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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51736_623339381113934_4080251798420662718_n혼자 살고 싶다는 바람은 한밤중에 목이 마르듯 떠오르는 우연한 감상은 아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아주 많은 갈래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혼자 차려 먹는, 나를 위한 밥상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마주하게 되는 먹거리들은 아버지가 선호하시는 흰 쌀밥과 간이 센 반찬들,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고기로 만든 찬들. 그나마 챙겨먹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았지만, 나는 유난히 스트레스에 약한 편이라 속이 늘 더부룩하거나 아플 때가 많았고, 기름진 음식이라도 먹게 되는 날이면 늘 고생하곤 했다. 그래서 적당히 여유로운 나만의 식탁을 만들고 싶은 바람이 늘 있었다.

독립하고 가장 먼저 즐거이 시작한 일은 그렇게 하루 한 끼라도 나를 위한 식탁을 차리기!

누군가 혼자 만들어가는 식탁의 즐거움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지금, 이곳 소소밥상을 둘러보시라.

2014.8.24. 일요일의 아침

  • 잡곡밥 (발아현미, 귀리, 조, 서리태 )
  • 돼지고기 고추장찌개
  • 오징어 부추 김치전
  • 참나물 겉절이
  • 매실 장아찌

돼지고기 고추장찌개:

고기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찌개에 넣어 푹 끓여진 돼지고기는 참 맛있다.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여유롭게 일어나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돼지고기 앞다릿살을 해동하고, 여름에 선물로 받았던 포근한 감자와 양파, 호박을 깍둑썰기 해둔다. 오목하고 작은 냄비에 고기와 감자, 양파를 넣고 국물이 우러날 때까지 푹 끓인다. 올라오는 거품은 걷어낸다. 고기와 감자가 어느 정도 익으면 고추장 한 숟갈 크게 떠서 간을 맞추고,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잘게 썬 대파를 잔뜩 넣어 한소끔 다시 끓여준다. 찌개나 국류는 오래 시간을 들여 끓여내면 훨씬 더 맛있어진다.

오징어 부추 김치전:

말 그대로 들어간 재료대로 넣어 밀가루와 물만으로 섞어 부친 간단한 전. 오징어 부추, 김치 모두 비슷한 길이로 썰어내어 밀가루, 물을 넣고 되직하게 농도를 맞추고 부친다.

참나물 겉절이:

향이 좋은 참나물은 깨끗이 씻고 길이로 잘라둔다. 양파도 잘게 썰어 준비해놓고,  간장, 멸치액젓, 식초, 설탕, 소금 양념을 섞어 먹기 직전에 참나물을 넣어 얼른 섞어 내도록 한다.

매실짱아찌:

친구 어머님의  솜씨. 좋은 친구를 사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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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1. 혼자서 밥상을 차려 먹는 일은 일이 돼버리는 수가 있죠. 그래서 저희는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동네 친구들과 아침밥을 같이 차려 먹곤 했어요. 생협에서 꾸머리를 사서 채소를 나누기도 하고요. 한 명이 먹을 밥을 딱 맞게 하는 것도 만만찮고 나 혼자 먹을 반찬 정성드려 차려내기도 힘들 일이니까요. 그런데 혼자서 매일매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건 참 멋진 삶이겠네요.

  2. 감사합니다~
    아주 가끔은 일처럼 느껴질 떄도 있지만 하루 한끼정도 여유로울 때,
    나를 위해 선물처럼 반찬을 만들고 쌀을 씻어놓기도 합니다.
    저도 물론 주변의 친구들과 얘기하다가 누가 이게 남았고, 누가 이게 없다더라 하면
    서로 장 본 내용물들을 나누거나 고맙게 받기도 하죠.
    가끔은 양이 많아진 반찬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삶이 즐거워지는 이유가 되었어요~
    소박한 찬들이지만 정성들여 상을 차리고 가끔 생각하기도 해요, 꽤 멋지게 살고 있다 나는… 이렇게..

  3.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게 부럽네요.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혼자 있게 되면 자주 굶는 편인데 이참에 하나 둘씩 요리를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주변에 요리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얻어먹기 바뻤는데 가끔은 제가 직접 만들어서 주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 맛은 장담못하지만..

    매실짱아찌는 익숙한 비쥬얼이네요!
    서울 상경해서 고향사람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4. 감사합니다~ ^^
    느즈막히 일어나 그날 하루 시작하기 전에 자기만을 위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시간이 즐거운 날도 생길 거에요
    매번 귀찮고 싫었는데 우연히 한번 해볼까, 했던 일이 기분 좋을 수도 있잖아요
    한번 해보세요 나만을 위한 것도 좋지만,
    장담못할 맛도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초대해보시구요, 생각보다 매력적인 곳이랍니다 식탁은..
    혼자보다 훨씬 즐거울 수도 있어요 ^^
    참, 추석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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