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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한 주 동안 주목을 받은 주요 IT, 테크놀로지 관련 뉴스의 의미를 한상기 박사가 ‘주간 테크 리뷰’를 통해 요점 정리해 드립니다.[/box]

주간 테크 리뷰 (by 한상기)

1. 아마존의 첫 스마트폰 도전: 파이어 폰

지난주 최고의 핫 뉴스일 듯 하다. 18일 시애틀에서 제프 베조스에 의해 발표된 파이어 폰은 워낙 많은 미디어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또 설명은 필요 없을 듯 하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은 파이어플라이 기술이다.  모든 상품이나 음악, 비디오를 인식해서 아마존 웹사이트로 연결해주는 아주 영악한 기술이다.  그래서 어떤 전문가는 파이어폰은 그냥 아마존 사이트의 확장일 뿐이라고 한다.

han_1다이나믹 퍼스펙티브는 재미있으나 얼마나 많은 콘텐츠나 앱이 새로운 가치를 줄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한번 ‘와~’하고 ‘끝’ 일듯? 다만,  사람 많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뭔가를 보거나 읽을 때는 편할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폰을 사지는 않을 것이다.

포브스 기고가 쟝 뱁티스트는 ‘파이어 폰이 실패할 네 가지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가격, 무게와 모양, 차별성 부족, 앱의 부족 이다. 특히 내 생각에도 앱의 부족은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진영과 경쟁에서 가장 큰 약점이다.

근런데,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아마존 쇼핑을 매우 간편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쇼핑이 편하다고 폰을 바꿀 사람이 얼마나 될까? 폰의 킬러 앱은 커뮤니케이션이지 쇼핑이 아닐 텐데?

더군다나 국내에는 아마존 쇼핑의 영향이 아직 적고, 팔지도 않을 것 같으니 지켜볼 여유가 있을 듯.  페이스북 폰도 망했는데.

뉴욕타임스 비츠 블로그의 파하드 만주는 이런 궁금함을 품고, 제프 베조스와 인터뷰를 했다. 왜 만들었냐고.

2. 가장 웃기면서도 흥미로운 앱 ‘요(Yo)’

문맥 기반 메시징이라고 한다. 기능은 딱 하나다. 서로 아는 사이에 ‘Yo’ 메시지를 보낸다. 주고받는 상황에 따라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다운받으면 전화번호를 통해서 서로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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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80만 명이 내려받았고, 12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스라엘의 비디오와 사진 공유 스타트업 모블리(Mobli)의 창업자이며 CEO였던 모쉬 오겍(Moshe Hogeg)이 갑자기 내놓은 우스꽝스러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했고 개발자인 아벨(Arbel)이 8시간 만에 만들었다고 한다.

정치 풍자가이면서 작가, 코메디언 스티브 콜베트가 그의 프로그램에서 소개해서 더 유명해졌다. 유명 블로거 로버트 스코블은 가장 멍청하면서도 가장 중독적인 앱이라고 평했다.

테크크런치는  ‘요’ 현상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분석을 담았다. 부담 가는 페이스북, 순간적인 스냅챗, 화려하고 아름다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아닌 현실을 반영하는 위스퍼나 시크릿. 이런 것은 모두 디지털 이중성이라는 개념에서 설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실에 근접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과 격리된 이중성을 가질 것인가. 그도 저도 싫다면 그냥 ‘요’하면 된다.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을 공유하는 사이에서는 왜 ‘요’를 보내는지 안다.

아침에 애인으로 부터 온 ‘요’와 친구가 밤에 보내는 ‘요’, 직장 동료가 보내거나 가족끼리 보내는 ‘요’는 다 나름대로 해석이 가능하다.

3. 네스트, 드랍캠을 5억 5천5백만 달러에 인수

네스트가 가정용 비디오 모니터링 스타트업 드랍캡을 5억 5천5백만 달러에 인수했다.

드랍캡

올 초에 구글이 32억 불 현금으로 인수한 IoT 기업의 총아 네스트가 자체적으로 드랍캠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도 현금 인수라고 한다. 드랍캠은 아마존, 애플, 베스트바이 등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인터넷에 연결된 가정용 감시 카메라 기업이다.

그러나 카메라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비디오를 저장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물 인터넷 회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39%의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같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아이가 예정보다 일찍 학교에서 돌아오면 드랍캠이 부모에게 공지를 보낸다.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특이 사항을 알려주지만, 프라이버시에 예민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번 투자가 구글이 아니라 (사람들은 구글이 인수했다고 하면 프라이버시에 대해 우려할 있기 때문에) 네스트가 직접 한 것이다.

드랍캠은 이미 4,800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투자자 면모를 보면 IVP, KPC&B, 액셀 파트너스, 멘로 벤처스 등 유명 벤처캐피탈(VC)이다. 이번 인수에도 이들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애플 아이팟 개발팀 일원이었던 앤디 핫지를 영입했는데(앤디는 2010년에 애플을 떠났다), 네스트의 창업자가 아이팟을 만든 토니 파델인 것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결합으로 보인다.

4. 구글 링크 삭제 요청 판결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내 가족이 사는 밴쿠버가 속한 주) 법원은 구글에게 캐나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구글 검색에 나오는 링크를 삭제하라고 이미 명령을 내렸다. 판결(사건)의 원인은 에쿠스텍 솔루션이 만든 산업용 기계를 복제해서 파는 데이터링크라는 회사 때문이다.

데이터링크가 에쿠스텍 디자인을 훔쳐서 전 세계에서 파는데, 웹 서버가 어디있는지 모르겠으니 검색에서 데이터링크가 검색되니 다 삭제하라는 것이다. 지적 재산권 문제인데, 이는 ‘잊혀질 권리’와도 구조적 유사성이 보인다.

검색 엔진이 모든 링크를 삭제한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글은 항소할 계획이다.

이번 판결은 인터넷이 어떤 특정한 국가의 법원 결정에 대한 집행 범위가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또 다른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구글 입장에서는 한 국가의 판결 때문에 전체 서비스에 영향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중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이는 특히 주간 테크 리뷰 첫 글에서 언급한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잊혀질 권리’ 판결)이 어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 국가의 판결이 다른 국가의 법 체계와 다를 경우 이에 따른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크로스 보더의 판결은 인터넷 기업 전체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구글의 항소는 다른 인터넷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법조계에서도 향후 과정과 절차를 주목할 것이다. (판결 바로가기)

기타 소식

5. 삼성전자, 스마트왓치 발표 예정

삼성전자가 다음 주 구글 I/O에서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스마트왓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타이젠 기반의 기어2, RTOS 기반의 기어 핏을 만들었는데, 안드로이드 기반도 또 내놓는다고? LG전자와 모토롤라가 내놓으니까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인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가능한 것 다 해보자는 삼성 특유의 전략(?).

6. 흥미로운 기업 리테일넥스트

리테일넥스트는 매장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서 소비자 행태, 직원 근무 상황을 파악하게 해주는 서비스 회사다. 머니투데이에서 CEO 인터뷰기사가 올라왔다. 모두 빅데이터 그러면서 온라인 데이터 중심의 방향을 고민할 때, 오프라인에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와 환경데이터, 거래 데이터를 모두 파악해서 매장 운영을 컨설팅해주는 서비스다.

7. 모질라, 크롬캐스트 경쟁제품 제작 중

모질라도 구글의 크롬캐스트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을 파이어폭스 OS 기반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동글이라고 부르는 작은 스틱을 더 개방하고, 해킹도 가능하게 만들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콘텐츠도 제약없이 TV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경쟁이 격렬하게 이루어질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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