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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슬로우뉴스가 가로수길서점과 제휴하여 좋은 책과 함께 매주 독자를 찾아갑니다. 가로수길서점은 “가로수길에서의 책 한 권”를 더불어 나누고자 2012년 7월에 문을 연 온라인 공간입니다. (편집자)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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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도 점심 메뉴는 뭘로 하지? 혹은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먹어야 할까?를 생각하곤 하는데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식사를 함께 한다는 건, 그냥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인삿말처럼 밥 한끼 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걸지도 모르죠. 

‘음식남녀, 그 미묘한 심리의 속내를 엿보다’라는 부제를 걸고 식탁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에 대해서 쉽고 재밌게 풀어낸 책이 있어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읽다 보면 분명히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실텐데요. 저자의 말처럼 향신료가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다른 사람에 대입해서 읽기보다는, 스스로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이렇게 비춰졌을 수도 있겠구나를 염두하면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행동심리학자 시부야 쇼조의 “식탁 위의 심리학”입니다. 그럼 우선 저자 소개부터 시작합니다.

이 책의 저자 시부야 쇼조는 행동심리학자다.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말과 행동’에서 심층 심리를 파악하여, 인간행동 관찰학 분야를 개척했다. 1946년 가나가와 현 출생. 현재 메지로 대학 교수. 문학박사. 저서로 <웃으며 말을 거는 것만으로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법칙><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심리학><’화술 하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력><타인을 읽으면 재미있다>등이 있다.

이 책을 볼까말까. 좀 더 자세히 이 책을 살펴볼까요? ‘오늘의 책 미리 읽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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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ge. 44 ‘손님은 왕이다’라며 허세 부리는 사람 – 억눌린 콤플렉스 덩어리

젊은 종업원에게는 허세를 부리며 걸핏하면 “주인을 불러와!”라며 큰소리를 낸다. ‘나는 손님이니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다.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이와 같은 착각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집안이나 회사에서 위세를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독선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세력권 안에서 부리던 위세가 그대로 다른 곳에서도 통할 것이라 착각하고 잇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평소 윗사람에게 억눌림을 받거나 비굴해져서 자기과시욕을 채우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후자의 경우는 ‘이런 곳에서 위세를 부리지 않으면 내 자신의 권위를 보일 수 없다’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평소 자신의 매력으로 사람을 사로잡거나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대문에 ‘손님의 입장’을 최대한 이용하여, 제 세상을 만난 사람처럼 음식점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

Page. 66 다른 손님이 시킨 음식을 둘러보는 여성 – 유쾌한 현실주의자

메뉴에 적힌 글자만 보고 어떤 음식인지 쉽게 상상이 안 되는 음식이 있다. 돼지갈비나 햄버거스테이크, 토마토샐러드나 장어구이 등은 글자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메뉴판에 사진을 넣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계절 야채를 곁들인 프로방스 풍 오리 훈제’와 같은 것은 사진이라도 없으면 도대체 어떤 음식인지 알 수가 없다. 선뜻 물어볼 생각이 들지는 않고, 종업원에게 한두마디 설명을 요청하느냐 청하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뭔지도 잘 모르면서 ‘물어보기 창피하니 그냥 시키자’는 사람은 성급하기는 하지만 행동력이 있는 사람이다. 반면 모르는 것은 시키지 않는 사람은 신중하고 위험을 떠안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메뉴를 잘 모르겠으면 주위를 둘러보며 ‘저거!’라며 다른 손님들이 먹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저거랑 같은 걸로 주세요. 아주 맛있어 보이네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현실주의자이다.

Page. 76 핫소스를 한껏 뿌려대는 여성 – 날마다 새로운 자극을 추구한다

자극적인 맛, 강렬한 맛을 즐기는 사람은 혀끝뿐만 아니라 마음속에도 ‘자극을 원하는’ 욕구가 있다. 그 이면에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다. 특히 원래는 매운 음식이 아닌데 핫소스나 고춧가루를 잔뜩 뿌려서 억지로 맵게 만들어 먹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는 불만보다는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불만이 강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눈에 띌 정도로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바꾸고 싶다, 좀 더 즐겁게 살고 싶다, 좀 더 주목받고 싶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이다.

Page. 112 자신의 ‘취미 이야기 열중하는 남자 – 자존심이 강하다

자신의 취미나 특기에 대해서 열을 올려가며 이야기하는 사람. 누가 들어도 ‘나 굉장하지 않아?’ 라고 들릴 정도로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기과시욕이 강하고 ‘상대방에게 칭찬받고 싶다’는 욕구도 강한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다. 가정에서도 부모님에게 칭찬을 받고 부추김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자랑할 생각은 없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화제가 그쪽으로 옮아가 버리는 사람은 자신의 세계에 몰두하는 예술가 타입. 자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처럼 자존심은 강하지만, 남들에게 인정을 받음으로써 만족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면 만족하지 못하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 단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매우 좋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서비스 정신, 배려심이 부족한 면도 있다.

Page. 133 애인과의 식사 때 ‘돈 내는 방식’으로 알아본다- 세련된 남자인가, 인색한 남자인가

“오늘은 내가 먹자고 했으니, 내가 낼게요.” 라고 말하는 남성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낼 줄 아는 사람이다. 남자에게 부담주는 것을 싫어하는 여성이라도 순순히 “그럼 오늘은 그렇게 하죠.” 라고 말하기 쉽다. 그런데 ‘오늘은 처음이니까 내가 낼게.’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 표현은 듣기에 따라서 약간 미묘하다.  ‘그럼 다음부터는 각자 내잔 말인가?’ 라고 생각해야 할지, ‘그럼 다음부터는 나더러 내라는 건가?’ 라고 받아들일지 아리송하다. 서로가 이미 연인관계라면 상관없겠지만, 이제 밥 한번 같이 먹었을 뿐, 다음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를 단계에 있다면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은 말이다. (중략) 보란 듯이 ‘내가 전부 내겠다’는 태도를 취하는 남성일수록 사실은 인색하다. ‘내가 오자고 했으니’, ‘이번에는 내가 오고 싶은 가게에 왔으니’ 등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한마디 덧붙일 줄 아는 남성은 배려심 깊은 사람. 자리를 비웠을 때 계산을 마치는 남성은 그런 상황에 익숙한 사람.

Page. 160 가정식 백반집을 좋아한다 –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

인테리어도 훌륭하고, 주방장도 일류, 웨이터들의 서비스도 뛰어난 유명 고급 레스토랑.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특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음식점의 단골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고급 레스토랑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명예욕과 금전욕이 강한 사람이다. 최고의 식사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회적 지위를 맛보고 싶은 것’이다. 일류 웨이터나 주방장이 자신을 특별 대접해주는 것에서도 쾌감을 느끼는 타입이며,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하는 권위주의적인 성격도 있다. (중략) 식당 주인이나 종업원으로부터 손님으로 대접받기보다는 한 가족처럼 스스럼없이 대해 주기를 바라는, 가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타입니다. 가족이 없는 사람은 그 식당을 편안한 장소로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가족이 있는데도 그런 식당에 자주 가는 사람은 실제 가족관계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상적인 가족상을 그 가게에서 찾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성격적으로는 외로움을 잘 타고, 누군가의 위에 서거나 밑에 있는 상하관계보다는 친구로서 대등한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Page. 246 손으로 가리듯 하며 먹는 사람 – 피해의식이 강하다

오른손에는 젓가락, 그리고 왼손으로 음식을 가리듯 하며 먹는 모습을 보면 마치 ‘이건 내 음식이야. 손댈 생각 마’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때로는 주위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듯 눈을 치켜뜨고 둘러보는 경우도 있지만 뺏어 먹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틀림없이 많은 형제들 속에서 자란 사람일 것이다. 어렸을 때 매일 저녁, 식탁에서 반찬 쟁탈전이 벌어졌던 것이 아닐까? 특히 동생들은 형이나 누나의 희생양이 된 적이 많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방어본능과도 같은 것이 작용하여 어른이 되어서도 그 같은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형제들 속에서 자라지 않았아도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은 식사할 때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다. 자신은 언제나 이익이 되는 일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있다, 언제나 손해가 되는 일만 강요당하고 있다, 누군가가 늘 내 발목을 잡는다… 이런 사람은 성격적으로 약간 비굴한 면이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좋은 인상은 심어주지 못한다. 기껏 남을 생각해서 무슨 일을 해도 ‘뭔가 다른 속셈이 있는 거 아니야?’라는 등, 좋지 않은 사람을 대하듯 하니 화가 날 법도 하다.

볼까말까 이 책!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감상은 어떨까요? SNS상 독자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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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2103 님 : 사람을 알기 위해선 같이 밥을 먹어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아무리 연기해도 식사자리에서만은 시선을 덜 의식해서 본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식사 시 나타나는 습관 별로 성격이 정리되어 있다. 총 6장으로 되어있고 장 별로 13~16개 소제목이 구성되어있다. 한 소제목당 3쪽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빠르게 읽힌다. 3쪽에는 먼저 사례를 소개하고 사례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심리학적 분석과 설명이 있고, 끝에는 tip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소개되어 있다.

일단 가독성이 좋고 나의 습관을 돌아보면서 나의 성격이 어떤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나는 어떤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허리를 펴고 반듯한 자세로 품위있게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젓가락을 들고 메뉴를 선택하는 것은 사소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매일 훈련으로 적합하다는 조언도 인상깊었다.

이 책은 식당에서 함께 동행하는 사람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나의 행동을 조금은 생각해 보면서 행동하기를 강조한다. 예를 들면 테이블 위에서 코푸는 것은 비매너니까 절대 하면 안된다. ‘우리끼리만 하는 얘긴데…’ 이런 얘기도 돈을 빌려달라든지와 같은 듣는 사람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는 내용인 경우가 많으니 듣지도 말고 나도 상대에게 이런 말을 하지 말라는 조언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상황 별 센스있는 행동들을 배울 수 있었던 점도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음식을 먼저 권하는 것과, 젓가락과 그릇같은 식사도구도 소중히 다루어야한다는 것, 젓가락질 더럽지 않게 깨끗하게 먹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고 음식을 만들어 준 사람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에 일반화하지만 않는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밀크티 님 : 식성이 다르면 친하게 지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 공통분모가 없으면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지속적으로 교류하기 버거운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친분이 유지된다는 생각이 든다. 성향이 비슷해서 좋아하는 음식까지 비슷한건지, 비슷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닮아가는 건지, 함께 식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껏 음식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사람의 심리를 엿보는 책을 본 적이 있던가? 생각을 해보니 이번이 처음인가보다. 은근히 기대되는 책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 책의 목차를 훑어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재미가 있었다. 도대체 왜?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더 구체적으로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이 책 <식탁 위의 심리학>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하게 되고, 어떤 면에서는 지나치다 싶다.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씁쓸한 생각이 든다. 함께 식사했던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 그것은 조금 위험하다. 조심스럽고.

이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박장대소했고, 조금 후에는 나 자신은 어땠었는지 떠올리며 조심스러워지고, 그 다음에는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본다.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면이 있는 책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재미로 보고 조심하고 경계한다면 그걸로 의미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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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심리서들에 비해서 훨씬 간단명료하단 느낌을 받았어요. 목차만 봐도 ‘아 이런식으로 행동하면 이렇게 보일 수 있구나’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목차를 살피면서 ‘어! 이거 내가 하는 행동인데!’ 싶은 부분들부터 찾아가면서 읽어가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마음 속에 담아 둔 사람이 하는 행동들 중에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참고하셔도 좋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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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재본은 가로수길서점 원문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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