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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셧다운 일기: ‘오마바케어’에서 공화당 백기 투항까지

2013년 10월 1일로 시작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16일 만에 일단락됐습니다(현지 시각 10월 17일 정상 업무 재개).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T.K.님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에 관한 견해를 틈틈이 자신의 트위터에 적어 ‘셧다운 뉴스’라는 이름으로 소개해왔는데요. 이를 ‘일기’ 형식으로 T.K.님의 보충 의견을 반영해 재구성했습니다. (편집자)

미국의 의료체계 (2013년 8월 23일, ‘셧다운’ 68일 전

후지다. 미국 의료체계는 정말 엄청나게 후지다.

가장 많은 돈 쓰면서 가장 효율성 떨어지는 의료체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다. 하지만 공중보건 효과는 가장 떨어진다. 그게 바로 미국 의료 시스템이다. 미국은 GDP의 18%를 의료 비용으로 쓰며, 이는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나 압도적인 비용이다. 참고로 다른 선진국들은 GDP의 9% 정도가 의료 비용이다. 이러면서도 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수준이고, 전 국민의 15%가 의료보험이 없다. 이는 국가적으로는 낭비고, 미국 국민에게는 개인적인 비극이다. (관련 출처)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중하층 정도의 소득이 있는 가정에 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암 같은 큰 병 환자가 있다고 치자. 이 가정이 경제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진 자산을 마구 소진해서 최하 빈민층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최하 빈민층에게 제공되는 의료 보조를 받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의료 시스템이 멀쩡한 사람을 거지로 만들 수도 있다. 왜 이럴까?

네 가지 의료체계 뒤죽박죽

세계적으로 국가적 의료시스템은 크게 다음 네 종류 중 하나다. 대개 한 국가는 아래 네 가지 중 하나를 택해 의료 시스템을 운용한다. 미국의 문제는 이 네 가지 시스템을 혼재해 운용한다는 점이다. 이 죽도 밥도 아닌 난장판은 의료비를 상승시키려는 압력을 통제하지 못한다.

  1. 영국식: 국가가 병원을 거의 다 직접 운영하고, 의사들에게 봉급도 직접 주는 형태다. 이건 뭐 공산주의랑 비슷하다.
  2. 독일식: 병원과 의료보험은 민영이지만, 정부가 의료보험사를 강력히 규제해서 간접적으로 시장을 제어하는 모델이다.
  3. 캐나다식: 병원은 민영이나 의료보험을 국유화해서 의료 시장을 통제하는 모델이다. 우리나라도 이 모델이다.
  4. 시스템 없음(無): 의료 시장에 대한 통제가 없고, 그냥 돈 있으면 살고, 없으면 죽는 모델이다.

군대에 한 번이라도 간 미국인에게는 영국식이 적용된다. 군대 간 사람들은 VA 병원이라는, 연방정부 재향군인부가 직접 운영하는 병원에 다닌다. VA 병원 의사는 아예 군인이라서 훈련도 받고 직급도 있다. (군인 = 영국식)

그리고 직장이 있는 사람에게는 독일식이 적용된다. 직장에서 보험회사와 협상을 해서 어느 정도 보험료를 낮춰준 다음, 직원이 보험료를 내는 것을 직장이 어느 정도 보조해주는 식이다. 미국인 중 보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보험을 든다. (직장인 = 독일식)

하지만 나이가 65세 이상이거나 극빈층이라면 캐나다식이 된다. 나이 든 사람을 위한 ‘메디케어’(노인을 위한 의료보장), 극빈층을 위한 ‘메디케이드’(빈곤층을 위한 의료보장)가 단일 국영 의료보험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노인, 극빈층 = 캐나다식)

국민 15% 의료 사각지대에 내몰리다 

미국 국민의 15%는 아예 보험이 없다. 돈이 적고 직장에서 보험을 안 해주면 그냥 없이 사는 것이다. 국민의 약 1/7이 의료체계에서는 극빈국이나 다름없는 나라가 미국이다. 의료 시장에도 시장논리가 작용하고, 병원과 의사 그리고 보험회사가 주로 다 민영이다보니 당연히 가격을 상승시키려는 압력이 있다. 이런 압력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과다 시술과 과다 처방 등등).

미국의 문제는 이 의료비 상승 압력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험 없는 상태에서 미국의 의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내가 직접 경험한 체험을 간단히 사례로 들어보자.

몇 달 전 스타벅스에서 종업원 실수로 커피에 손을 데어 1~2도 화상을 입었다. 응급실에 가서 간단히 의사에게 진료받은 뒤에 약 바르고 나왔는데 진료비는 1,000달러가 넘어갔다. 간단한 화상에 약 바르고, 붕대 감은 게 우리나라 돈으로 120만 원이다. 내가 겪은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면 캐나다에서 35달러 하는 혈관 촬영이 미국에선 914달러다.

15% 국민… 죽기 직전에야 병원 문턱 

이렇게 천정부지로 의료 서비스 가격이 뛰면 가장 죽어 나가는 사람은 보험이 없는 15%의 미국인이다. 문제는 이 사람들이 결코 극빈층이 아니라는 점이다. 극빈층이라면 메디케이드로 보험을 받는다. 적당히 평균보다 조금 덜 벌고 사는 중하류층, 이들이 주로 보험이 없는 15%라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한다.

그래서 미국 경제적 중하류층은 말 그대로 거의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병원에 간다. 이것도 안 되면 갑자기 쓰러져서 응급실로 향한다. 일단 응급실에 가면 치료는 해주니까. 하지만 간단한 화상에 1,000달러다. 예를 들어 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 같은 걸 하면 얼마가 들지 상상해보라. 미국에서 보험이 없는 상태로 병에 걸리면, 그리 중하지 않은 병으로도 한순간에 가세가 넘어간다.

보험회사는 ‘시장 논리’ 강변

미국은 보험시장 규제 또한 약하다. 예를 들면, 지병이 있는 사람은 보험료가 훨씬 높거나 아예 보험회사가 계약하려고 하지 않는다. 보험회사가 이익을 먼저 추구하니 당연히 생기는 현상이다. 보험이 없으면 사람이 죽는데도 보험회사는 ‘항상 아픈 사람에게 건강한 사람과 같은 보험료를 받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가난하면 몸도 더 자주 아프다는 것은 인간 사회의 항구적 진실이다. 하지만 미국 시스템은 건강이 가장 취약한 계층, 즉 지병이 있고, 비교적 가난한 사람을 병원에 가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예방으로 막을 수 있는 것도 다 죽어갈 때쯤 치료하니 의료비가 훨씬 더 든다.

오진 보험 – 진료비 상승 – 오진 소송… ‘악순환’

이런 실태 때문에 오진 소송도 지나치게 많다. 환자들이 의료비를 내질 못하니 다른 누군가에게 내게 해야 되는데, 그러다 보니 의사가 조금만 뭘 잘못해도 꼬투리를 잡아서 소송을 걸고 합의금을 받아서 의료비를 내려고 한다.

의사도 의료 소송에서 지면 환자 의료비와 배상금 물어주다가 망하기에 딱 좋다. 그래서 미국 의사는 대개 오진 보험에 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그 오진 보험 보험료는 분야에 따라서 진료소를 빌리는 비용보다 많은 경우도 흔하다.

그 오진 보험료 메꾸려고 의사는 진료비를 더 받고, 그 진료비를 못 내서 환자는 소송 걸고, 그 소송 막느라 오진 보험료는 더 뛰는 악순환. 이런 식으로 의료 비용은 계속 더 뛰는 것이다.

‘오바마케어’ 등장: 국가적 위기라는 문제의식

이렇게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국가적 위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렇게 잘 나가는 미국 기업들도 나날이 치솟는 종업원 의료보험비를 보조해주느라 이윤이 팍팍 떨어진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숙원 과제로 의료시스템 개혁을 주도한 것이다.

속칭 ‘오바마케어(의료보험개혁안)’라고 불리고, 정식 명칭은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ACA)’라고 불리는 의료보험 개혁안은, 요약하자면 독일식과 캐나다식의 중간쯤으로 조금 움직여보겠다는 시도다. 오바마케어는 1) 전 국민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2) 보험회사의 보험료 차등 부과를 억제하며, 2) 정부 주도로 보험비 인하 장치를 도입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를 격렬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법은 통과는 됐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문 닫은 미국 연방정부: 2013년 10월 1일~16일
(국회의사당 합성 KAZVorpal, CC BY SA)

한국에 셧다운 없는 이유 (한국 시각 10월 1일) 

오늘 미국 뉴스의 화두는 정부 셧다운이다. 결국, 미국 정부가 셧다운을 준비한다.

상하원이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과 정부 셧다운이 무슨 관련이 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고,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양원이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니 예산안이 부결되고, 예산이 없으므로 정부는 셧다운된다.

그럼 왜 한국에는 셧다운 없을까? 한국에 셧다운이 없는 이유는 준예산제도 때문이다. 새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하면 의결될 때까지 전년도 예산에 준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 등의 유지나 운영 등에 필요한 경비를 집행할 수 있다(헌법 제54조 제3항).

문제는 ‘오바마케어’다 (10월 2일)  

셧다운 얼마나 지속할까?

셧다운 한다고 해서 모든 정부기관과 해당 기관의 프로그램이 당장 정지해버리는 건 아니다. 대략 1주일 정도는 남은 돈으로 굴러간다. 정말 국민에게 실질적이 고통이 오는 것은 그다음이다. 1주일 후면 백악관이 언론플레이 수위를 확실히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셧다운 기한은 14일 내지는 15일 정도가 아닐까 예상한다.

그렇게 백악관의 언론플레이 1주일 당하면 지금 당장도 위태위태한 공화당이 투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다. 그다음부터는 하루하루가 공화당에게는 가시밭길이 될 거다. 정부 돈은 민주당 지지자만 받는 게 아니다.

‘오바마케어(의료보험개혁안)’의 이모저모 

연방정부 셧다운의 핵심 원인은 ‘오바마케어’다. 오바마케어는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앞서 설명했듯, 미국의 건강보험체계는 각종 시스템이 혼재하는 ‘누더기 담요’다. 그 담요를 이루는 쪼가리들을 키워서, 구멍이 숭숭 나 있었던 담요 구멍을 메꾸는 방식이라고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오바마케어의 핵심 사항을 다시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1. ‘개인 의무 가입 조항(individual mandate)’: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 의료보험을 가입하게 하고, 가입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벌금을 물린다. 가장 중요한 조항이다.
  2. 보험료 차등부과 제한: 보험사에는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금 차등부과를 제한함으로써 보험료 상승을 억제한다.
  3. ‘헬스케어 익스체인지(healthcare exchange)’: 정부 주도로 주마다 설치해 보험료 상승을 억제한다.
  4. 저소득층 지원: 지원금을 제공해 보험을 최대 80% 할인가로 구입할 수 있게 한다.
  5. 기업의 건강보험 제공 범위를 확대하고, 극빈층을 위한 메디케이드 제공 범위 또한 확대하여, 무보험의 구멍을 메꾼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늘부터 ‘헬스케어 익스체인지’는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즉, 공화당은 오바마케어를 막아보려고 정부를 닫는 등 난리를 치고 있지만, 오마바케어는 이미 굴러가고 있다. “개는 짖어도 행렬은 간다.”

공화당 내분 격화 “계획도 없이 행동하는 레밍들” (10월 3일)

공화당 내 강력한 내분이 발생하고 있다. 한 온건파 공화당 국회의원은 티파티 계열은 “계획도 없이 행동하는 레밍들(lemming, 나그네쥐, ‘집단자살’로 유명)“이라고 맹비난했다.

티파티 운동(Tea Party movement)

2009년 미국에 여러 길거리 시위에서 시작한 보수주의 정치 운동이다. 이 운동의 이름은 보스턴 차 사건의 영어 이름에서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 개혁정책에 반발하여 등장했고, 주요 지지세력은 미국 남부/중부 지방이며, 대표적인 운동가로 세라 페일린을 꼽을 수 있다. (위키백과, ‘티파티 운동’)

공화당은 어떻게든 자기들이 셧다운을 일으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가장 언론에 많이 회자하는 정부 프로그램 몇 개만 지목하여 예산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민주당은 당연히 이를 거부했다. 공화당은 이걸 계기로 ‘민주당 셧다운’이라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는, “인질을 수천 명 잡아놓고 한 명만 풀어주겠다고 선언하면서 타협을 안 한다고 하는 꼴. ‘한심(pathetic)’하다”고 맹비난했다.

셧다운 사태가 어떻게 지나가느냐에 따라 공화당 예선에서 테드 크루즈(공화당 상원의원, 티파티의 ‘좌장’)가 이겨버릴 수도 있다. 티파티와 기독교 표 모으면 가능하다. 그럼 정말 공화당은 분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때문에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도 취소됐다. 국제적 위상이 추락하는 모양새는 바로 이런 것이다. 셧다운이라지만 아침 교통체증은 아주 약간 나아졌을 뿐이다.

공화당은 ‘계획 없이 인질만 붙잡은 꼴’ (10월 4일) 

“우리는 일하고 싶다”
2013년 10월 4일
(Keith Ellison, CC BY)

총소리가 들렸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백악관에서 시작했다는 뉴스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사이에는 좀 거리가 있는데, 이게 말이 되나? 백악관을 뚫으려다가 수틀리니 국회 방향으로 도주? 한 여성이 아기를 태우고 백악관에 돌진했다고 한다.

공화당 하원의원 말린 스터츠먼은 셧다운을 언제 끝낼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무시당할 수는 없다. 이 상황에서 무엇이든 얻어내야 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계획 없이 인질만 잡은 셈이다.

공화당: 예산을 인질로 잡았다! 모두 꼼짝마!
민주당: 빌어먹을! 원하는 게 뭐냐?!
공화당: 모르겠다! 곧 생각할테니 일단 꼼짝마! (by @so picky)

출근해도 월급 못 받는 ‘핵심 인력’ (10월 5일) 

어제는 대통령과 텔레파시했다는 아주머니가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총격전을 벌이더니, 오늘은 분신자살 사건이 있었다.

‘핵심인력(essential personnel)’은 셧다운 상태에서도 출근하지만, 월급은 못 받는 상황을 겪고 있다. 어제 총격전에서 부상당한 국회의사당 전담 경찰들도 월급을 못 받고 일하는 중이다. 덕분에 오늘 공화당은 허둥지둥 의사당 경찰에게만 예산을 배정하는 촌극을 보여줬다.

길가는 사람들에게 오바마케어와 ‘Affordable Care Act’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고 질문했다. ‘ACA’는 오바마케어의의 정식 명칭이다. 즉, 둘은 같다. 사람들은 ‘오바마케어는 사회주의고, ACA를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뒷목이 땅긴다.

더 큰 문제는 ‘연방채무상한선’이다 (10월 11일) 

셧다운이 길어지면 따라오는 문제는 연방채무상한선이다. 다음 달 경에 미국은 채무상한선에 막히게 되고, 그렇다면 정부 채무를 갚지 못하게 된다. 즉, 미 정부가 국채를 통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미국 국채는 세계 금융계에서 실질적으로 현찰이나 다름없이 통용된다. 이는 미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미국 국채가 상환되지 않는다면 쉽게 말해 전 세계 금융에 돌이킬 수 없는 파국, 묵시록이 도래한다.

그러나 공화당은 재작년에도 채무상한선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하여,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떨어지게 하는 상황까지 가게 만들었다가 결국 상한선을 올린 경력이 있다. 오바마는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빌미로 전 세계 경제를 끝장내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리고 이런 비판은 상당히 호응을 얻었다.

결국, 오늘 공화당 하원 최고의원 존 베이너는 채무상한선을 11월까지 버틸 정도까지 상향 조정하되 정부는 열지 않겠다는 “타협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를 거부했다. 이 상황에서 티파티들은 ‘미국 국채를 부도내도 무슨 상관이냐’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공공연히 함으로써 보통 때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제계를 경악시켰다. 오바마는 이를 두고 “경제계를 대표한다는 공화당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지지율은 셧다운 설문 시작 이후 최저 기록을 거듭 경신하고 있다.

영화 ‘중력(Gravity)’을 차용한 존 베이너 의원과 티파티(GRAVI’TEA’) 풍자 이미지
(DonkeyHotey, CC BY)

“손목 긋는 것에 집중하느라 동반자살 미루는 격” (10월 12일)

미국 보수 논객 중에 가장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 로스 두댓도 드디어 화가 단단히 났다. 어제 공화당에서 나온 타협안에 대해 두댓은 “손목 긋는 것에 집중하려고, 동반자살을 미루는 격”이라고 맹비난했다. 두댓은 자기편도 서슴없이 비판한다. 그렇다고 두댓이 어설픈 ‘무조건식 비판’을 일삼느냐면 전혀 아니다. 보수의 정체성이 확실히 잡혀있어서 두댓의 글을 읽으면 으스스할 정도다. 하지만 상식에서 절대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대단한 강점이다.

지금 티파티 계열은 공화당의 돈줄을 위협하는 방향(채무상한선/디폴트)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은 이를 어떻게든 통제해야만 하고, 그 배경에서 나온 것이 어제의 어정쩡한 타협안(셧다운 계속, 채무상한선 상향조정)이다. 물론 이는 장기적으로는, “손목 긋는 것에 집중하려고 동반자살을 미루는” 해결책 아닌 해결책에 불과하다. 셧다운은 지금 엄청나게 비판받고, 그 비판이 전부 공화당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 트윗지기의 재치있는 응수

티파티 좌장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 비판적인 기사가 나가자 크루즈 의원 지지자인 듯한 사람이 “워싱턴포스트(WP)는 공산당 기관지이며 크루즈 상원이 니네 신문으로 엉덩이를 닦는다”고 트윗으로 조롱했다. 이에 대한 WP 트윗지기의 대답: “그건 의원님이 불편해하실 것 같군요.”

이에 크루즈 의원 지지자가 “국민이 반란을 일으키면 너희가 어떻게 될지 생각이라도 해봤냐?”고 응수하자, WP 트윗지기 왈, “반란에 대한 기사를 싣고 아마 저희 기자단에서 반란 주동자들에게 기고하실 생각 있으시냐고 문의가 나갈 것입니다.”

티파티 극단주의에 휘둘리는 공화당 (10월 15일)

‘티파티’가 정부 셧다운은 무조건 오바마와 민주당 탓이며, 셧다운 과정에서 국립공원들만 악의적으로 콕 찍어서 방문객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워싱턴에 있는 2차대전 기념관, 링컨 기념관 등도 전부 국립공원이라, 셧다운 이후 바리케이드로 막아놓은 상태다.

이 바보들은 사선이라도 넘는 것 같은 비장함으로 바리케이드를 넘어서 국립공원을 다시 열라고 시위했다. 물론 셧다운만 끝나면 이 국립공원들은 전부 다시 열 것이나 그런 언급은 당연히 없고, ‘오바마 무슬림’, ‘무장투쟁으로 독재타도’ 따위의 연설만이 가득하다. 여기에 부통령 후보씩이나 한 페일린과 티파티 좌장 테드 크루즈가 와있었다는 게 공화당의 현주소를 상징한다.

문 닫힌 '링컨 기념관'  2013년 10월 5일  (reivax CC BY SA)

문 닫힌 ‘링컨 기념관’ (2013년 10월 5일)
(reivax, CC BY SA)

보수 논객들은 무려 손자병법씩이나 인용하면서 “퇴각하는 적은 퇴로를 열어주고 싸워야 한다”고 빌고 있으나, 본인들이 배수진을 치고 싸운 상황에서 무슨 퇴로를 열어달라는 것인지? 잠정 예산안(CR)을 ‘시퀘스트레이션(sequestration)‘ 수준으로 맞춰준 게 이미 퇴로를 열어 준 것인데, 이걸 걷어차고 ‘타도하자 오바마 정권’이라면서 싸우면 더 이상 무슨 퇴로를 더 열어줄 수 있는가.

시퀘스터(Sequester)

요약: 백악관과 의회가 예산 적자 감축 법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연방정부 예산을 자동으로 삭감하도록 한 법적 조치. ‘시퀘스트레이션(sequestration)’이라고도 한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2011년에 도입된 제도로 의회에서 축소 예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2013년부터 애초 정한 1.2조 달러를 연방 예산에서 전방위적으로 강제 감축하도록 정한 제도다. 올해 3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총 850억 달러가 강제 삭감되고, 이후 10월부터 향후 10년 동안 연간 1천100억 달러를 삭감해 총 1.2조 달러가, 예산적자 감축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자동 삭감될 예정이다. (참조)

배경: 2011년에 연방 채무상한선을 놓고 공화당과 백악관이 격돌했다. 그때 채무상한선을 상향 조정하면서 나온 타협안 중에 하나가 ‘시퀘스터’다. 2013년 3월 1일까지 정부 예산적자를 최소한 1.2조 달러 이상 감소시키는 법안이 통과되질 않으면, 자동으로 연방정부 프로그램들에 예산 배정이 취소되는데, 연방 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주요 프로그램들이 그냥 사라지게 해서, 어떻게든 국회가 적자를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키게 만드는 장치다.

올해 예산 감축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고, 3월부터 스퀘스터가 발동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선 연방정부는 3월부터 부분적으로 셧다운 됐다고 할 수 있다.

윤곽 잡히는 타협안 (10월 16일)

연방채무 상한선을 넘어갈 때까지 기한이 57시간 남았다. 이 시한을 넘기면 정말 망하기 때문에, 드디어 공화당은 민주당이 받아들일 만한 타협안을 급조하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화당 내분.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온건하고, 하원의원들은 강경하다. 가장 큰 관건은 채무상한선을 지렛대로 다시 쓸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참고 기사).

민주당은 채무상한선을 이용하여 정치하는 것은 전 세계 경제를 볼모로 잡는 인질극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아예 채무상한선을 없애거나 아주 높게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원안은 이를 수용하고 있지만, 하원안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백악관은 이미 하원안은 거부하겠다고 선포해놓은 상태다. 어떻게든 타협안을 만들려는 공화당은 말그대로 난장판인 상황이다.

  • 현재 하원안: 셧다운 중지, 1월 15일까지 지속할 만큼 준예산 편성, 2월 7일까지 지속할 만큼 채무상한선 조정, 오바마케어 소폭 조정.
  • 현재 상원안: 셧다운 중지, 1월 15일까지 지속할 만큼 준예산 편성, 2월 7일까지 지속할 만큼 채무상한선 조정, 12월 13일까지 내년 예산안이 나올 수 있도록 상하원 합동위원회 구성. (참고)

사례: ‘의료기구’ 증세와 티파티

오바마케어의 수많은 조치 중 하나는 의료기구에 대한 증세다. 셧다운 초반 공화당 요구사항 중 하나는 의료기구 증세 철폐였고, 이건 비교적 소소한 사안이라 공화당이 퇴각하면서 이거라도 건지려고 타협안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우습게도 티파티 계열이 공화당수 존 베이너에게 증세 철폐를 타협안에서 빼라고 주문했다.

의료기구 증세 철폐는 결국 대기업만 도와주는 일이라 이걸 자기 유권자에게 ‘획득’해왔다고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공화당 내분의 결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와중에도 티파티 계열 시민단체들은 ‘셧다운이건 채무불이행이건 뭐건 오바마케어 예산배정을 끝까지 거부하라’고 촉구 중이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이렇게 질문했다.

“제가 몇 년 전에 의료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심장마비가 왔습니다. 공화당이 심장마비를 연기하는 것과 오바마케어를 연기하는 것을 교환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공화당 백기 투항 임박 (10월 17일)

채무상한선이 다가오면서 공화당의 백기 투항이 임박하고 있다. 공화당 당수 존 베이너는 상원에서 셧다운을 중지하고, 채무상한선을 상향조정하는 안을 통과시키면, 하원에서 민주당과 협력하여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관건은 테드 크루즈를 위시한 티파티 계열 상원의원들이 필리버스터로 정부가 채무상한선을 넘겨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진정 미친 짓이나, 티파티 계열은 그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극단주의자’ 이미지를 이미 각인시켜놓은 상태다.

결국, 공화당의 중도계열은 민주당과 협력하여 티파티를 치워버리는 방향으로 향하는 중이다. 티파티 계열은 벌써 중도 보수들에게 ‘예비선거의 몰락’을 약속하고 있다. 공화당 온건파는 괴로울 수 있다. 예비선거라는 게 원래 진성당원들이 많이 투표하는 것이라, 예비선거에서 살아남으려면 좀 더 극우로 가야 되고, 그러다가 본선거에서 패하고, 그런 패턴이다.

워싱턴 포스트 블로그에는 아예 “테드 크루즈는 민주당의 스파이인가?” 라는 글이 등장했다. 참고로 워싱턴포스트는 원래 보수 성향 신문인데 티파티 계열에 진저리가 난 경우다(참조: 해당 포스트).

셧다운 종료 (10월 18일, 현지시각 ’17일’부터 정부업무 재개)

드디어 셧다운이 끝났다. 일단 타협안은 셧다운 중지하고, 내년 1월까지 정부를 구동할 수 있는 준예산 편성하는 것에 동의했다. 채무상한선은 내년 2월까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상향 조정했다. 공화당은 아주 작은 체면치레로 오바마케어에 살짝 규제를 더했으나, 원래 있던 규제에서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실질적으로 공화당이 백기 투항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함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첫째, 재발 위험: 내년 1월까지 예산 편성이 되지 않으면 다시 한 번 셧다운/채무상한선 위기를 되풀이할 수 있다. 공화당이 다시 이런 짓을 할까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가능성은 남아있다.

둘째, 준예산은 전체 예산의 75%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 준예산 하에서 사라지는 중요한 정부 프로그램도 많으나, ‘준예산 수준으로만 해도 정부는 잘만 돌아가네’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줘서, 결국 공화당이 원하는 대로 예산이 격감할 가능성 높다.

셋째, 셧다운이 남긴 상처: 셧다운이 초래한 경제 신뢰도 감소와 인간적 비용은 어떻게 배상할 방법이 없다. 미국채가 디폴트에 근접했다는 건 아직도 소름 끼치는 일이고, 실제로 대형금융사들은 만약을 대비하여 10월, 11월에 만기 되는 미국채 매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 사태로 공화당은 상당한 내상을 입었기 때문에, 내년 중간선거의 귀추가 주목된다.

셧다운의 진짜 피해자들

셧다운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고, 삶의 활력을 잃어버렸다. 공무원들은 소급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가장 허드렛일을 하는 외주직원들, 이를테면 정부청사 구내식당의 웨이트리스 같은 사람들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소급연봉 같은 것은 없고, 그냥 2주간 잘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사람들은 근근이 주급받고 사는 사람들이라, 월급이 잠깐만 중단돼도 아주 치명적이다. 이 사람들의 고통은 누가 보상할 수 있나.

“필수 인력”이란 이름으로 무수한 연방 공무원들은 셧다운 동안 무급으로 노동했다(참고 기사). 연방공무원 중 “필수 인력”으로 지정된 50만 명 이상이 셧다운 기간 동안 무급으로 일한 것이다. 셧다운 기간 동안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총기 난사가 있어서 국회경호경찰 1명이 부상당했으나, 이렇게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도 무급 노동이긴 마찬가지였다.

링컨의 말을 빌자면, “법치는 자살계약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정부의 기본적 책무도 수행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온 건 통치에 대한 자살행위다. 대통령에 반대한다는 선언, 논쟁, 선거운동 등은 다 좋다. 선거에 이겨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민주주의니까. 하지만 정부를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but don’t break the government”).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자동차’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통치 시스템이며, 그 목적은 통치하는 데 있다. 컴퓨터라기보다는 자동차에 가깝달까. 자동차의 존재 이유는 사람은 ‘안전하고, 빠른 속도로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 ‘안전’과 ‘속도’의 목적 둘 중 하나라도 놓치면 자동차는 실패다. 가령 엄청나게 빠르지만 탈 때마다 50% 확률로 승객이 죽는 자동차라면 이건 자동차로서 실패한 것이다. 비슷하게 민주주의의 한 기능, 그것도 ‘법치’ 혹은 ‘약속’이란 개념에만 집착해 ‘통치’라는 목적을 망각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실패’다.

공화당이 진정 오바마케어를 뒤집고 싶었다면 그걸로 유권자들을 설득해서 2012년 대선에서 이겼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 말마따나, “정책을 바꾸고 싶으면 선거에서 이겨보시던지.” 공화당의 정치력이 현실에 투사된 모습이 ‘통치 불능상태’를 반복해서 초래하는 것이라면 이는 민주주의라는 판을 깨는 행위에 불과하다.

보유.

미국의 정치 지형도

 

미국 정치 지형도를 간단히 살펴보자.

공화당 지지자들은 주로 백인(소도시), 시골 농부(중부), 기독교 고소득자(남부), 중하층민이다. 이런 데모그래픽(demographics)을 반영하기 때문에 공화당 정책들은 작은 정부, 감세, 반이민, 낙태와 동성애 반대 등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주로 소수인종(대도시/동부), 자유주의적 개신교(서부), 중상류층(무종교), 노조 등이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지만, ‘노조’가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 대형 노조들이 제공하는 돈과 인력은 민주당의 기초체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재밌는 분석이 하나 있다. 각 당은 나름대로 모순을 내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노조 덕에 그 자신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 낫다는 평이 그것. 노조가 빠지면 민주당은 바로 고사해버리고, 그래서 민주당은 진보의 방향으로 폭주하는 것을 자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테면 민주당 내에서 진보적 사회정책을 추구하는 분파가 동성혼을 강하게 밀어도, 노조원들이 껄끄럽게 생각한다고 파악하면 민주당은 절대 절대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동성혼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서야 당론을 그 방향으로 잡는다.

민주당과는 달리 공화당은 ‘인력’과 ‘돈’이라는 정치 기초체력의 양대 요소가 분리됐다. 공화당의 돈은 초고소득자들에게서 나오고, 인력은 공화당에 이념적으로 동의하는 기독교와 리버테리안(Libertarian, 경제적 이슈에서는 보수지만 개인적 자유에는 진보성향을 보이는 사람들) 세력에서 나온다. 이 양대 축이 격돌하고 있는 것이 현재 정세라고 할 수 있다.

뉴딜의 루즈벨트에서 닉슨 그리고 오바마까지

민주당의 현신을 만들어낸 것은 뉴딜 시절 프랭클린 루즈벨트다. 정부를 키워 노조-소수인종-중상류층 삼각편대를 만들었고, 이것이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기반이다. 여기에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남부가 엮여서 민주당은 대공황 이후 케네디까지 30년간 장기집권에 성공한다(중간의 아이젠하워는 중도 공화당).

이 흐름을 돌린 게 닉슨이다. 당시 민주당의 노조-소수인종-중상류층-남부의 무적함대에서 남부를 쪼개 가져가는 전략을 취했고, 이를 쪼개는 이슈는 인종 문제였다. 가장 더러운 인종차별은 남부에서 자행되었고, 민주당은 큰 노동자 계급을 형성했던 흑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다. 이 때문에 흑인은 현재도 미국 내의 민주당 지지가 90%에 이른다.

이걸 닉슨은 교묘하게 남부 백인들에게 흑인 혐오를 조장하여 공화당 방향으로 돌렸다. 냉전은 미국 노조의 힘을 약화시켰고(‘노조=빨갱이’이라는 등식), 이러면서 닉슨부터 부시 1세까지 공화당이 장기집권한다. 중간에 카터가 집권하지만, 카터는 남부의 심장 조지아 주지사 출신이다.

이후 클린턴에서 부시 2세까지는 혼란기라고 할 수 있다. 클린턴은 남부 아칸소의 주지사로서, 남부에 그나마 남아있던 민주당 지분을 긁어모아 루즈벨트의 무적함대를 마지막으로 구현하여 간신히 집권했다. 부시 2세는 닉슨 모델을 기독교 신자들에게 적용, 낙태/동성애 이슈로 문화 전쟁을 하여 집권했다.

닉슨 모델은 장기적으로는 독이 되었으니, 점차 늘어나는 이민자로 인해 백인 표만으로는 이길 수 없게 되었고, 젊은 세대가 무종교화 되면서 부시 2세의 문화전쟁에서도 밀리기 시작한다. 이걸 자각한 부시 2세는 히스패닉을 향해 구애했으나, 소수인종을 싫어하는 공화당 지지자에게 외면당하고, 현재 히스패닉의 70%가 민주당 지지하는 경향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로써 오바마와 현재 민주당의 신 무적함대(소수인종-2030-중상류층-노조)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클린턴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닉슨이 가져간 남부의 지분을 회복하려 했으나, 이 신 무적함대는 남부를 포기하고 대신 인종차별/성소수자 차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 층을 포섭하여 세력화했다. 반차별이 대세인 이상 이 신 무적함대는 꽤 오래갈 것 같다. (참고: 현재 미국 현재의 정치지형도를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추천)

인구통계학적으로 2012년 미국 대선을 살펴보면, 실투표자 중 백인 72%, 흑인 13%, 히스패닉 10%, 아시안 3%이다. 백인은 6:4 비율로 공화당에 투표하나, 히스패닉 인구가 점점 는다는 점이 공화당이 당면한 문제다. 공화당 내 중도성향은 분명히 존재하나,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티파티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상황이다. 공화당 입장에선 암울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조합

미국 대통령 최악의 조합: 워싱턴의 치아, 제퍼슨의 노예, 잭슨의 포퓰리즘, 그랜트의 난독증, 테디 루즈벨트의 전쟁광, 윌슨의 이상주의, 후버의 경제 개념,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장기 집권, 케네디의 마약, 존슨의 베트남전 상황판단, 닉슨의 모든 것, 포드와 카터의 무능함, 레이건의 이념화된 거짓말, 부시 1세의 무력함, 클린턴의 여성편력, 부시 2세의 멍청함, 오바마의 우유부단함.

미국 정치 세력 최악 조합: OWS(월스트리트를점령하라)의 현실 인식, 주류 민주당의 무척추, 티파티의 극단주의, 주류 공화당의 ‘현질’, 뉴욕타임즈의 오만함, 월스트리트저널의 완장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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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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