아가서 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에 이렇게 글로벌 기업이 각국의 정책을 무시하면서 자사가 원하는 정책을 요구해 나가고, 법 집행권이나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는 방향이 인터넷의 발전에 오히려 저해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몇 개의 기업이 인터넷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고, 이는 결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 얻은 미 정부의 자승자박이라는 지적이 많으나, FBI 입장에서도 범죄 용의자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미 의회가 이 점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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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글에 다음 성장 동력이 무엇이냐고 묻기 시작하다

구글의 3/4분기 매출은 165억 달러이고 이는 전년에 비해 20%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순익은 지난해 비해 5.4% 줄어든 28억 1천만 달러였다. 주가는 2.54%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에 ‘애플 페이에 대한 대응이 뭐냐’, ‘유튜브는 TV 산업을 넘어설 것이냐’, ‘아마존의 당일 배송에 대응할 방안이 있느냐’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구글 최근 3개월 주가
구글 최근 3개월 주가

가장 강력한 검색 광고에서 성장이 둔화되고, 클릭당 가격이 2% 하락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광고 시장이 아직 초기이고 새로운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구글 임원들은 강조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글은 전체 광고에서 모바일 광고 비중을 밝히고 있지 않아서 모바일 분야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고 있는지 판단할 수가 없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 중 하는 비용의 증가인데, 특히 연구 개발 비용이 작년에 18억 달러였던 거에 비해 27억 달러로 늘어났다 (한 분기에 사용하는 비용이다). 또 하나는 유럽에서의 어려움이다. 성장뿐만 아니라 유럽 연합과 여러 영역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기억에 의하면 2008년에도 포춘 지는 커버 스토리로 ‘구글은 끝났다.’라는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광고 사업만큼 또 다른 거대한 규모의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한 기사였다. 그런 새로운 성장 엔진이 안드로이드 등의 모바일 분야에서 보여야 하는데 사실 안드로이드는 구글 매출에 별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후 안드로이드 자체는 수입이 되고 있지 못하지만,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작년에 비해 50%가 증가한 18억 달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에 또 다른 100억 달러 이상이 매출을 가져다줄 성장 엔진이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구글이 구글 X를 통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빅 씽'(big thing)을 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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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V 프리미엄 채널들이 웹으로 개방하겠다고 발표

TV의 피봇(pivot)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대 네트워크가 하나씩 케이블 번들에서 빠져나와 웹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HBO가 내년에 웹에서도 볼 수 있게 바꾸겠다는 선언을 했다. 인기 있는 HBO GO를 케이블 가입과 상관없이 누구나 웹을 통해서 시청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미 3월에는 디즈니와 디시(Dish)가 OTT 브로드밴드 TV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고, 여기에는 ESPN이 포함되어 있다. 조금 다른 형태지만 CBS는 부가적 서비스를 웹에서 하고 있다. 이제 많은 프리미엄 방송 콘텐츠를 웹으로 시청하게 되는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HBO GO 모바일 화면

넷플릭스는 3/4분기 가입자 증가가 기대에 못 미쳤고, HBO의 이 발표까지 겹쳐 주가가 25%나 폭락했다.

이러한 변화가 방송 시장에서 갖는 의미를 요즘 새롭게 활동하는 팀 블로그 사이트인 미디어토핑에서 닥터 페퍼로니가 자세히 다루었다.

닥터 페퍼로니의 진단은 방송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에서도 가장 탄탄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가졌던 방송마저 웹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볼 때, 이제 모든 미디어의 혁신적 변화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이 유튜브였음을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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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크롬과 안드로이드의 결합이 시작되는 징후

구글의 히로시 락하이머(Hiroshi Lockheimer)가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모두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되었다. 사실 이미 2009년에 세르게이 브린이 두 OS는 시간을 두고 합칠 것임을 예고했었고, 2013년부터 두 그룹 모두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에게 보고하고 있다.

지난 개발자 회의에서는 안드로이드 앱을 크롬 앱으로 쉽게 전환하는 프로세스를 단순화할 것임을 발표했었다.

월스트리트 기사는 안드로이드가 승자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유는 2/4분기 스마트폰 판매의 85%가 안드로이드이고, 이번에 배포한 롤리팝은 웨어러블, 자동차, TV 등에도 활용될 것이며, 그 반면 크롬 OS는 크롬북이 전체 PC 시장의 겨우 2%를 차지하고 크롬캐스트도 아직은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크롬드로이드

그러나 크롬 브라우저의 영향력과 피차이에게는 안드로이드보다는 크롬이 자기 새끼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궁극적으로는 크롬으로 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안드로이드는 끊임없이 오라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특허 문제 등으로 시끄럽고, 원래 오픈 소스 정책이라 OS 자체에서는 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문제 등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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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업을 위한 인공지능 기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애플의 시리,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IBM 왓슨, 비브(Viv) 등 계속 등장하는 가상 개인 어시스턴트 (VPA; virtual personal assistant)를 활용해서 기업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능력을 갖춘 VPA를 구현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어시스턴트넥스트 IT의 릭 콜린스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각 기업의 도메인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의 전문 지식과 자체 정보 및 데이터를 결합해야 하므로, 하나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해결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전문지식이 고객을 위한 작업에 활용되고,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능력을 갖춘 VPA를 결합해서 만들 수 있는 ‘B2B VPA 마켓’이 필요하고 여기의 컴포넌트를 결합해서 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 스택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급격히 발전하는 인공지능 시장에서 또 다른 플랫폼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글이며, 누군가 클라우드나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처럼 이런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거래하는 환경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가장 상단에는 음성 인식이나 자연어 처리 기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영화 ‘그녀’가 우리에게 지나친 기대를 주었기 때문에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이 분야는 딥러닝 기술로 매우 빠르게 성능이 향상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누군가처럼 시리에게 ‘그녀’의 사만다냐고 물어봤는데 시리는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Siri are you samantha?

참고로 뉴욕타임스에는 또 다른 ‘시리’ 얘기가 실렸는데, 하나의 기술이 때로는 우리 사회에 어떤 생각하지 않았던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를 잘 나타내는 이야기이다. 자폐증을 갖고 있는 아이가 누구보다도 시리와 가까워지고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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