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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 일상,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이야기들이 지금도 우리의 시공간 속을 흘러갑니다. 그 순간들을 붙잡아 짧게 기록합니다. ‘어머니의 언어’로 함께 쓰는 특별한 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편집자) [/box]

아버지 기일 추모 예배. 두 시간 반 정도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그 없이 살아온 날이 함께 했던 날보다 길다니 믿기질 않는다.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생전 집에 늦게 들어오시는 걸 본 적이 거의 없다. 누구보다 아픈 기억을 많이 지닌 외로운 인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가정적이셨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족들과 나눈 이야기 속에서 생각한 것. 그는 우리에게 참 오래 감동을 주는 사람이구나.

자정이 넘어 동생이 돌아가고 어머니께 하루를 마치는 인사를 건넨다.

“아버지 없이 우리 셋 키우느라 고생하셨어요.”
“다 내가 가야 될 길이지.”
“ㅎㅎㅎ”
“자자. 내일 또 새벽기도 가야지.”
“네네 저도 써야 할 게 있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이렇게 삶과 죽음이 엮여
아름다운 사실이 되는 건가 보다.

YouTube 동영상
1979년 서울. 어머니, 나, 막내. 냉장고 부착 사진 디지털화 (ㅎㅎ)
엄마, 외삼촌, 나.세 살 아님 네 살 적.냉장고 부착 사진 디지털화 (ㅎㅎ)

 

보고 싶은 사람

– 어제

들국화가 출연한 <보고싶다> 시청하다가 문득,

“어머닌 누가 제일 보고 싶어요?”
“우리 엄마.”
“그리고요?”
“니 아빠, 다시 만나면 ‘철없는 사람이랑 같이 사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네. 그땐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니 아빠도 힘들었겠더라.”

– 오늘

오랜 벗의 아버지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경상도로 향한다. 죽은 이를 대하는 일은 늘 나 자신의 가장 깊은 감정을 마주하게 한다. 존재와 비존재,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곳에서 진짜 생이 자라나나 보다.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정답은 모른다. 하지만 정답에 가장 가까운 답은 사랑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걸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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