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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을 통해 매주 소개하려고 한다.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그리고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1. 한국일보, 뉴스A/S ‘커피값 대학마다 왜 다를까?’ 

지지난주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킨 한국일보 기사 “같은 커피인데 대학별로 값이 다르다?”의 후속 보도다. 6월 19일 올라온 이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같은 커피인데도 대학마다 최대 3,100원이나 차이 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한국일보에서 조사한 국내 대학 최고 커피값과 최저 커피값 (사진 제공: 한국일보)
한국일보에서 조사한 국내 대학 최고 커피값과 최저 커피값 (사진 제공: 한국일보)

이어 6월 30일 한국일보가 [뉴스 A/S]라는 이름을 달아 “대학 교내 ‘커피의 경제학’”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넘어선 ‘왜’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원인 중 하나로 생활협동조합을 제시한다. 커피값이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이슈는 아니지만, 커피 한 잔을 통해 사람과 만나는 대학생들, 도서관 대신 카페에서 과제를 하고 공부를 하는 대학생들에게 커피값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거기다 커피값을 내릴 수 있는 대안, ‘협동조합’까지 제시했다.

더욱이 “하자 있는 제품에 애프터서비스가 있듯이 미진한 기사에도 애프터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뉴스A/S’ 시도도 매우 좋다! 이 기사 추천!

대학 커피샵
readerwalker, CC BY NC 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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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계일보, ‘박봄’ 기사보다 빛난 국어사전 기획

지난 한 주간 세계일보가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언급됐다. 2NE1 멤버 박봄이 마약을 밀수했다는 내용의 단독보도 때문이다. 이런 박봄 기사보다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낸 기획기사가 있다. ‘국어死전. 맥 끊긴 민족지혜의 심장’이라는 기획 기사다.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은 사라져 가는 국어사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실제 사람들이 국어사전을 얼마나 보는지, 모르는 단어는 어떻게 찾는지 통계까지 덧붙였다. 국가 정책의 문제점과 해외사례, 관련 출판업계와 연구원들의 고용 실태까지, 그야말로 국어사전 관련해서 쓸 수 있는 건 다 썼다. 일주일간 23개의 관련 기사를 지면에 실었고, 하루에 2~3면씩을 할애한 ‘대기획’이었다. 세계일보 독자의 제안에 따라 웹 사이트 (dic.segye.com)에 가면 몰아서 읽을 수 있으니 추천한다.

세계일보 국어사전
세계일보 국어사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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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앙일보, 슬로우뉴스 이어  ‘로봇 저널리즘’ 주목

슬로우뉴스가 주목하는 ‘로봇 저널리즘’에 한국 대표 보수언론 중앙일보도 주목했다. 로봇 저널리즘이 더는 몇몇 전문가들이 아니라 대표적인 기성 언론에서도 신경 쓸 만큼 ‘현실’로 다가왔다는 징후일지도 모르겠다. 중앙일보는 1일 “뉴스를 조립하라, 로봇기자 시대”에서 기자의 밥그릇을 위협하는 로봇 기자의 시대에 대해 조명했다. 글쓴이는 오픈넷 이사인 강정수 박사다. 로봇에 물먹지도 모를 많은 기자들에 추천!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중앙일보보다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아래 슬로유뉴스의 글들을 참조하면 좋다. (필자는 역시 강정수 박사다.)

로봇
로봇이 기사 쓰는 시대. 로봇은 인간의 가슴(감정)을 표현하는 날도 올 수 있을까. (사진: Jenn and Tony Bot, CC BY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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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향신문, 김명수 후보자 논란 속 ‘행간’, 대학원생 인권

한 주간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논문 표절과 칼럼 대필 등이 논란이었다. 언론들은 김명수 후보자의 몰지각한 행동과 여야의 반응을 전했다. 하지만 막상 ‘교수’와 ‘대학원생’의 갑을관계에 주목한 언론은 많지 않았다. 7월 3일 경향신문 기사 “지도교수 아들 과학경진 실험 대신해주고 자녀 돌보기·생일 피아노 연주도”는 교수와 대학원생이라는 갑을 관계에서 생겨난 엽기적인 사례들을 적나라하게 전해준다. 김명수 후보자 한 명 날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기저에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경향신문 기사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교수-대학원생’의 ‘갑을 관계’ 의혹을 다룬 경향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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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뉴스타파, 아직 끝나지 않은 ‘간첩조작사건’ 이번엔 거짓말탐지기다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뉴스타파가 또 다른 간첩조작사건을 폭로했다. 지난해 7월 구속기소가 된 ‘보위사 직파 여간첩’ 사건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과 모순되는 증거와 증언들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기억이 사라지게 하는 북한산 패치 이야기는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 정도의 황당한 이야기지만, 뉴스타파는 그것이 현실임을 깨닫게 해준다.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이 결코 ‘개인의 일탈’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하는 뉴스타파의 “국정원 거짓말탐지기를 속인 여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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