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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는 그저 우연한 재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세월호는 ‘사건’입니다.

사고인가 사건인가

세월호 참사는 총체적 부실이 만들어 낸 ‘사건’입니다. 총체적이라는 함은 ‘모든 요인이 다 섞여 있다’는 뜻이고, 사건이라 함은 특정한 임무를 부여받아 책임을 다해야 할 책임자의 (중)과실과 미필적 고의가 개입한 ‘인재’라는 뜻입니다.

세월호는 ‘총체적’ 부실이 만들어낸 ‘인재'(사건)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의 포괄성 때문에 더 크게 분노하고, 좌절하자는 막연한 결론으로 흐르면 곤란합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개별 요소와 그 작용을 더 면밀하게 바라보고 뜯어 고쳐낼 부분들을 쪼개보자는 방법론이어야 합니다. 이성적인 분노(제안)이어야 합니다.

sewol-timeline

네 개의 타임라인

그런 의미에서, 슬로우뉴스는 사고 첫날 가장 긴박했던 그 오전 오후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어떤 요소들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을까요? 다양한 요소들을 냉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몇 가지 큰 범주로 사건 타임라인을 나눴습니다.

  1. 사고 자체의 경과
  2. 구조 현장의 움직임
  3. 보고와 지휘의 진행
  4. 위 세 가지를 둘러싼 뉴스 생산의 모습

이 네 개의 흐름을 지난 10여 일 동안 각종 언론 자료로 공개된 바를 취합해 재구성했습니다.

읽어낼 수 있는 몇 가지 단서들

병렬된 시간표를 통해서 무엇을 읽어낼 것인지는 함께 고민할 몫이지만, 몇 가지를 어렵지 않게 추론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불행히도 초기 사고 파악이 매우 더디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9시 7분까지 결국 모든 주요 주체들이 사고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선장이든, 회사든, 목포해경이든, VTS든, 어느 쪽에서든 각자 사고를 인지한 시점에 곧바로 승객 모두를 탈함까지는 아니라도 최소한 실외로 이동하도록 전권으로 명령 내렸더라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 기울어진 각도로 고려한 탈출 난이도, 그리고 잔여 침몰속도를 볼 때 9시 45분~10시 남짓 무렵에 실내를 벗어났는지 아닌지가 실상 배를 탈출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조짐을 일찍 발견하고, 초동 대처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 사고 접수는 엉망이었습니다. 접수 후 초기 현장 구조의 시작 자체는 박차를 가했습니다. 선박 내 승객 상황을 모르는 상황에서 9:45에 배에 접근했고, 9:54에 좌현이 완전히 침수한 사고 진행 속도를 고려하면, 세월호 규모의 배에서 적절하게 창문을 모두 깨 남아 있는 인명을 구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초기 접안 구조 인력이 적었던 문제까지 겹침).
  • 중대본은 가장 중요한 최초 구조 가능 단계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대처가 매우 늦었습니다(중대본 가동 후 10분도 안 되어 좌현 완전 침수). 자체 권한이 적은 해경/해군에서 초기 대응을 담당했습니다.
  • 늦어도 10시에 이미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패륜적 악플이 출몰했습니다. 즉, 사고 실제가 확인되기도 전에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즉, 특정 요인(전라도 등)에 대한 혐오에서 나오는 패륜이라기보다는, 패륜 자체를 위한 패륜이고, 요인은 사후적으로 가져다 붙인다는 가설을 세워볼 만 합니다.
  • 사고 속보가 이어진 오전이 지나고, 11시 무렵부터 각종 오보, 선정주의, 어뷰징 및 악플들이 본격화했습니다. 결국, 네이버는 이런 언론사의 어뷰징을 6시간 동안 방치 후 오후 5시경에 자제 호소 공지를 내보냅니다. 느린 위기 대처는 얄궂게도 이번 사고에서 여러 방식으로 반복되는 모티브입니다.
  • 13시~14시 무렵의 언론사들의 각종 선정주의와 어뷰징은 사고 피해규모에 대한 과소평가 속에 질주한 것일 개연성이 보입니다(292명 실종 발표가 16시 넘어 이루어짐).

비극적 참사의 긴박한 초기 시간 흐름 속에서, 독자 여러분은 또 어떤 모습들을 발견하셨습니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 하지만, 그 만약을 따지는 것이 최소한 다음에 비슷한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한 대비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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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로 접속하시는 분들은 구글 문서(링크)에서 타임라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한국일보, 비주얼다이브, 연합뉴스, 슬로우뉴스, 뉴시스, 네이버 뉴스검색, kAUdo 블로그, 국민일보

[box type=”note”]타임라인 각 항목 출처 확인은 편집팀 협의를 통해 특히 이진혁, 뗏목지기 등의 편집위원이 조사 및 자료 확인을 담당했습니다. 혹여 오류가 있거나 빠진 항목(출처)을 알고 계신 독자는 댓글이나 이메일로 제보해주시면 보완하겠습니다.

각 항목은 더 정확하고, 자세한 최신 정보를 입수하는 대로 꾸준히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편집자)[/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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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타임라인으로보니 더욱 화가나네요.. 사고 발생 후 약 한시간 만에 탈함 하라는 방송이 나오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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