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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type=”note”]리수령 인터뷰는 리승환 특유의 직설적인 질문과 거침 없는 파격으로 다양한 전문가/관계자와 함께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칩니다. 첫 인터뷰와 두 번째 인터뷰는 ‘트위터와 여론조사’에 대해 데이터 전문가와 관련 서비스 CEO를 인터뷰합니다. (편집자)[/box]

[box id=”tip” head=”인터뷰어/인터뷰이 소개”]
Q. 리승환 : 8년차 블로거, 4년차 직장인. 여자를 좋아하는 페미니스트인 동시에, 여자를 지켜주기 원하는 마초이즘의 화신. 하지만 결국 2D의 세계에서 위안을 얻는 디지털 한량. 통칭 웹에서는 ‘리승환 수령’으로 불리고 있음. 블로그 현실창조공간을 운영 중. 트위터는 @nudemodel

A. 정윤호 : 책 기반 SNS 유저스토리북과 트위터 기반 서비스 트윗믹스를 운영하는 유저스토리랩 CEO. 흔히 벤처기업 사장이라면 뭔가 똘똘하고 샤프한 인상을 떠올리지만, 영락없는 동네 바보 형 이미지. 뛰어난 직원들과 넘치는 주량으로 회사를 어찌저찌 이끌고 있다. 블로그 정윤호닷컴 운영 중.  트위터는 @yuno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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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누구냐, 넌?
정 : 정윤호다. 나름 사장이다. 유저스토리랩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소셜 웹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리 : 자기 PR은 그만하고… 여하튼 최근 트위터가 뜨며 트윗믹스가 최근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정 : 트윗믹스는 한국어 트윗 데이터를 특정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시키는 서비스다. 그 트윗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서비스가 트윗몬이라는 모니터링 서비스와, 트렌드믹스라는 소셜 리스닝 & 대응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리 : 그래서 아까 데이터 전문가 양서류와의 인터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업 종사자 쪽에서.
정 : 우선 식견에 꽤 놀랐고… 맞는 말이라고 본다. Poll은 말할 것도 없고, 솔직히 데이터마이닝도 큰 의미를 찾기 힘들다. 결국 트위터 데이터마이닝 서비스는 모니터링을 기초로 자동 + 수동으로 이루어진다. 자동의 한계는 뚜렷하다. 대충 키워드 몇 개로 긍정/부정 분석해서는 얻을 게 없고, 세심하게 보다보면 좀 그럴듯한 의미가 보이기는 한다. 문제는…

리 : 문제는?
정 : 트윗은 사람들이 떠드는 공간이고, 말 그대로 흐름(streaming)의 공간이다. 엄청 빠르게 흐른다. 데이터마이닝은 기본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정밀하게 수작업하고 분석하고… 솔직히 그러기에는 사람들 관심 자체가 빨리 변한다. 열심히 분석하고 추출하면 이미 한 발짝 늦다. 적어도 현재의 기술력을 바탕에 둔다면 정밀한 데이터마이닝으로 현실 세계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유저스토리랩에서 개발한 애완동물 전용 SNS 펫러브즈미 (참고로 광고비 안 받았다)

리 : 그렇다면 트위터를 애초에 현실세계의 축소판으로 보지 않는가?
정 : 현실 사회의 부분집합일 뿐, 모집단으로 보기 힘들다. 트위터는 편향되고 현실세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공간이다. 예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에 대한 트윗은 부정적 트윗이 압도적이었지만, 실제 선거 결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처럼 트위터의 데이터마이닝은 인구통계학적인 전체 사회를 바라보는 창으로 쓰기 힘들다. 트위터라는 특정 공간에 맞는 사고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 : 그럼 트위터를 어떤 공간으로 보는가?
정 : 현실의 부분집합도 현실은 현실이고 이슈에 대해 떠드는 공간… 이랄까? 소셜네트워크라는 게 오프라인과 비슷해서 결국 끼리끼리다. 때문에 트위터의 이슈는 항상 동조 집단 안에서의 공명을 일으키는 현상이 발생한다. 나를 예로 들면 내 타임라인은 내가 구성했기 때문에 진보신당이 여당이다. 그렇게 끼리끼리 모이면 뭔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뭔가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선거 때라면 투표에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게 하고, 투표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트위터는 이런 끼리끼리 놀음 속에서의 대화와 움직임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들을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리 : 결국 소셜미디어를 ‘예측’이나 ‘분석’의 공간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정 : 그렇다. 나는 데이터마이닝을 통한 ‘분석의 공간’이 아닌 실시간 리스닝을 통해 이슈를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개입과 참여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데이터마이닝은 기술적으로 힘들뿐 아니라 고생해서 뭔가를 뽑아낸 그 순간 이미 한 발 늦는다. 예로 나경원이 트위터를 통해 자기 지지율이나, 여론 지형도를 그린다고 해보자.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설사 성공했다고 해도 이미 여론은 멀리 떠난 뒤다.

리 : 개입과 참여의 공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봐라?
정 : 트위터에서는 ‘실시간 리스닝’을 통해 여론에 앞서 움직이는 신호(early signal)을 캐치할 수 있다. 여기에 그 신호가 누구로부터 확산되고, 사람들의 반응이 주요 메시지별로 어떻게 다르게 일어나는지 ‘메시지 파악’을 한 후 ‘효율적 대응’에 들어가는 것.

리 : 헛소리하지 말고 구체적 예를 좀 들어봐라?
정 : 가장 시끄러운 대형 이슈인 선거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예로 들면 나경원이 무진장 욕을 먹었다. 그렇다면 왜 욕먹는지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빠르게 캐치하고, 어떤 메시지가 어떤 경로로 확산되는지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특히 거짓으로 밝혀진 채선당의 임산부 폭행에서 알 수 있듯 부정적 이슈는 매우 빠르게 퍼진다.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트위터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이를 통해 여론을 읽겠다는 것은 무리다.

리 : 효율적 메시지란?
정 :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감성적 연대의 관계망’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상당부분 동의한다. 트위터에서 먹히는 메시지들은 이성적이지 않다. 그보다는 ‘공감’인데 이는 무조건 정치지향적인 편가르기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내 주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라고 본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결국 분석은 필요하다고 본다. 나경원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들은 어떤 성향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지, 나경원의 말 중 어떤 성격의 말/이슈들이 어떻게 얼마나 많이, 빨리 퍼지는지 등… 실제로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SNS의 힘으로 당선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경원보다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잘 전파한 것은 사실이다.

리 : 아까부터 나경원 이야기가 많은데?
정 : 참고로 나는 진보신당 지지자다(…)

리 : 총선 끝나면 곧 당 해체될 듯(…)
정 : 시끄러우니까 후원회원 가입해.

리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정 : 민노씨에게 글 써준다고 했는데 바빠서 못 써서 미안하다. 다음에 고기 한 번 사겠다. 어쨌든 똥마렵다. 다음에 시간나면 이야기하자.

리 : 더 할 이야기는?
정 : (사라짐)

예삐군 훈련 왔어요 으 너무..
3년 전 최후의 예비군을 수행하는 정윤호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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