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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박원순 서울시장이 총 사업비 8조 5,333억을 소요할 것으로 보이는 경전철 건설계획을 발표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총 10개 노선을 건설한다는 ‘서울 경전철’ 계획은 민자 유치 필요성과 사업의 경제성에 관해 많은 갑론을박이 오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끝장토론을 통해서라도 사업 타당성을 증명하겠다고 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요.

슬로우뉴스는 ‘서울 경전철의 모든 것’을 통해 경전철 사업에 현미경을 들이대고자 합니다. 논란에 관한 구체적인 근거와 상세한 데이터를 제시해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해소하겠습니다. 연재 범위는 조정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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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전철의 모든 것 (목차)

1. 경전철에 관한 네 가지 질문
2. 경전철의 실태와 역사
3. 일반 버스로는 교통난 해소 어렵다
4. 경전철 노선, 어떻게 정해졌을까
5. 노선별 수요 예측 검토
6. 문제는 돈, 고가선로가 답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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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계획 노선 가운데 다섯 노선 교통량을 교차 검증했다. 노선별로 살펴보자.

우이-신설 연장선

이 노선은 현재 시공 중인 우이-신설선의 북동쪽으로 새로 짓는 노선이다. 노선도는 다음과 같다.

우이~신설 북부 연장 노선도
우이~신설 북부 연장 노선도

여기서는 서울시 조사와 KDI 예비 타당성 조사(2011, 이하 ‘KDI 예타’)를 대조해보기로 한다.

KDI_wooe

두 노선 사이에는 적지 않은 수요 차이가 있다. 다만, KDI 예타의 비용편익비는 0.97, 서울시 조사의 비용편익비는 1.02로 계산되었기 때문에, 수요 차이가 경제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차이점은 다음 세 부분에서 결정적이다.

  1. 방학역 문제. 방학역에서 환승하는 사람 숫자는 서울시 예측에서 더 많다. 방학역의 환승 시간을 서울시가 지나치게 짧게 잡은 것이 아닌지 확인해야만 한다.
  2. 101역에 대해 서울시의 예측 수요가 지나지게 많다. 이 지역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중심부로, 큰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변 도로 네트워크로 인한 집객 효과를 과대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3. 신설동 방면 탑승객이 서울시 예측에서 더 많음. 우이~신설선의 도심 방향 통행 속도를 적정하게 설정했는지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다른 수단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노선 건설로 인해 철도로 옮겨온 비율에 대한 예측 부분이다. 이것은 서울시의 예측이 확실히 과도하게 높다.

KDI_Wooe2

서울시 예측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미시행’과 ‘시행’의 정의가 ‘KDI 예타’와 달랐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KDI 예타는 서울 동북권의 경전철 노선 가운데 동북선, 면목선을 반영한 상태를 ‘미시행’으로 정의하고, 이 노선만을 추가한 상태를 ‘시행’으로 정의한 채로 시뮬레이션했다. 반면 서울시는 그 정의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다른 노선의 ‘미시행’ 교통량이 우이~신설 북부 연장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 서울시는 ‘미시행’을 경전철 기본노선을 전혀 시행하지 않는 상황으로, ‘시행’을 해당 노선을 만든 상황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의가 그렇다 하더라도 왜 이렇게 많은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기 힘들다. 서울시 당국의 답변을 바란다.

난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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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선부터는 일반이 열람할 수 있는 수요 예측 보고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차선책으로 경전철 노선이 직접 지나가는 도로선상에 있는 정류소의 버스 승하차량을 서울시가 제시한 경전철 수요와 비교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수요 검증을 시도했다. 버스 승하차 데이터는 서울시 열린 데이터 광장에서 2013년 6월 자료를 사용했다. 버스정류소 장소와 이름은 다음 지도(map.daum.net)를 통해 확인했다. 단, 면목선과 목동선은 버스 통행량을 직접 측정하기 어려워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했다. ‘버스 실측’열에 있는 이름은 실제 버스 정류장의 이름이다.  gap_nangok_bus

버스의 실제 수요(역사 예정지 바로 옆의 정류장만 합산한 값)에 비해 난곡선의 예측 수요가 약간 많다. 수요가 약간 과장되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는 값이다. 하지만 택시나 승용차에서 이전해 올 수요나 신림선 직결로 인해 보라매역 이북 방향(여의도와 1호선 대방역을 통한 도심 환승 가능)으로 원활하게 이어질 통행을 고려한다면, 난곡선 경우 서울시 예측 통행량은 현재 존재하는 통행량으로 상당 부분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신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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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여의도에서 발생하는 교통량과 대방역에서의 환승객을 제외하면 대부분 역의 승객 예측은 현 시점의 버스 교통량을 통해 교차 검증된다. 특히 보라매공원 인근의 고층 빌딩 지역의 경우, 해당 지역을 속속들이 ‘커버’하는 동작 05번(보라매공원~신대방역)이 계산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상당한 수준의 승객이 있으며, 신림선의 승객이 오히려 그 버스 승객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신림동 고시촌과 삼성동 시장 일대의 현재 버스 승객 역시 예측 승객보다 상당히 많다. ‘보수적인 수요 예측’이 이뤄진 대표적인 노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동북선

gap_dongbook

gap_dongbook_bus

동북선은 예측 수요에서 1등을 기록한 노선이다. 106역이 남구간의 경우 예측 수요를 현재의 버스 통행량과 교차 검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아삼거리 이북 구간에 대해서는 현재 버스 통행량을 통해서는 그 수요를 확인할 수 없었다.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기존 역사 가운데 대규모 환승 거점을 찾을 수 없고, 동북선 노선에 따라 철도에 접근한다고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4호선 미아삼거리역이 있긴 하지만, 동북선이 통과하는 길에서 역이 상당히 멀고, 버스 노선도 동북선을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추적이 힘들다.

2) 109역과 110역의 수요가 현재 버스 통행량보다 매우 크게 잡혀 있다. 이것은 주변 지역 재개발을 염두에 두고 산정한 수요라고 봐야 한다. 서울시는 장위동 일대의 재개발 계획이 얼마나 반영된 것인지 밝혀야 한다.

3) 113, 114역의 수요 역시 현재 버스 통행량에 비해 많다. 이 지역 부근에는 노원구 남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및 상업지역이 형성되어 있어 상당한 통행량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현재 버스 통행량과는 교차검증이 힘들다. 따라서 각각의 동북선 역으로 유입될 현재의 통행량이 어느 정도인지 각각의 역별로 밝힐 필요가 있다.

4) 신림선이나 난곡선보다 미아삼거리 이북으로는 병행 도로망이 상당수 있고, 배후지역도 넓어서 노선 바로 옆에 있는 버스정류장의 승객 숫자만으로는 적절한 승객수 예측을 하기 힘들다.

서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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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계획 노선 가운데 유일하게 한강을 건너는 노선이자, 2호선 순환선을 두 차례 만나는 노선이다. 상당한 수준의 버스 승객이 확인되지만, 안심할만한 결과라고 보기는 이르다.

gap_seoboo_bus

서부선 역시 동북선처럼 병행 도로망이 다수 존재하며 도로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까지 멀지는 않아 신림선이나 난곡선과 비교하면 현재 수요가 분산되어 있다. 또, 주요 경유지인 여의도 수요는 사실상 버스로는 교차 검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버스 실측값이 적게 나오는 편이다. 또한, 지하철로부터의 환승 역시 서부선 노선을 따라 이뤄진다고 보기는 힘든 상태다. 다만, 서부선에는 장위동 꿈의 숲처럼 승객 수가 통상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웃도는 역은 없는 상태다.

이외에 102, 104, 113, 114역과 같은 주거 밀집지역의 수요가 과장된 것이 아닌지 검토할 필요도 있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나 저층 고밀도 지역과 이들 역을 잇는 보행로와 마을버스가 적절한 상태인지 좀 더 분명히 보여야 의혹이 없을 것이다.

면목선과 목동선

면목선과 목동선 역시 도시철도 사각지대를 지나가는 중요한 노선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가로 구조의 한계상 신뢰할만한 버스 통행량을 산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들 노선의 수요를 교차 검증하는 일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도록 한다.

면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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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_myunmok_bus

목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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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_mokdong_bus

수요 교차검증 결과 요약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우이~신설 연장선은 방학역 환승과 101역, 신설동 방면에서 예측이 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2. 난곡선은 대체로 믿을만한 예측으로 판단한다.
3. 신림선에 대한 예측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보이며, 여의도방면 객 및 1호선 환승객 정도만을 확인하기 힘들다.
4. 동북선과 서부선의 경우 수요예측을 약간 유보적으로 볼 필요는 있으나, 몇 가지 지적 사항을 극복할 수 있다면 충분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고 기대할만하다.

교차 검증 방법(노선이 직접 지나가는 길가, 역에서 거의 떨어지지 않은 정류장의 버스 승하차량만을 합산)의 한계를 넘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주변 버스 수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면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동북선의 경우 장위동과 번동의 수요를 확인하기 곤란했고, 서부선은 여의도의 수요를 확인하기 곤란했다. 이들 지역의 수요가 확인된다면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밝힐 수 있다. (참고: 위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검증할 수 있는 ‘버스 정류장별 승객 숫자와 합산 결과’ 엑셀 파일 자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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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사이트와 문헌

미래철도 DB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
부산김해경전철 홈페이지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속도조사보고서
서울시 도시안전실 2013년 예산표
서울시 열린 데이터 광장
용인경전철 홈페이지
의정부경전철 홈페이지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홈페이지
한국개발연구원,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을 위한 일반지침 수정•보완 연구(제5판)』, 2008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대한 종합발전방안』, 2013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우이~신설 연장선(2011년도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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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1. 무슨 연구소장이라는 홍모씨의 헛웃음 나오는 소리들보다 훨씬 근거가 충분하고 분석적인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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